알떼에고
2019년 6월 22일 ~ 2019년 7월 31일
들려오는 누군가의 이야기
<My Story>라는 전시 제목이 드러내는 의도가 담백하고 선명한 반면 전시에 선보이는 사진들은 얼핏 모호하고 흐릿한 인상을 준다. 작가에 의해 채집된 순간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세계에 고립된 채 일상의 공간속에서 서로 스쳐지나갈 뿐이다. 그렇게 정지된 가운데 흔들리는 찰나의 이미지들은 미처 형상이 화면위에 선명하게 고정될 만큼의 시간조차 기다려 줄 수 없었다는 듯 어둑한 시선을 따라서 가라앉아버린다. 어쩌면 작가는 드러내는 것 보다 숨겨버리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은지도 모른다. 연출되지 않은 일상적이고 덤덤한 인물들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더 이상 누구의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고독감조차 밀려든다. 그러나 이 감상의 주인은 누구일까. 새로이 구축된 서사의 맥락 속에서 ‘신’과도 같은 위치에 있는 작가는 이미 묘하게 수줍은 기색을 하고 스스로의 서사 속으로 숨어버렸다. 그 무엇도 주장하지 않는 듯 보이는 무심함을 얇은 벽으로 세워두고선 어디로 간 걸까. 이곳엔 이제 우리와 머나먼 타국의 낯선 이들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우리는 생면부지 타인의 포트레이트에서 무엇을 보는가. 그렇게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 걸까. 작가가 혼자 물끄러미 응시했을 대상을 이번에는 우리가 가만히 바라본다. 는 이제 누구의 이야기가 될 것인가.
Take A Picture of Your World
인간은 시각을 통한 지각작용에 있어서 카메라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분히 관념적이며, 선택적인 과정을 거친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의 내부에 ‘사진 같은’ 혹은 ‘그림 같은’이라는 말로 수식되는 심플하고 고요한 영역이 있는 것 같다. (물론 화가와 사진작가는 이 수식어에 묘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지만.) 그곳에 고여있는 것은 어떤 종류의 시각적‘기억’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추상적인 이미지다. 좀 고전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작가란 그런 풍경을 더듬어 자기 작업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존재가 아닐까 한다. 조정민 작가는 계속 사진을 찍었고, 또 계속 그 이미지들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작가는 무엇을 보았을까. 그리하여 그 중의 어떤 것들은 신중하게 선택 되어 이곳에 도달했다. 이제 여기에 서술되는 이야기는 관객들과 만나 스스로의 맥락을 갖게 될 것이다. 작업의 과정을 성실하게 반복하면서 얻게 되는 개성적이고 근본적인 인식의 틀이바로 그 작가의 고유한 ‘기법’이 된다고 보는 관점에서는, 전시에서 선보이는 일련의 사진들이 보여주는 바가 단편적일지언정 작가의 세계관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온당하다. 조정민 작가의 기법인 동시에 주제, 과정인 동시에 결과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그것을 가늠해본다.
글, 번역 화가 박주영
출처: 알떼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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