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와뜨
2025년 4월 23일 ~ 2025년 5월 8일
‘PAAI(Pan Asian Art Initiative)’는 아시아 미학을 둘러싼 다양한 탐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출발한 작가 주도의 연구 기반 예술 실천 모임이다. 여섯 명의 미술가는 동양 미학과 아시아적 감각을 다시 사유하고자 하는 각자의 동기를 바탕으로 모였으며 여성주의 미술사, 아시아 고대 문명과 역사, 불교와 도교의 시간관, 동양화론의 신체성, 혼종성과 전일성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아시아 미학을 동시대 예술로 탐구하여 단절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시 잇는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 이번 《PAAI》 전시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각자의 연구를 공유하고, 이를 시각예술로 구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그간의 개별 작업들을 함께 조율해보는 자리이자, 앞으로 함께 탐색해 나갈 방향을 제안하고 공유하는 시도이다. 전시를 시작으로, 워크숍과 기획 프로젝트 등 다양한 형식의 활동을 이어가며 아시아 예술의 정체성에 대한 담론을 확장하고, 더 많은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 가능성을 넓혀가고자 한다.
Phidia Kang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동아시아 현대미술사, 특히 입체미술의 역사를 연구한다. 김정숙 (한국 최초의 용접 조각가)과 돌로로사 시나가 (인도네시아 여성주의 조각가)와 같은 아시아계 주조 작업의 역사적 기록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며, 이들의 작품에 드러나는 신체성과 물질성의 공통된 특징을 분석한다. 세부적으로는, 한국에서 죽음과 신체에 밀접하게 연결된 전통적 요소인 독널과 같이 신체를 저장하는 행위를 연구하며 미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김현호는 명말 청초의 승려이자 화가였던 석도(石濤, 1642~1707년 의 화론 『화어록(畵語錄)』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화의 신체성을 연구한다. 소위 일획론이라 불리우는 그의 화론은 천지의 법칙을 이해한 상태에서 붓을 통해 나타나는 일획의 신묘함을 주장한다. 이러한 화론을 작업에 적용하여 신작을 제작 발표하여 텍스트로 가득찬 현대미술의 공허한 일면에 예술이 가지는 잃어버린 직관적 본질을 논하고자 한다.
나선은 잊혀진 고대의 세계관을 다시 현재로 복원하고자 한다. 인간과 자연, 하늘과 땅이 하나로 이어졌던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감각을 현대미술의 언어로 다시 불러낸다. 요하문명, 고조선 등 고대 한반도와 그 주변 시원문명의 유물과 유적에 깃든 세계관을 탐구하며, 자연과 영적 세계를 추상화한 상징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해독되지 않는 고대의 미적 언어를 탐구하여 잊혀진 고대의 세계관을 다시 말하고자 한다. 고대의 시간과 감각을 오늘의 예술로 되살려, 과거와 현재를 새롭게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성수는 생명의 탄생 기원을 동양의 사상중 도교와 불교의 연구를 통해 밝히고 더불어 시각 이미지로 제시하고자 실험 중이다. 생명의 기원설중에는 ‘심해 열수구’ 가설이 가장 유력시 되고 있는데 41억년전 지구의 바다속에서 단순한 원소들이 특정한 조건에서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생명의 기초 물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불교에서 ‘연기’는 ‘모든 것이 우연히 형성된 조건에 의해 생성, 지속, 소멸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도교의 사상에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다’와 같은 자연관이 깃들어 있는데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회화와 입체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연진은 음과 양, 상호의 흐름에 반응하는 ‘도(道)’ 사상을 바탕으로, 일방향적인 캔버스 회화의 구조에서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수’를 실험한다. 그는 규칙이 형성되면서 동시에 무너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안과 밖’, ‘중심과 주변’, ‘완성과 미완’과 같은 이분법적 구조를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재조정한다. 빠르게 뒤섞이고 재구성되는 지금의 문화적 흐름을 동양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가 되는 전일성(全一性, wholeness)의 감각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임지현은 동아시아의 산수화를 통해 사회에 관한 문화사적 탐구와 새로운 사유를 시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캔버스 화면에 나열되는 무수한 빈 기호들과 그 주위로 연결된 수많은 색 혹은 수많은 색의 기호들 사이를 아우르는 단일의 색. 이러한 중첩과 조화를 통해 동,서양을 막론한 경계를 지우는 행위를 반복한다. 그리는 행위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공간들 즉 여백들은 은유적으로 눈과 달, 빛으로 읽히기도 하며 색과 함께 순환하여 조화로운 관계의 질서를 이룬다. 이렇게 화면 위 생기는 공간에 대한 해석들을 바탕으로 산수화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논리들을 펼쳐 창작하고자 한다.
참여작가: Phidia Kang, 김현호, 나선, 박성수, 이연진, 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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