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막2
2019년 2월 9일 ~ 2019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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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3일 패트릭은 그의 작가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홍천에 갔다. 그는 1년만에 보는 그의 작가에게 반가운 인사와 더불어 그동안의 작업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왔다. 이후 조금씩 떨어지던 빗방울은 소나기가 되었고, 작가는 패트릭에게 작업의 결과를 서둘러 전달했다. 1년전 패트릭과 그의 친구들은 강원도 홍천의 곰실숲에 하얀색의 빈 캔버스 10개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곰실숲은 1년 동안 그려낸 7점의 캔버스와 찾을 수 없는 캔버스 3점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빗속에서 그림이 번질 것을 염려한 패트릭은 작품을 들고 서둘러 마을로 내려왔다.
다큐멘터리 영화 ‘자연농’과 책 ‘불안과 경쟁 없는 이 곳에서’를 통해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해온 패트릭은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찾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곰실숲과 함께 “Forest is the Artist"전시를 준비했다.
지구에서 함께 하는 삶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연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을까?’ 패트릭은 곰실숲을 예술가로 섭외하여, 빈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게 했다. 곰실숲이 1년 동안 그려낸 그림들은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는 자연을 보고 감탄하고 이를 그림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서 남긴다. 그렇게 자연은 예술의 모델이자, 그림이 그려지고 조각되어지는 대상이었다. 관찰하고 그려내는 것은 인간의 몫이었다. 즉, 자연은 창조적인 행위를 하는 주체이기 보다 대상으로서 인간과 분리되어져 이해되고 받아들여졌다. 점점 자연과 멀어진 삶을 살아가면서 자연의 일부로서 맺어온 관계들도 소원해졌다. 그리고 자연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
하얀색의 캔버스는 비어있는 공간으로 곰실숲에 건네졌고,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간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흰 캔버스 위에 시간의 실루엣이자 드로잉으로 우리에게 보여진다. 그렇게 비어진 캔버스는 곰실숲이 자신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예술가의 행위가 시작된 출발지점이다.
스스로를 비움으로써 채워진 캔버스를 닮아간다면 우리 또한 자연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의 삶을 창조적인 활동으로 본다면 자연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으로서 고정되고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상호의존적 관계를 통해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존재가 되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식물과 동물을 기르면서 컬쳐( culture )란 말이 만들어졌다. 양식(樣式)이란 것 문화란 것이 쌓여갈 수록 우리는 그것들을 자연에서 빌려 왔었다는 것을 잊어가는 듯하다. 곰실숲이 그려낸 캔버스를 보면서 오늘날 인간에 의해 변화된 자연과 함께 하는 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 구주희
출처: 플레이스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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