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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6일 ~ 2019년 4월 28일
피쓰 마이나스 완, 여기서 피쓰는 Peace가 아니다. Piece(작품)다. 그래, 어떤 브랜드를 떠올리든 다른 무엇을 연상하든 당신의 생각엔 관심 없지만............당신에게 관심 받고 싶다.
이 모순적인 생각과 기대는,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추에겐 목적이 되고 오히려 부심(負心)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런 모순에서 느껴지는 얄궂은 지지추의 취향으로부터 본 전시는 출발한다.
관심과 무관심 사이를 표류하며 일종의 관종적 비주류를 표방하는 그들의 취향(or 태도)은 그들의 사회적 위치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까. 물질적 성과만을 중시하는 오늘날, 각자의 생각을 작품으로 제작하고 표출하는 순수 예술가의 존재는 조금 특별해 보인다. 여전히 예술이라는 영역이 우 리의 일상과는 유리된 자율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예술가들에게 남들과는 다른 비주류적 취향을 갖도록 하는 것은 아닌지.
20세기 초반의 아방가르디스트는 지지추가 말하는 관종적 비주류의 본보기였을 것 같다. 기존의 예술에 대한 인식과 가치를 부정하고 새로운 예술 개념을 추구한 이들은 주류를 철저히 부정하고 비주류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대표적으로 마르쉘 뒤샹은 변기를 전시했다. 이는 미술관에 변기 를 가져다 놓는 비주류적 행위를 전시라는 관종적 행위로 실현한 것으로 볼 수있다. 그러나 이 변기는 역설적으로 ‘유명한’ 작품이 되었다. 즉, 주류를 비판하고 새로운 예술을 추구했지만 그들 또한 주류가 되어버린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지지추에겐 이러한 의도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은 모순 투성이의 행위가 예술이며, 예술가는 이런 모순을 배회하는 존재다. 지지추가 이 모순적인 캐릭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시대의 흐름을 확인하고 끊임없이 그것을 부정해야 한다. 지지추 작가 4인은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얄팍하고 진실한 감정, 기술에 대한 모순적 환상, 사물과 자아의 관계, 무의미한 행위의 생산과 소비 등의 주제를 다루는 관종적 피쓰(Piece)를 선보인다. / 박경하(예술비평)
작가노트
우유리
너무 쉽게 네가 좋아
의지와 무관한 너를 단단히 간직해
적당한 범인의 적당한 포커페이스
솔직해질수록 나는 아름다운 쓰레기가 되는 것 같아
굉장히 높아 보였던 선 하나를 넘고 나면
막상 별 거 없던 때가 있어
함정은 거기에 있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기도해 나를
많이 변했고 여전히 그대로야
가까이서 보면 별 거 아닌데
멀리서 보면 너덜너덜해
나는 분명 한 명을 만났는데 두 명과 헤어지고 있었어.
작가 우유리는 성스러움과 추함, 가벼움과 무거움, 청결한 것과 지저분한 것 등의 상반되는 여러 상징들을 중첩시키는 방식을 통해 억눌려 있던 에로티시즘적인 욕망과 그것의 양가성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조각과 설치가 주를 이루었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이라는 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얄팍하고 진실한 욕망과 감정의 단면들을 이야기한다. 말장난을 즐기던 작품 제목은 더 이상 제목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작가는 제목의 텍스트 그 자체를 작품 전면에 노출시킴으로써 텍스트의 시각화를 시도한다.

우유리, <좋>, 45.5x53cm, 캔버스 위에 아크릴, 락카, 2019

우유리, <좋에 대한 단상>, 20x20cm, 판넬 위에 시트지, 아크릴, 2019
유나손
작가 유나손은 현대 기술의 모순적 특징에 주목해왔다. 우리는 현재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기술에 자신을 맞추고, 가끔은 기계에 분노하면서도 철저히 그에 의지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기술에 설렌다. 작가는 이전의 작업에서 이러한 기술의 이면에 주목해 기계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거나 기술의 바보같은 면을 부각시켜 관객을 조롱하는 듯 혼돈의 상황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이렇게 다가오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설렘과 불안을 표현한다. 이전의 작품과 같이 관객이 참여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다가올 2026년을 기념하는 기념비 형태의 조명을 설치하고 소리와 영상 등으로 혼돈의 감정을 나타낸다.
작품은 수많은 기계들과 컴퓨터작업으로 탄생하며 작가의 과거 작품이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함께 설치되어 조명 작품에 오버랩된다. 현란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오버랩된 과거의 작품은 '불안한 현대 그리고 이에 빠르게 타협하고 혹은 속기도하는 대중'들을 한번 더 속이는 주제의 작품으로, 이번 작품의 혼돈은 가중된다.

유나손, <2026> 40 x 60 x 120 cm, 혼합재료, 2019

유나손, <힘을내요***>, 가변설치, 단채널 영상, 음악, 2017
이지현
기술의 발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는 우리가 접하는 제품이나 사물에 영향을 끼친다. 기술에 맞춰 진화하는 듯한 사물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 또한 함께 변하게 한다. 사람들은 재빨리 바뀌는 사물들을 이용하고 동시에 생각이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사물이 유도하는 방향으로 맞춰가게 된다. 지금의 환경은 새로운 사물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계속해서 낯선 사물들이 나오고 있고, 이는 상황에 따라가고 적응하는 것에 혼란을 준다.
나는 이렇게 빠르게 바뀌는(혹은 진화하는) 사물들에 대해서 의문점을 제시한다. 사물들은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나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사물들은 시대의 트렌드와 문화를 포함하고 있고 사물을 이용하는 나는 사물이 유도하는대로 움직이며 동시대 문화 속에 합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물들은 너무 빨리 향상되고 변해버려서 내가 적응하기도 전에 저 멀리 가버린다. 이를테면 마치 잡기 놀이를 하는 듯 빠르게 도망치는 것같다. 나는 사물과의 잡기 놀이에서 정신없이 달리며 뒤처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다. 그러다 문득 무엇을위해 그것을 잡으려고 달리는지 생각한다. 나는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잃어버렸음을 깨닫고, 목적을 잃어버린 나는 나를 잃어버림과 동시에 공허하며 그저 뒤처질까 두려워 달릴 뿐이다.
작품은 내 주변에 있는 사물을 사진으로 찍어서 확대한 부분과 선적인 드로잉, 오래된 조각이나 유물의 이미지가 합성된 모습이다. 하루를 보내면서 스쳐 지나가거나 문득 생각났던 이미지 혹은 느꼈던 감정을 기록한 형식이다. 두 개의 이미지는 부분적으로 합성하였고 감정에 대해서는 오토마티즘 드로잉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사진의 형태이면서 드로잉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기록의 형식을 가진 작업 행위는 사물 잡기 놀이이며 여기서 잡기 놀이는 그저 뒤처지지않기 위한 발버둥이 아닌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잡기 놀이이다.

이지현, <사물놀이>, 45x45cm, 혼합재료, 2019

이지현, <사물놀이>, 55x100cm, 혼합재료, 2019
정향
예술품은 일회성 상품(혹은 작품)이 될 수 있을까? 작품은 꼭 귀히 보존되어야 하는 것일까? 작품을 통해 누군가에게 꼭 의미를 전달해야하는 것일까? 정향은 이러한 질문들으로부터 이번 전시를 전개해나간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리고 점점 더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어지며 또 그것들이 쉽게 버려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시각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비물질적인 것이든.. 이러한 생산물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면서도 동시에 그저 스쳐지나가서 기억에도 남지 않는 것들이 될 때도 있으며, 꼭 모든 부분에서 어떤 거대한 의미로써 존재하지 않을때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 정향은 무의미한 행위를 통한 생산과 소비, 이로부터 만들어진 작업생산물의 조합, 나열 등의 설치들을 통해 작업을 보여 주며, 주워 온 오브제나 부수적으로 사용되던 부품들,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레디메이드들 등을 소재로 가져온다. 주로 유행어나 말장난과 같은 단어들의 나열을 이용해 이름붙이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시대상에 대해 엿보고 생각해보게끔 하려한다.
작품 중 일부는 전시가 끝남과 동시에 처분될 것이며 일회성 작품(piece)이 될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그저 스쳐지 나가는 것들이 되어보고싶은 태도로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정향, <########>, 가변설치, 37mins, 영상, 2019

정향, <공백선언>, 가변설치, 디아젝 프린트, 2017
전시 작가 : 지지추 (우유리 , 유나손, 이지현, 정향)
출처: www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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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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