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W
2018년 11월 24일 ~ 2018년 12월 16일
큐 사인이 떨어지면 언제든 완벽하고 매력적이게 일을 해내는 것은 빠르고 치열하게 전개되는 현대 사회에서 당연시 여겨진다. 하지만 잠시 이러한 강도 높은 퍼포먼스에 가려진 무대 밖의 차분한 속도를 느껴보자. 빠르고 경쟁력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무대 밖의 시간과 노동력은 쉽게 잊혀지곤 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년간 위켄드와 2/W의 전시들을 만들어온 4명의 스테프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무대 밖의 호스트와 무대 위의 퍼포머로서의 시간이 서로 부딪히고 전복되어 다시 균등하게 공존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젊은 작가들의 힘찬 도약을 응원한다.
강채영(b.1995)은 어떻게 사라졌는지 깨닫지 못한 채로 잃어버렸던 물건들이 한데 모여 있는 장소를 생각한다. 그 장소는 하나의 건물일 수도, 하나의 마을일 수도, 또 하나의 구멍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곳에 늘어져 있는 것은 사물일 수도, 사람일 수도, 단어일 수도, 한낮의 꿈일 수도 있겠다. 그는 언젠가 이 장소와 다시 마주할 시간을 대비해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는 중이다. 하지만 한 번 사라진 것들을 기억해내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는 기억들을 되짚는 과정 속에서 얻는 이야기들을 가상의 내러티브로 재구성하여 이를 영상, 회화, 조각, 사운드 설치 등의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Down the Rabbit Hole>은 1년의 시간을 두고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20세기 중반 종로에 있었던 한 서점이 보청기가게로 바뀐 것에서 출발하여 ‘지금’을 복구하려는 노력이 번번히 실패했던 과거의 흔적들을 발견하고 이를 각각 다른 면으로 도려내어 전시장으로 소환한다.
김나하늬(b.1993)의 <Bermuda Rhapsody> 시리즈는 작가가 2017년부터 진행해 온 작업이다. 더운 여름날 차가운 캔에 이슬이 맺히는 현상이나, 추운 겨울 유리창에 서리가 끼는 현상은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지만, 온도차로 인한 결로(結露)라는 동일한 원리의 결과이다. 이처럼 <Bermuda Rhapsody> 시리즈의 러닝 타임 동안에도 이미지-결과를 만들어내는 원리들이 있다. 이 원리들은 영상에서 화면이 미장센의 문제를 넘어 조형적 자율성을 가지고 전개되도록 이끈다.
또한 <ROOM number 7>에서 작가는 은유적이면서 동시에 물리적이기도 한 방식으로 이미지들을 흡수해나가는 리퀴드를 상상한다. 그것은 이미지와 모티브들을 우연적이고 비본질적으로 결합시키고 그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도록 만드는 미디어로 기능한다. 리퀴드는 새로운 모티브를 끌어들여올 때마다 전체의 형상이 변하고, 작가는 영상의 요소들을 물리적으로 다루며 각각의 요소들이 알레고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운다.
퍼폼2018 <데이터팩> (소쇼룸, 일민미술관, 2018)에 참여했다.
김다정(b.1995)의 작업은 전신의 움직임을 통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대상을 그림으로 옮겨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선택된 대상들은 선, 면, 색으로 변환되어 하나의 구역, 하나의 층으로 남게 되며, 그것은 한 번의 붓질로 표현된다. 각각의 붓질들은 서로를 가리고 밀어내며 화면을 차지해 나간다. 캔버스 표면은 대상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경쟁적인 이벤트의 장이 된다. 이는 또한 표현 방식의 파편으로 구성된 <Glancing blow>와 그것들을 드로잉 조각으로 만들어낸 <A flick-knife>에서 부피를 가진다. 낱개의 붓질로 흩어진 대상을 다른 표면에서 새로이 구축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단발의 셔터에서 지나쳐온 감흥의 형태를 추적하고, 이를 회화적 사건으로 제시하여 화면 속 감흥의 환기를 도모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여 그룹전 <얼굴로부터>(2/W, 2018), <물질몽타주>(갤러리175, 2018)에 참여했다.
이도현(b.1997)은 미술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몫은 예술과 형식에 대한 탐구이자, 세상에 진솔하게 반응하는 자로서 면밀한 움직임을 지속하는 것이라 믿는다. 그는 퍼포먼스, 영상, 설치의 방법으로 사회를 기록하거나 장소에 개입한다.
<한 알의 불씨가 요원을 불태우는 법>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견고함이 어떤 가능성도 갖지 못한 반증으로 다가올 때,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기억들은 여전히 사건인 채로 남아있다. 흐릿한 상들은 확대된 채로 잘려나가 시야의 이동에 맞추어 영상 안에서 일정한 시간을 갖고 움직이고, 이미 존재한 이야기는 현재의 서술과 교차되며 분절된 맥락을 형성한다. 종말과 맞닿은 반증의 실체는 공회전하는 대화를 통해 묘연해진다. 묘연함으로부터 당면한 것들을 향한 의문으로 연결하며, 개인적인 것과 사회의 필요조건 사이에서 모종의 절망감으로부터 빗겨 서는 법. 현재의 가족서사와 집이라는 장소개념의 다시보기를 시도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2학년에 재학중이다.
출처: 2/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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