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루프
2024년 6월 7일 ~ 2024년 7월 20일
잉여의 변증법Residual1
잉여의, 잉여에 의한, 잉여를 위한 예술!
자본주의 경제 논리에서 잉여는 획득할수록 자본이 되는 가치였다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 잉여는 남아도는, 그래서 쓸모없음을 말하는 비하적 표현으로 재탄생한다. 자본에서 생산된 잉여와 쓸모 없음을 상징하는 잉여, 양극의 관점에서 <잉여의 변증법> 전시는 시작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난, 버려진, 남겨진, 잉여적 매체로 작업을 진행하는 리혁종, 현효준 두 작가를 소개한다.
리혁종은 자본주의와 생태주의 사이의 접점을 예술로 탐색한다. 작가는 끊임없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매일 부동산 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홍대 인근(작가의 모교이자 전시장이 위치한)에서 폐기물과 방치물 수집한다. 리혁종의 <잉여의 변증법>은 이렇게 수집된 재료를 작품으로 전환한다. 상품의 유통망에서 벗어난 재료들로 제작된 작가의 작업은 상품 가치를 부여한 소형 조각 (이카루스 팝Icarus Pop과 레고L’ego 시리즈 등), 판매를 위한 평면 회화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방치된 자원들로 작품의 구조를 만들고, 전시가 끝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종의 게임이다. ‘코어 앤 파츠’. 환금성이 가능한 코어(작품)와 생태경제를 위해 현장의 파츠(재료)가 순환되어 작업이 완성되는 이중 전략이다. 거리의 잉여는 활성화 되고, 현지에서 조달 된 것들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리혁종은 이러한 ‘코어 앤 파츠 전략’을 통해 잉여가치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현효준은 우연한 발견을 통한 회화 언어의 확장을 시도한다. ‘레프트오버 회화Leftover Painting’로 이름 붙여진 작가의 작업은 빛바랜 익명의 그래피티, 벽에 남겨진 포스터들의 추상적인 이미지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컴포지션에서 착안하여 작가 고유의 회화 언어로 발전시킨다. 전시장 혹은 거리에서 발견한 벽보, 나사, 앵커 같은 남겨진 재료들과 작가 자신이 수집한 오브제로 구성된 벽면 설치 작업은 회화 언어의 공간으로의 확장을 시도한다. 이렇게 탄생된 작가의 작업은 갤러리 안에 전시된 상품이 되기도 하고, 다시 파기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 지하 벽면의 일부를 활용해 공간의 구조와 역사, 흔적이 혼합된 새로운 컴포지션을 제작한다. 완성된 벽면은 전시 종료 후 사라질 예정이다. 부서지고 혼합되어 파생되는 현효준의 <잉여의 변증법>은 잉여와 잉여가치가 반복되는 자본 논리를 순환한다.
전시 <잉여의 변증법>은 제작 방식은 다르지만 잉여로운 것들로부터 파생시켜 잉여를 생산하려는 두 작가의 대화이다. 잉여의, 잉여에 의한, 잉여를 위한 이들의 전시는 예술가로서 자본주의 시스템 안의 위기들을 대처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잉여로운 것에서 시작해 시장 유통 시스템에 최적화된 회화, 조각으로 환원된 두 예술가의 생존 방식을 소개한다.
1 한글 전시 제목은 ‘잉여의 변증법 Dialectic of Ing-yeo’이다. 영어 제목으로는 2인전 작가들의 작업이 잔여물의 수집에서 모티브를 얻은 점에 주목하여 간결하게 잔여(residual)로 하였다. 잉여의 변증법은 ‘residual잉여’이 ‘surplus잉여가치’로의 가치 획득을 암시한다.
글: 이선미,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참여작가: 리혁종, 현효준
주최/주관: 대안공간 루프
디자인: 안그라픽스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출처: 대안공간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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