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그램
2017년 6월 22일 ~ 2017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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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의 명화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에서 배신자 유다가 돈주머니를 움켜쥐고 있고 그 앞에 소금 그릇이 엎어진 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다가 예수와의 약속을 어기고 배신하리라는 것을 엎어져 있는 소금으로 상징한 것이다."(홍익희, 『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상품이야기』, 행성B잎새, 2015, p. 33) 다빈치가 쏟아진 소금으로 유다의 배신을 표현한 이유는 부패와 변질 방지에 쓰이는 소금이 고대로부터 변함없는 우정·성실·맹세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소금이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고 물건의 변질을 보호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일까? 소금은 그 중요성과 신비로움 덕분에 오랫동안 예술가가 다양한 비유와 상징의 소재로 다루어 왔으며, ‘빛’과 더불어 종교적 상징물로도 인식되어 왔다. 이번 전시 <소금: 인간다움을 위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에서도 우리의 삶에 늘 가까이 있고 없어서도 안 되는 짠맛 나는 흰 결정체, 소금을 소재로 작업한 두 작가 데이비드 버드니(David Burdeny)와 김태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버드니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모으고 막은 바닷물이 햇빛, 바람 등 자연 조건 속에서 증발, 변화되어 소금으로 만들어지는 염전의 항공사진을 선보인다. 미국 유타(Utah) 주의 방대한 염전을 담은 버드니의 사진은 풍경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자연이 발화한 아름다운 색과 인간이 무심코 그어놓은 선의 조화가 빚어낸 한 폭의 추상화를 닮아 있다. 버드니의 항공사진은 지표 바로 위에서 촬영한 수직사진보다는 비스듬히 촬영한 사각사진(斜角寫眞)이 많다. 이는 의례적인 항공사진과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촬영함으로써 버드니 자신만의 시각적 문체로 염전의 독특한 색감을 단순한 기록 단계에서 추상적 예술사진 단계로 끌어올린 것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재현한 버드니의 염전 풍경, 바닷물이 소금이 되어 가는 변화무쌍한 과정을 표현한 아름다운 서사는 마치 세상의 ‘소금’이 되어 가는 한 인간의 생애를 바라보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김태은은 소금의 보존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김태은에게 소금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변질되거나 퇴색되지 않고 보존되기를 원하는 소망을 표현하는 도구이다. 그의 작업은 소금으로 그려진 그림(Salt painting)이 아닌 소금이 스며든 그림(Salt preserved painting)이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색으로 표현하고 이것이 지금 그대로 보존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색에 스며든 소금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작가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제4차 산업혁명으로 점차 대체되어 가는 인간의 역할과 급변하는 인류(Humanity)를 고민한 끝에, 아직 변화하지 않은 지금 이 순간의 내면세계를 명징하게 표현하기 위해 소금이 지닌 보존성과 그 상징적 의미를 부각한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시대적 변화를 인정하는 동시에 거기에 저항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작가의 이러한 고뇌를 지켜보며 우리가 맞이할 포스트휴먼(Post-Human) 시대를 대비하여 우리가 지키고 보존하여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버드니와 김태은의 작품은 늘 가까이 있어 그 위대함을 느끼지 못했던 소금의 가치를 새롭게 환기시킨다. 두작가의 작품을 통하여 ‘작은 황금’이라고도 불리는 소금이 가진 다양한 상징을 되새겨 보며 더불어 평범한 소금이 인간의 삶에 부여하는 무한한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작가소개
데이비드 버드니 (David Burdey)는 매니토바대학교(University of Manitoba)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였으며 동대학원에서 건축학을 공부하였다. 버드니는 Bau-Xi Photo(캐나다), Jennifer Kostuik Gallery(캐나다), Galerie de Bellefeuille(캐나다), Iris Gallery(미국), David Weinberg Gallery(미국), Galerie Schindel(독일), Herringer Kiss Gallery(캐나다), Young Gallery(벨기에)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Far and Away”(Bau-Xi Photo, 캐나다), “Bit Impressions”(Gilman Contemporary, 미국), “DIA Invitational”(The Centre for Fine Art Photography, 미국), LUMAS New York, NORIZONS – “landscape in contemporary photography”(미국), “Here are Your Waters”(Green Foundation, 서울), “Keep Expanding”(Jennifer Kostuik Gallery, 캐나다)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김태은(KIM, Tae Un)은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으며, 현재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예술공학 박사과정 재학 중이다. “TFH Project: Moving Forward”(Albany Barn Art Center, 미국), TFH아트스페이스(경기), CRS Art Center(미국), TAP Gallery(호주)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송년특별기획 “세상의 빛과 소금 展”(안동예술의전당, 안동),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유진 Happy Years展”(유진상가, 서울), AFY호주작가그룹 기획전 “Roots”(Gaffa Gallery, 호주), 한국호주수교50주년기념초청 展 “Together in harmony”(한국국제교류제단센터, 서울), Curiously Consumed(TAP Gallery, 호주)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출처 : 코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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