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기체
2025년 8월 28일 ~ 2025년 9월 27일
기체는 오는 8월 28일부터 박영민, 유지영, 이은우 작가가 참여하는 <<흩어진 말들>>전을 개최한다.
개인이 몸담고 있는 세계 그 자체는 사건들의 연속이며, 언어 이전의 현상들이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흩어진 말들’은 그 현상들을 일컫는 것으로 언어와 비언어,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비현실 사이 어디쯤을 오간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그런 현상들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감각하고, 다루는지 살핀다. 세 작가들은 각자가 정한 방법론을 기준 삼아 다룰 매체와 작업 방식 등의 조건을 설정한다. 그렇게 꾸려진 무대 위에서 ‘기억’, ‘시간’, ‘사물의 외피’는 사유의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된다. 작가들은 그 모호한 경계에 머물면서 말을 짓고, 상상력을 부여하며 저마다의 공간을 구축한다.
박영민은 자신이 겪어온 경험과 거기 연결된 기억의 단편들, 감각들을 작업의 기본 재료로 가져온다. 그의 화면 안에서 형상들은 모호하게 변형되고, 연결된다. 인물들, 개, 물고기, 곤충 등 자연스럽게 동일시되는 대상들은 시점이 하나로 고정되거나 위계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수평적으로 이동, 확장하도록 하는 매개들이다. <Red Herring 1, 2>(2024)는 제목 자체로 작가가 그의 작업 전반에서 취하고 있는 태도를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페어링한 화면 안에 펼쳐진 연속 동작의 인물, 개, 붉은 청어 등 이미지들은 회화적 리듬감을 부여하면서 비선형의 서사를 만들어 낸다. 이는 감상자를 그림 앞으로 유인하면서도 그 모호함을 강조함으로써 회화적 제스처와, 이야기의 행간에 주목하도록 이끄는 동인이다. 신작 <Too Many Lights>(2025)은 여자와 개의 옆얼굴을 연속 화면으로 배치한 작품이다. 이는 현재 일상에서 경험하고, 감각하는 장소, 인물, 풍경들로 옮겨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지영은 선형적이며 인과론적으로 틀 짓고 있는 체계에 틈을 만들고 그 경계에서 유영한다. 그는 천체, 타임존, 시계, 캘린더 등 물리적 시공간을 확정성의 체계 안으로 편입하고 있는 인식의 수단, 틀을 의외의 요소들로 치환하고 중화함으로써 그 불확정성을 역설적으로 부각한다. 이런 작업 방식을 통해 작가는 보편화된 ‘인식 체계’가 구축되는 과정을 드러내고, 나아가 새로운 관점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Orrery>(2025)는 천체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장치인 ‘오러리(orrery)’의 구조와 나무의 생장 구조를 모티프로 한 공간설치 작품이다. 그의 작업 안에서 천체는 뒤집어지고, 음양의 조화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유기적 생명체로 상징화된다. <Day-Hour-Minute>(2025)는 원형 나무패널 위에 작가가 보낸 하루를 회화적 요소들로 치환해 담아낸 연작이다. 원형의 패널 안에서 시공간은 겹쳐지고, 구부러진다.
이은우는 사물이 지닌 언어적 의미보다 그 외피의 형태, 물질성에 주목한다. 작업실 이곳저곳 흩어놓은 나무, 금속, 패브릭 사이를 오가며 그 물성에서 연상되는 개념이나 형태를 느긋한 호흡으로 따라가며 재료들을 깎고, 다듬는다. 그 과정 안에서 서로 다른 물성들이 한 작품으로 정교하게 조합된다. 그런 맥락에서 작업을 실천하는 작가의 신체는 ‘사물’의 외피에 자리하고 있는 역사적 경계들을 오가는 플랫폼이다. 신작 <April>(2025) 21점은 한 해 전 끝마친 드로잉 1점을 출발점 삼고 4월 한달 동안 작업실에 출근하자마자 몸풀기 하듯 한 장씩 모눈종이 위에 변주해가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여기서 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몸풀기’는 어쩌면 역사적 경계 위를 떠다니는 다양한 양식들을 작가의 몸에 내재화 하는 수행적 실천에 가깝다. <방구석>(2025)에서는 표준 규격의 카펫타일을 격자로 나누어 공간을 구성하고, 작업실에 모아둔 마카다미아 껍질을 덧붙여 평범한 사물들의 레이어를 중첩된다. 이는 사물과 역사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순간들을 환기하며, 변화와 소멸, 그리고 물질적 흔적의 궤적을 떠올리게 한다.
참여작가: 박영민, 유지영, 이은우
출처: 갤러기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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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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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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