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벙커
2017년 10월 19일 ~ 2017년 11월 26일
SeMA 벙커 역사갤러리는 SeMA 벙커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구축하는 공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곳의 역사를 떠올리거나 되짚어볼 수 있도록 관련 자료들을 전시하는 동시에, 새롭게 SeMA 벙커를 대상으로 한 아카이브 프로젝트 영상을 기획하여 선보인다. 윤지원의 작품 <나, 박정희, 벙커>로부터 시작되는 본 프로젝트를 통해 이 공간을 지속적인 상상과 생산의 장소로 전환해 나가고, 단순한 기록보관소의 의미가 아닌 미래에 전념함으로써 도래할 사유를 제공해주는 아카이브적 의미로 채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SeMA 벙커는 박정희 대통령 정권 시절인 1970년대 후반, 여의도 광장에서 열리던 국군의 날 행사를 위해 청와대 경호실의 주도 아래 만들어진 방공호였다. 5.16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여의도 광장은 박정희의 지시에 의해 군사적 목적을 염두에 두고 조성 되어 국군의 날 행사와 같은 군사정권의 대규모 선전 행사를 개최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여의도는 당시 정부 주도로 개발한 지역이기에, 오늘날 여의도의 풍경에서는 느끼기 어렵지만, 이 지역 곳곳에는 군사정권 시절의 기억이 스며들어 있다. 특히, 군사정권의 중심인 박정희라는 인물은 여의도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무의식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은 20여년의 시간에 걸쳐 박정희라는 인물을 연기해 온 배우 이창환과 그가 연기하는 박정희의 모습을 통해 한 사람의 얼굴에 오랫동안 다른 하나의 얼굴이 포개어졌을 때, 그 겹쳐진 이미지가 어떤 잠재력을 지니는가에 주목한다. 관객은 2017년을 살아가는 배우 이창환이라는 한국인과, 1979년 이전의 박정희를 동시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벙커와 박정희는 이 공간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드러나지 않더라도 완전히 도려낼 수 없는 일종의 무의식이다. 이는 지금의 한국이라는 공간과 그 시공간에 위치해 있는 한국인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지난 시간은 몸에, 그리고 땅에 어떤 흔적을 새기는가?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 흔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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