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016년 12월 13일 ~ 2017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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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A 전시 아카이브 1988-2016: 읽기 쓰기 말하기>는 1988년 서울시립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개최했던 전시를 선별적으로 조명한 아카이브 전시이다. 전시는 소장품과 함께 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시 아카이브를 통해 시대에 따라 미술관의 정책과 역할의 변화에 따라 전시의 개념과 형식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기관과 전시의 역학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본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과거 전시 관련 각종 문서, 도록, 사진자료, 인터뷰 등 선별된 자료는 시대의 요구에 따른 서울시립미술관의 변화 양상을 드러낸다. 시기별, 공간별로 정리된 기록은 그 자체로 미술관이 그려내는 대서사를 제시한다. 이와 같은 자료와 더불어 윤지원, Sasa[44], 그리고 이번 전시를 위해 일시적으로 구성된 제삼의 독자들(김학량, 이정민, 현시원) 등의 참여작가는 제도기관이 스스로 써내려간 서사에서 누락되거나 배제된 부분을 보충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하면서 미술관의 서사에 개입한다. 이러한 구성은 서울시립미술관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시도이다.
이처럼 관객의 능동적 개입을 통해 미술관의 역사는 종결된 하나의 서사로서 박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읽히고, 쓰이고, 말해진다. 이러한 적극적인 수행 과정을 통해 이 전시가 미술관의 의미와 역할, 그리고 새로운 지향점을 상상하고 논의하는 생산적인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1. 서울시립미술관의 등장, 경희궁 시절

서울시립미술관(구 서울고등학교), 1988, 디지털 이미지,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1985년 서울시는 척박했던 서울의 미술 토양에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줄 박물관/미술관 건립 계획을 수립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맞춰 신문로 옛 서울고등학교 본관 건물에 서울시립미술관을 개관했고, 이어 1994년 서울 탄생 600년을 기념하는 전시 <서울, 새로운 탄생>을 위해 가설했던 임시 전시장 서울정도600년기념관을 1995년에 새롭게 단장하여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공간으로 사용했다. 이 시기의 미술관은 서울시 문화국 산하기관으로 전문직 관장 없이 서울올림픽준비단 문화담당관실에서 10여 년 간 운영했다.
경희궁 시기에는 전시의 85% 가량이 대관전과 후원전이었으며, 이것은 아직 서울시립미술관이 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과 전시시스템을 확립하지 못한 시기였음을 보여준다. 당시 대표적인 전시로는 <서울미술대전>으로 미술관 건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전시는 <서울포커스>라는 연례전으로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 재개관을 준비하며

<SeMA 전시 아카이브 1988-2016: 읽기 쓰기 말하기> 전시장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관장 없이 운영 체제만 유지해 오던 미술관에 1999년 초대 전문직 관장이 취임했고, 2002년에는 서소문본관으로 이전, 재개관했다. 이와 함께 미술관은 서울시 산하의 사업소로 개편되었고, 전문 학예직을 임용하는 등 미술관의 토대를 갖추기 시작했다. 서소문 본관 개관 후에야 비로소 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획전이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대관전, 민전, 서울시 시정관련 전시 등 경희궁 시기의 전시 형식이 지배적으로 잔존했다. 이 시기는 새로운 미술관의 탄생을 위한 준비단계이며, 여건과 토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3. 서소문 시대를 열다
<SeMA 전시 아카이브 1988-2016: 읽기 쓰기 말하기> 전시장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서소문동으로의 이전, 재개관 이후 제2대 관장이 취임하면서 학예 인력을 확충하고 진용을 새롭게 정비하는 등 이러한 변화는 본격적인 전시 체제 확립의 신호탄이 됐다. 2003년부터는 기획전 수가 연평균 12회로 이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점차 전시의 형식도 다양해졌다. 2003~4년부터 개최된 <신소장작품전>, <미술관 ‘봄’/‘가을’나들이전>, <SeMA(Selected eMerging Artists)>, <아시아 현대미술 프로젝트 시티넷 아시아>와 같은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대표 연례전으로 자리 잡은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는 점차 동시대상을 반영하는 전시를 열었으며 참여 작가들의 연령층도 낮아졌다.
4. 대중성과 전문성의 균형, 시민을 위한 공간의 양날

<SeMA 전시 아카이브 1988-2016: 읽기 쓰기 말하기> 전시장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이 시기에 미술관은 '찾아가는 미술 감상 교실'과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신설을 통해 전시와 더불어 (미술)교육 프로그램 강화에 힘썼다. 또한, 미술관 자체 기획전과 상설전을 무료로 열었으며, 운영 시간을 연장하고 카페 시설을 확충했다. 이런 교육 활동의 강조와 미술관 내의 편의 시설의 변화는 미술관을 시민 친화적 공간으로 발돋움하게 했다.
전시는 별다른 외부의 변수 없이 기존의 연례전을 지속하는 가운데 보다 안정적인 틀에서 운영됐으나,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한 해에 두 차례씩 정기적으로 열린 특별전 개최를 두고 "미술관 자체 큐레이팅이 부재하다"는 여론과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의 정체성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반면, 이 시기에 서울시립미술관은 5년 연속 '가고 싶은 미술관 1위'에 선정됐다.
5. SeMA, “포스트뮤지엄” 시대를 열다
<SeMA 전시 아카이브 1988-2016: 읽기 쓰기 말하기> 전시장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2012년 기획자 출신의 관장이 취임하면서 미술관의 전반적인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방향에 변화가 두드러졌다. 기존의 재래식 미술관을 넘어선다는 '포스트뮤지엄'을 운영철학으로 삼아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이는 크게 분관별로 공간을 특성화한 것과 관객 중심의 전시기획의 변화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관 형태의 유료 전시를 지양하고 공동 투자와 기획의 방향으로 선회했으며, 그 내용도 서구 명화 일변도에서 벗어나 시각예술 인접 장르로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변화시켰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 미술을 세대별로 조명하는 SeMA 삼색전을 마련했으며, 현대성과 시의성을 강조하는 주제전과, 그간 소외됐던 비서구권, 여성, 타자 등을 재조명하는 전시와 탈장르에 초점을 맞춘 기획전을 개최하여 다양한 변화를 모색했다.
공간별 특성화 전략으로써 서소문 본관은 글로벌 네트워킹의 중심지로,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개칭된 남서울분관은 디자인과 공예 분야(생활미술)를 다루는 미술관으로, 2013년 개관한 서울시립 북서울시립미술관은 지역연계 프로젝트 개최와 어린이 미술관을 보유한 커뮤니티 기반의 공공미술시설로 특화됐다.
6. 서울시 전역의 미술관화, 미술관의 탈중심화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디자인: 신신(신해옥, 신동혁)
서울시 전역을 박물관, 미술관화 한다는 시 정책과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은 문화의 탈중심을 추구한다. 지역별로 시민의 삶을 파고드는 지역 밀착형 문화 거점을 조성하고자 상대적으로 문화 시설이 부족한 서서울 지역에 서서울미술관을, 창동에는 사진 장르를 특화한 사진미술관을 계획중이다. 평창동에는 역사문화자원 재생과 매개활동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미술문화복합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휴 시설을 활용하여 2016년 개관한 SeMA 창고, 2017년 개관할 SeMA 벙커, 모두의 학교 등은 미술관의 기능을 서울시 전역에 자리매김하며 지역을 재생시키는 문화 활동의 거점이 될 것이다.
미술관 연대기에 개입하는 다섯 명의 목소리

Sasa[44]. 유준상 관장을 위한 훈장, Mixed media, 47 x 62 cm, 2016,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Sasa[44]는 미술관의 연대기 속에 익명으로 등장하는 역대 관장을 위한 훈장을 만들었다. 미술관의 연대기가 익명성을 의도적으로 택해 관장 개인의 업적과는 거리를 두고자 했던 것과는 달리 Sasa[44]는 관장들의 재임기의 중요한 사건(event)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오브제, 기록, 인터뷰 발췌문뿐 아니라 개인의 배경과 성격을 드러내는 요소까지 함께 조합했다. 훈장은 관장을 중심으로 시기별 미술관을 상징하며, 미술관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윤지원, 무제(도시와 영상), 스틸컷, 싱글채널비디오, 사운드, 13분, 2016
윤지원은 서울 시정의 영향이 잉여물처럼 남아 있는 장소들을 따라 현재의 시점에서 2000년 이전의 미술관의 역사를 살핀다. 미술관의 서사가 전시를 중심으로 서술한 것이라면, 윤지원의 그것은 미술관과 도시(서울)의 역사가 얽힌 부분에 주목하여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존재하게 하는 토대를 반추한다.

김학량, 세마잡록, 텍스트와 이미지, 16면, 2016,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이번 전시를 위해 일시적으로 명명된 ‘제삼의 독자들’은 각자의 입장과 경험에 따라 서울시립미술관의 과거를 읽는다. 이들은 미술관으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를 제공하며, 관점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2003년 3월부터 2006년 2월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재직했던 김학량은 <세마잡록>이라는 제목으로 그 시절을 회고한다. 미술관에서 근무하면서 생산한 사적, 공적 문서와 이미지,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글은 미술관의 당시를 “지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를” 현재와 중첩한다.
이정민, 너희가 팩좽을 아느냐-청년읽기, 텍스트와 LED 패널 설치, 7분 30초(LED 전광판), 2016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작가 이정민(옥인 콜렉티브)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격년제로 4회에 걸쳐 개최되었던 <SeMA(Selected eMerging Artists)>전에 주목한다. 매회 당대의 이슈나 동향을 읽어내고자 했던 이 전시의 노력은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했던 큐레이터들이 뽑아낸 키워드로 나타난다. 작가 이정민에게 당대의 미술 경향과 이를 구체화하는 언어로서 도록에 등장하는 전시의 소주제와 키워드들은 흥미롭다. 이를 발췌해 일종의 랩과 같이 써내려 간 글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어떻게 ‘청년’을 소비하고 동시대 미술의 지형도를 그리고자 했는지 알 수 있다. 랩과 같이 쏟아지는 언어의 향연은 다소 시차를 두고 때로는 엇나가는 ‘동시대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동시대적이기 힘든지 모순적으로 드러내며, 운영주체에 따라 ‘청년’에 투사되는 욕망의 변화를 볼 수 있게 한다.
차슬아 엔터테인먼트, 왕범이, 석고에 수채화, 먹물, 68 x 5 x 42 cm, 2016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현시원은 전시와 함께 미술관의 정체성을 만들고 보여주는 주요한 요소인 소장품에 주목한다. 미술관의 서사에서 누락된 소장품 관련 전시들을 돌아보는 현시원의 글은 약 4,000여 점에 이르는 소장품을 미술관이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전시를 읽는 다른 경로를 만든다.
개막식 : 2015. 12. 13(화) 오후 5시
도슨트 시간 : 매일 오후 3시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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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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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0: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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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0:00 - 20: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10:00 - 18:00
공휴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1월 1일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밤 10시까지 연장 개관 /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