웩사 서울
2021년 8월 22일 ~ 2021년 9월 3일
우리는 종종 살면서 존재에 대한 믿음을 시험당하곤 한다. 이럴 때, 의구심을 달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미심쩍은 대상의 기원이나 본질을 탐색하는 것이다. 식료품의 원산지를 확인하고, 타인의 고향을 물어보고, 자신의 혈액형과 부모의 혈액형을 맞춰보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진실에 가까이 다가섰다는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하지만 어디나 파악되지 않은 밑면이 있다. 세상의 어떤 것들은 언어와 논리로 설명할 수 없으며, 어떤 진리는 상대적이고, 또 너무나 연약하다. 어떤 존재도 자기 자신이 궁극적인 원인이 아니므로 자신을 의지할 힘을 소유하지 못한다. 이처럼 확신이 없는 순간조차 믿음에 기대야 한다면 어떨까. 의심 끝에 확인된 진실마저도 또다시 회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면?
전시 ⟪Unknown Resource⟫는 작가 네 명의 회화, 조각, 설치 작업을 통해 물질/가시적인 출처가 아닌 비물질적/비가시적인 출처에 주목한다. 마음속에 존재하거나 가상의 공간을 부유하는 이미지들, 빈 곳으로부터 출발한 유동적 설치물들이 주를 이룬다. 참여작가 사박, 박은진, 정인영, 왕은진은 미지의 존재를 필사적으로 밝혀내기보다 그것이 지닌 허구성을 공략해 그동안 경도되어 있던 집착에 가까운 의심에서 탈피한다. 이들이 주요 전략으로 택한 것은 기존의 인과관계 및 논리를 역이용하는 것으로 결과는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처럼 부재를 통해 없는 존재를 증명할 수밖에 없는 인과율의 한계에 기인한다.
이처럼 존재의 기원과 목적이 무한으로 소급하는 상황에서 그 의미는 소거되고, 이것을 추적할 수 있는 어떤 시선만이 남는다. 전시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시선은 마치 보르헤스의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처럼 무한히 증식한다. 이들은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올 수도, 아니면 전혀 막다른 길로 나아갈 수도 있다. 어디서부터 흘러왔고 또 어디로 가느냐가 지금까지의 주요한 질문이었다면, 전시는 이와 정반대로 어디서 왔는지 모를, 나아가 예측 불가능한 상태의 대상들을 복합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중략)
⟪Unknown Resource⟫의 네 명의 작가들은 고정된 실체나 실존적 내러티브 없이도 작동하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에서 유가 창조되고, 우연한 사건이 발생하며, 예상치 못한 결말이 주어질 때가 있는 것처럼 모든 것에 뿌리가 있고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고 주장한다. 이들이 전시하는 것은 결국 논리와 인과로 포장된 매끈한 메커니즘 이면에 자리한 이름 없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시작이 없기에 그 끝도 가늠할 수 없다. 여러분이 위치한 이곳이 입구도, 출구도 없는 미로의 한가운데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지도도, 나침반도 지니지 않은 채로 복잡한 미로 속을 자유롭게 유영해 보기를,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모든 가능성을 포용해보기를 바라본다.
참여작가: 사박, 박은진, 정인영, 왕은진
기획, 글: 임현영
그래픽디자인: 마카다미아 오!
도움: 민덕기, 정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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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2:00 - 20:00
화요일 12: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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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2:00 - 20:00
금요일 12: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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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2: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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