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갤러리
2024년 11월 12일 ~ 2024년 12월 21일
신한갤러리는 2024년 11월 12일부터 12월 21일까지 ‘2024 Shinhan Young Artist Festa’ 그룹 공모전에 선정된 박소정, 윤장호, 채병훈의 《가변 부피》를 개최한다.
박소정, 윤장호, 채병훈으로 구성된 ‘가변 부피(Variable Capacity)’는 동시대 시각예술 창작 컬렉티브이자 본 전시의 제목이다. 전시 《가변 부피》는 쉽게 전시 공간에 볼 수 있는 미술 작품의 유연한 크기 정보와 내재적 확장성을 의미하는 “가변 크기”를 바탕으로 입체적 물성의 다층적인 접근을 포함하기 위해 양식적으로 고려되지 않는 ‘부피’라는 개념을 혼합한 실험 및 연구 프로젝트이다. 20세기 말부터 전시 공간은 작품의 중립성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 고전적이며 정형적인 백(白)색 양식을 고수해 더욱 정적인 영역으로 정착하게 됐다. 물리적, 이념적 상호 작용 요소를 포함한 설치 및 입체 작업을 중심으로 창작을 전개하고 있는 두 참여 작가는 각기 다른 세부 매체와 질감, 움직임의 논리 등으로 시각예술의 신체성을 연구해 오고 있다.
박소정과 윤장호가 창작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시각화해 온 ‘율동감 있는 작업’, 그리고 채병훈이 학예 프로젝트 기획자로서 연구한 시각예술 영역에서의 ‘신체적 관계성’은 1968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Museum of Modern Art)의 주요 키네틱 아트 기획 전시 《기계시대 끝에서 본 기계(The Machine as Seen at the End of the Mechanical Age)》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전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부터 백남준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러 세대를 넘나드는 미디어, 영화, 건축, 회화, 드로잉, 조각, 콜라주 등 200 점이 넘는 작품을 포함하면서 학제 간 주요한 집단지성 공유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시각 예술 학문에서 ‘움직임’에 대한 폭넓은 인지와 연구를 이끌었다. 초기 키네틱 아트의 다채로운 범위는 동시대에 접어들면서, 시공간의 개념을 수용하고 자연적, 인공적 움직임과 빛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1970년대를 해 당 영역의 쇠퇴기로 평가하는 선행연구와 같이 긴 공백기를 가졌지만, 4차 산업 혁명과 과거 고도화된 기술의 보편화로 인해 본 연구는 활발히 다시 읽혀지고 있다.
《가변 부피》에서 선보이는 모든 작품은 신작으로, 다방향성의 작동 방식을 기반으로 예술 공간을 유기화하는 것 을 목표로 한다. 정교한 기계적 메커니즘과 고요한 전시장 환경을 기반으로 쉬지 않는 공장과도 같고, 곤히 숨을 쉬는 누군가와 같은 운동 작용을 자아내는 이번 전시는 매우 사적이면서도 논리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고를 재조명한다. 미술 실기와 이론을 전공한 기획자 채병훈은 개인적인 키네틱 요소의 사적 아카이브 매핑 (mapping) 작업 〈움직임의 사적(私的, 史跡) 논리〉(2024)를 렉처 퍼포먼스 형식으로 기록하여 공유한다. 한 동시대 시각예술 연구자의 관점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비가시적이고 추상적인 사고를 시각적인 형태로 풀어내면서, 전시장에서 관람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상호 작용의 계기를 마련해 ‘무형의 키네틱’을 구축하고자 한다.
촉각적 감각을 시각화해 온 박소정은 이번 전시를 통해 활발히 기능하고 활동했던 여러 감각이 정적인 상태로 휴귀하는 과정에 집중했다. 이는 신체에서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 퇴화된 인체의 일부를 미동의 조형적 요소로 전환함으로써, 관람자가 다시금 체험하고 주변의 흔적 감각을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지면에서부터 벽면, 높낮이가 다른 좌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선으로 관람자의 층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가려진 콘텍스트는 가치적 면모에서 비생산적 행위에 포함되지만, ‘감각 작용’에서 ‘행동 작용’으로 창작자의 연구 폭을 확장하는 시작이 되었다.
윤장호는 신작을 통해 개인의 경험에서 축적된 인간의 ‘방어적 태도’를 ‘본능적 방어 기질’로 확대하여, 행동의 근원에 대해 탐구한다. 3D 설계를 기반으로 시각화된 내재적 불안은 미니멀리즘의 작업 단계를 통해 비물질적 신체 영역으로까지 실험한다. 또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시대적, 환경적 요인으로 변화하고 발현되는 방어적 태도의 원인을 ‘집단과 사회’로 조망했던 기존 관점이 아닌 ‘개인의 욕구’에 존재하는 여러 불안 요소에 초점을 맞춰 선보인다. 이는 반사 조건과 같이 공통적이면서 개인사(史)가 교차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여, 다양한 움직을 동반한 우리의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전시 공간은 예술 작품 및 퍼포먼스와 필연적 관계로 고정적이면서도 유연한 프레임을 형성하고, 관람객이 그 사이를 재사유함으로써 예술적 문맥에 능동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작품 관람 방법은 《가변 부피》 전시 구성 방식에서 더욱 강조된다. 이는 신한갤러리 공간의 기존 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방문자의 관람 행위가 각각의 작품에 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조성하여, 관람 동선에서 자연스레 전시와 관람자가 서로의 존재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움직임을 발동시킨다. 또한, 전시장 수직선에 따라 흐르듯이 재단(draping)된 천들이 방문자의 물리적인 접촉으로 인해 인위적이면서 우연적으로 전시 공간(white cube)을 흔들어, 고정된 장소가 아닌 개입하고 참여할 수 있는 동적인 공간으로 인지하게 한다. 두 창작자와 기획자로 구성된 창작 컬렉티브는 가변적인 팽창을 매개로 새로운 관계성과 더불어 압축, 분열되는 지속 가능한 부피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참여 작가: 박소정, 윤장호
기획: 채병훈
출처: 신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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