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화이트블럭
2018년 10월 18일 ~ 2019년 1월 13일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합판에 수묵, 244x244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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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작품세계가 탄탄하게 확립되어 있으면서도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개인전을 개최해 왔다. 2012년 주재환 개인전 ≪판타스마고리아: 김구림의 여정 2012≫을 시작으로 ≪역사적 상상: 서용선의 단종실록≫(2014), 차명희 개인전 ≪숲으로 가다≫(2017)에 이어 올해는 강경구 개인전 ≪먼 그림자≫를 개최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은 작가가 지난 3년간 제작한 신작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는 지축을 흔들어 놓을 만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졌다. 침몰하는 세월호를 보며 발을 동동 굴렸고, 국가를 제멋대로 주무르는 한 개인의 존재에 분노했으며, 수치심과 두려움에 입을 열지 않았던 성폭력/폭행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구에 회자되었던 많은 유명인, 정치인들이 여러 가지 혐의로 법정에 섰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고 남북한 정세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강경구 개인전 ≪먼 그림자≫에는 이러한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깊은 한숨이 배어 있다. 작가가 지속해서 그리는 대상은 산과 물, 나무와 같은 자연, 그리고 인간이다. 강렬한 색채와 힘 있고 간결한 필체로 그린 인간의 형상은 마치 거인처럼 바다로 보이는 물을 건너고 하늘과 땅 사이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그런 모습이 어딘지 강하게만 느껴졌다. 이번 전시의 전시명과 같은 제목의 <먼 그림자> 연작에 등장하는 인간 또한 기존의 그의 작품처럼 캔버스를 가득 메울 만큼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그 주변의 물과 나무, 바람에 어쩌지 못하는 힘이 없고 나약한 존재로 느껴진다. 특히 <흐르지 않는 강> 연작의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인간 군상은 더없이 무기력하게 보인다. 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계단은 이 나라의 정치적 지형을 흔든 촛불집회가 벌어진 광화문 광장의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곧바로 연상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변화를 위해 모였고 촛불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단에 서 있는 사람들은 그 계단을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못한 채 삼삼오오 모여 있다. 이들은 가까이에 있지만 서로 의지하기는커녕 아예 상대방의 존재를 의식하지도 못한 채 어깨가 처져 있다.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소통되지 않는 사회, 점점 심해지는 이념의 양극화, 그 속에서 실망하고 낙담한 사람들의 군상이다. 이러한 인간의 군상은 <우러라, 우러라> 연작으로 이어진다. 사람의 형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괴암 혹은 산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작업은 작가가 한강변에서 발견한 식물을 그린 것으로 작가는 한강변에 괴이하게 자란 넝쿨 더미에서 서로 엉키고 설키어 꼼짝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본 것이다. 이처럼 강경구는 우리 사회를 유토피아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것을 제안한다. 그의 드로잉에서 보이는 것처럼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구조물과 삐뚤삐뚤하게 쌓여 있는 건물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인간의 형상 그것이 바로 그가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자 그 현실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강경구가 작품명으로 사용한 ‘우러라, 우러라’를 차용해 온 고려시대의 가요 「청산별곡」이 속세를 떠나 청산에 살고 싶으나 그러지 못하고 현실에 머무를 수 없는 화자의 마음을 노래한 것처럼 그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외면 할 수 없을 것이다. / 강성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주최: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출처: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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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1:00 - 18:00
화요일 11:00 - 18:00
수요일 11:00 - 18:00
목요일 11:00 - 18:00
금요일 11:00 - 18:00
토요일 11:00 - 18:30
일요일 11:00 - 18:30
공휴일 11:00 - 18:30
휴관: 없음
관람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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