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
2021년 4월 2일 ~ 2021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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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의식하는 모든 감정과 사고는 시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팬데믹은 모두의 일상을 변형시켰고 전반적인 사회 구조를 축소시켰다. 균형이 무너진 오늘날은 아직도 어수선하다. 사람들은 매일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켜고 의미 없는 정보들을 훑어 내린다. 온라인에서 넘쳐나는 정보는 뚜렷하게 기억되지 않으며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더 모호하게 만든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관점을 재조정하고 재조합해 (re:balancing) 급변하는 현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강동호의 페인팅은 목적 없이 사물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되며 특정 장면에서 피사체의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확장되는 시점들을 재해석해 반영한다. 작가는 데이비드 핀처 ‹Gone Girl›(2014), 로버트 알트만의 ‹Short Cuts›(1993), 봉준호의 ‹기생충›(2019)과 같은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에서 일상적인 사물이 흉기 등 예상하지 못한 용도로 탈바꿈하는 연출 방식에 주목한다. 그는 보는 이의 시지각에 혼동을 일으키고 왜곡된 사물들의 이미지를 작업의 주재료로 사용한다. 작가가 사용하는 검은색은 과거의 유화와 현재의 아크릴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나 그 용도는 각각 다르다. ‹Rotisserie›(2017)와 ‹Seoul Forest›(2017)에서 검은색은 회전하는 전기구이 통닭, 공원을 걷는 사람들과 같이 운동성을 내재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움직임 또는 잔상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에 ‹Twin Peaks›(2021)와 ‹Two Cups›(2021)는 아크릴 물감을 얇게 겹겹이 쌓아 올리거나 닦아내며 드러나는 검은색의 미묘한 차이로 사물의 실제성이 강조된다.
이주경은 아날로그 카메라를 사용하여 직접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한다. 그의 작업에서는 은염사진 특유의 반짝이는 검은색과 흰색의 대조가 부각된다. 작가는 롤라이플렉스와 펜탁스 67 중형 카메라로 피사체를 촬영하는데 사람의 눈과 유사한 화각과 시야로 한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표준 렌즈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촬영은 특별한 시간이나 장소를 정하지 않고 일상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된다. 그는 ‹Untitled (Burnt toast). Seoul, 2018.›(2021)와 같이 즉각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주변의 흔적들을 보이는 그대로 촬영한다. 하지만 우연한 장소와 물체에 질감을 더하는 인화 과정은 치밀하고 계획적이다. 이주경의 작업은 ‹Untitled (Empty lot). Seoul, 2020.›(2021)처럼 질감이 다른 여러 요소들이 한 프레임안에서 대조를 이룰 때 단계적인 흑백의 스펙트럼이 두드러진다.
“존재와 사물들을 각기 그 덩어리로서가 아니라 분리할 수 있는 부분들로 보아라. 각 부분들, 즉 단편들을 분리시켜라. 그 단편들을 독립적으로 만들고, 그것들에 새로운 의존 관계를 부여해라.” — p.111 로베르 브레송, 시네마토그래프에 대한 단상(2003), 오일환, 김경온 옮김, 동문선
강동호(b. 1994)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전문사 평면조형을 전공했으며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최근 개인전 ‹Bastards›(2020, 킵인터치, 서울), ‹NEVERMORE›(2019, 위켄드 & 2/W, 서울)을 김세중미술관에서 단체전을 가졌다.
이주경(b. 1982)은 보든칼리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 ‹Everyday Gravity›(2019, 17717, 서울), ‹#1›(2015, 리이슈 커피 로스터스, 서울)을 콜렉티브 그룹 ‘희연’의 전시 ‹겹겹겹›(2020, 서대문구 창전동 53-57, 서울)에 참여했다.
참여작가: 강동호, 이주경
출처: Whi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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