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사이드갤러리
2025년 12월 5일 ~ 2025년 12월 27일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오는 12월 27일까지 강준석, 류주영 작가의 2인전 《Temporal Layer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부부인 두 작가가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오며 축적한 감정, 사유, 기억의 층위를 처음으로 하나의 공간에서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쌓아 올려온 두 작가의 작품은, 사적이고 내밀한 삶의 경험이 어떻게 서로의 세계를 비추고 확장시키는지 보여준다.
류주영 작가에게 이번 전시의 출발점은 ‘정원’이다. 작가가 남편과 함께 조성해 온 정원은 두 사람이 쌓아온 삶의 축소판이자 이상향의 모형과 같은 공간이다. 그가 “돌 하나하나를 옮기고, 굳은 땅을 파며, 나무를 심었던 시간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말하듯, 정원은 공동의 기억이 가장 촘촘히 쌓인 장소다.
작가는 자연의 결, 바람의 방향, 계절의 리듬에 감각을 열어 새로운 회화적 실험을 시도했다. 기존의 섬세한 붓질에 더해 다양한 크기의 붓을 사용하고, 붓을 흘려내리는 방식 등을 통해 생동하는 자연의 감각을 화면 위에 구현했다. 대작 〈Our Garden, Like a Little Forest〉에서는 작가가 가꾸어온 꽃들이 층위 깊은 색채로 피어나 작은 숲과 같은 소우주를 이룬다. 〈북풍과 서풍을 지나〉, 〈이제는 밝은 하늘〉에서는 바람과 풀의 결이 추상적으로 드러나며, 거대한 자연 앞에서 느끼는 숭고함과 겸허함을 환기한다.
작품 속에 종종 등장하는 작은 아이의 형상은, 작가 자신이 자연 앞에서 느낀 고요함과 배움의 태도를 상징하는 존재로 기능한다. 이는 자연을 마주하는 인간의 감정과 사유의 시간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강준석 작가는 고요한 화면과 여백 속에서 시간을 빚어낸다. 그는 초기부터 강렬한 색을 덮고 긁어내는 고유의 기법을 지속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한지의 결이 은은히 남아 색의 입자가 화면 위에 고요히 부유하는 질감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정지된 스틸컷처럼 보이는 집과 풍경은 겉으로는 정적이지만, 화면 안쪽에서는 색층이 미세하게 진동하며 리듬을 형성한다.
이번 신작에서는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여백을 채우는 시도를 선보인다. 거칠게 남아 있던 화면의 공백을 색연필로 부드럽게 채워 넣으며, 다층적인 색감과 질감을 구축했다. 이는 전시 제목처럼 ‘시간의 레이어’를 켜켜이 쌓아 올리는 조형적 방식이기도 하다.
강준석은 이번 전시를 “잘 헤어지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밝힌다. 이는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오래 함께하고자 할수록 오히려 멀어질 수 있는 관계의 역설에서 비롯된 성찰이다. 그는 “가장 잘 헤어진다는 것은 가장 오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의 시작”이라고 말하며, 두 사람이 공유하는 집과 풍경을 ‘함께함의 축적’과 ‘끝을 준비하는 공간’이라는 두 겹의 의미로 바라본다.
《Temporal Layers》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두 조형 언어가 공통된 주제를 중심으로 서로를 비추는 전시다. 류주영은 ‘시작의 공간’인 정원을 통해 자연의 생동과 삶의 감각을 드러내고, 강준석은 ‘끝을 성찰하는 공간’인 집과 풍경을 통해 시간의 깊이를 탐색한다. 서로의 시간을 함께 살아온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시작과 끝, 자연과 사유, 생동과 고요라는 상반된 지점을 하나의 시간의 지형도로 엮어낸다.
흐르는 시간이 아닌, 켜켜이 쌓여 남은 시간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개인의 기억이 어떻게 관계 속에서 축적되고 변형되는지를 사유하게 하는 자리이자, 두 작가가 서로에게 남긴 흔적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참여작가: 강준석 류주영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18: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