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22년 9월 21일 ~ 2022년 9월 27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김민영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우리는 보통 보이는 것에 의지하게 되며 보이는 것을 통해 판단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직관적인 인식을 통해 새롭게 받아들여 해석되어진 것은 보이는 것을 또다시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며 이는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는 의식의 세계를 나타낸다. 내적 세계의 인식은 외적 세계와 만나고 경험하는 순간 감각과 충돌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소설책을 읽을 때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게 된다. 소설 속의 분위기나 느껴지는 감정들을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아도 일련의 경험에 의해 체화된 감각을 떠올리고 독자 스스로 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즉 눈으로 지각된 것에 의해 형성되는 인식의 세계는 보이지는 않지만 감각에 의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외적 세계의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내적 세계는 각자의 의식 속 모두 다른 감각을 형성한다.
강해찬 작가는 개인의 경험에 따라 유동적으로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일상 속 공간을 작업으로 승화하여 자신만의 감각으로 상상의 공간을 만든다. 일상의 풍경이지만 상상으로 빚어진 대기의 상태를 표현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제시한다. 특히 공기, 빛, 물 등의 표현요소는 물질을 넘어서 본질을 담고 있는 무한한 비가시성의 세계를 시각화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감각으로 다양한 감정의 자극을 자아낸다. 관련하여 작가는 본인의 작업이 어떠한 상황이나 기억을 인지함에 있어서 공간의 분위기나 감각적으로 느꼈던 요소들을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습관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작업은 무형의 유동성이고 무한한 속성을 지닌 비가시적 요소로 표현하여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풍부한 감성적 소재로 해석된다. 등장하는 소재는 명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고 무게를 가늠하기 어려우며 보이진 않지만 끝없이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작품에 있어서 공기, 빛, 물은 강한 침투력을 갖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공간을 실제적으로 결합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이는 작품의 비가시화를 이루는 동시에 감각의 확장을 도모한다.
작업은 주로 캔버스 위에 여러 층위를 레이어로 쌓아올리는데 운무가 퍼져 있는 대기의 상태를 표현하고 물방울, 물줄기, 무지개 형태를 나타내어 극적인 효과를 자아낸다. 이들은 각각 찰나의 순간을 내포하며 대기의 표현을 시각적으로 풍부하게 만든다. 한편 서양화 재료인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작업은 유화에 비해 조금 더 가볍고 공간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유화 작품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감상이 가능하다. 아크릴을 사용한 화려한 색채나 자극적인 표현기법이 아닌 담백하고 차분한 레이어의 표현은 흐릿하고 깊이 있는 색이 살아나도록 하는 기법인 동양화의 바림과 같은 서정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이처럼 작가는 존재에 대한 느낌을 감각에 의지해 표현하여 우리를 잔잔한 시공간 속으로 이끌고 깊은 명상에 잠기게 만든다.
작가의 작품은 일상적인 풍경과 공간을 대상으로 하지만 비가시성의 물질의 표현이 드러난 표면으로 인해 허상과 같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의 흔적과 물성이 가시화된 작품 속 형태는 흐려지고 무의식 속 기억은 발현되어 작품이 주는 분위기에 저마다 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즉 공간과 공간을 가득 채운 촉촉이 젖은 대기가 흐르면서 공간과 함께 호흡하며 무한한 공간 속으로 확장되어 진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고정적인 감상에서 탈피하여 작가의 일상적인 시간을 따라 운무 속을 유영하다보면 끝내 새로운 감각의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참여작가: 강해찬
출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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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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