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상상캠퍼스
2026년 10월 23일 ~ 2026년 11월 8일
독자여, 그 균열 속에 거주하라. 그리고 그 균열이 젠더에서 가장 깊고 가장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라. 낯선 믿음에 휩쓸려라. 생산적인 상상적 불안의 첫 단계로서!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 「믿음의 자발적 유예, 지금, 여기」1)
경기상상캠퍼스의 1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상상 훈련》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내다보는 전시다. 오래된 숲속의 낡은 캠퍼스를 고쳐가며 시작된 경기상상캠퍼스는 지난 시간 동안 다양한 사람과 문화, 예술적 실천을 품으며 하나의 문화 생태계로 성장했다. 상상캠퍼스의 숲은 단지 나무가 모여 있는 곳이 아니다. 자라는 생물과 변화하는 물질, 서로 다른 존재와 활동이 모여 영향을 주고받는 숲이다. 그 가운데에서 다양한 존재들이 만나고 또 어긋나게 된다.
이 숲에서 우리가 해보려는 것이 곧 ‘상상 훈련’이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상상’이 가능성과 창작을 의미했다면, 앞으로 10년 동안의 ‘상상’은 ‘내가 이미 믿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새롭게 정의된다. 그리고 ‘훈련’은 익숙하지 않은 것을 몸에 익혀서 결국 변화에 이르는 과정이다. 한 번의 시도로 변화에 도달할 수 없어서 훈련을 반복한다. ‘상상 훈련’은 서로 다른 존재와 만나서 한 번의 해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이 흔들리는 가능성에 계속 몸을 맡기는 것이다.
믿음은 서로 다른 존재와 부딪힐 때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해 온 여러 공동체를 상상캠퍼스의 숲으로 초대한다. 이들은 상상캠퍼스의 다양한 장소에서 어울리는 공간을 점유하고 그곳에서 숲을 가꾸려고 한다. 그 숲은 우리를 인천의 조그만 섬으로, 부평의 마지막 자동차 정비 공장으로, 정신과의원을 닮은 꽃가게로, 책모임과 사진모임으로 그리고 연구실과 온라인모임으로 이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을 안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언제나 아름다움과 배려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균열과 변화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혼란을 서둘러 덮어버리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 안에 머무르는 훈련을 해보려고 한다. 서로를 서둘러 알고 관계를 만들고 싶은 욕망을 잠시 내려놓고 낯선 믿음이 우리에게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1) Gayatri Chakravorty Spivak, “Willing Suspension of Disbelief, Here, Now,” in Constellations of a Contemporary Romanticism, ed. Jacques Khalip and Forest Pyle (New York: Fordham University Press, 2016), 317.
기획 : 이수영
참여작가 : 아차도 예술 공동체 공간섬알, 공간 일리, 광합단, 경인익스프레스, 그린레시피랩, 서울익스프레스, 3355 콜렉티브, 한광우(상상 라운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