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월
2021년 11월 22일 ~ 2021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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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관심 갖는 것들은 한때는 공간과 물체 간의 사이였다가, 어떤 때는 투명해질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다가, 잠깐 맺힌 빛 조각이었다가, 물이었다가, 움직임이었다. 그래서 결국에는 무엇을 말하고 싶냐고 하냐면 사실은 그 모든 것들이다. 아직 움직이는 중이기에 완결 지어지지 않고 그래서 이름 붙여지지 않아 언어로 전달될 수 없는 것들. 결국엔 누군가에게 전할 수 없어 투명해지고야 마는 지점들.
우리네 사는 모습들은 명함이 생기고 단계가 지어지고 숫자로 치환되는, 더 단순하고 명료해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 단어 몇 개에 자신과 세상을 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그럴 때면 우리는 어떤 속성을 설명하기 위해 줄줄이 말하기를 한다. 노랗고 말랑거리고 차가운데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지는 거 있잖아. 같은 대상의 다른 면들을 하나씩 나열해 가면 그 대상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고 느낀다. 그것의 옆면을 돌려보고 뚜껑도 열어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하나씩 더듬더듬 감각해서 실체를 밝혀가는 거랄까.
나도 지금 줄줄이 말하기를 하는 중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 대상의 조금씩 감각한 시간을 늘어놓는다.
<Pouring Series>들은 재질감이 조금씩 다른 것들의 쏟아지는 모습을 그려놓은 것이고 <투명한 그림자가 있는 풍경은> 빠르게 휘발되어 버리는 존재들에 대한 은유이다. <옅은 파동의 크기>은 작가의 평균 맥박수에 맞춰 움직이는 모터에 의해 일렁거리는 빛 그림자를 만든다. 손으로 물방울을 잡을 수는 없지만 받아내면서 톡톡거리는 무게를 느낄 수 있듯이, 옷깃에 따라 들어온 바람 내음에서 겨울을 맡을 수 있듯이. 감각과 감각을 겹쳐놓으면 그것이 실체가 있도록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다.
참여작가: 곽은지
*후원 울산광역시, 울산문화재단, (재)울산문화재단 ‘2021 청년예술인 지원’ 선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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