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토스트
2016년 6월 4일 ~ 2016년 6월 21일
Thing You Paint_75x75cm_acrylic on canvas_2015
여느 사람을 묘사할 때와 같이, 권마태의 작품을 묘사하려면 형용사가 여럿 필요하다. 잔잔하면서도 요동치며, 강렬하면서도 편안한 그의 작품들은 방배동의 어느 골목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데, 그 공간도 그의 작품만큼이나 인간적이다. 통유리로 덮여있는 스튜디오는 지나가는 행인들도 부담 없이 구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의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들로 가득 차있다. 이 것들을 한 점 한 점 보고 있으면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사이에 즐비한 생각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어디서 맺고 어디서 끊을지, 어떻게 해야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이 편안할지, 표현과 절제의 경계에서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 또한 여실하다.
나는 권마태의 이번 전시제목이 참 좋다. ‘Layer’라는 단어는 그가 쓰는 페인트의 ‘층’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그가 거쳐온 예술적 경험의 ‘단계’, 그로 쌓여진 방법의 ‘깊이’를 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촉감의 사물을 빚어내는 붓질이 있는가 하면 (Tiny Hand), 페인트의 층을 살리되 경계를 분산시켜 추상화하는 붓질도 보인다 (Praying Red Jesus Layered). 담담한 붓질도 있지만, 날 것처럼 거칠고 흘러 녹아 내리는 듯한 붓질도 있다. 시간의 흐름에 맞서 다양한 방법을 넘나드는 그의 작품들은, 예술가가 결코 단일한 스타일만을 추구하는 정지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다. 대신 그는 살아감에 따른 개인적, 예술적 변화에 순응하고, 거부하고, 충돌하기도 하는 작가의 ‘인간적’인 단계들을 솔직하게 담아내려 한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Layer’는 권마태 자신의 기억의 층이다. 그 주변의 사람, 물건, 또한 자기 자신은 배경에 드러나는 붓놀림에 의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데, 그것이 기억을 엮어내는 과정과 많이 닮았다. 이렇게 기억을 더듬어 만들어낸 작품들은 순간 순간의 이미지가 모인 현재의 조각들이다. 이들은 과거에 남아 녹슬어버리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이 미래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작품에 보이는 권마태의 기억들은 단순히 시간의 끈을 따라간다기에는 조금 복잡하다. 코끼리, 양, 새 등의 몇 모티브들은 오랜 시간 뒤에 색깔, 형태, 구도 등을 바꿔 재탄생하기도 하는데 (Short Break, Thing You Have), 이렇게 보면 작품 속 그의 기억은 불완전할 뿐 아니라 시간을 넘나들며 아예 제멋대로 헤엄치는 게 아닌가 싶다. 그의 기억 속 사물의 원형 – 진짜 코끼리와 진짜 권하영 – 은 어느 것일까? 과연 진짜 기억이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 걸까. 이 지극히 개인적인 작품들을 통해 권마태는 불완전한 기억의 스틸컷만을 보여준다. 그리고 단편들 사이사이 존재하는 이야기들은, 친절하게도 우리의 몫으로 남겨놓았다. 미술평론가/ 유소윤 So Yoon Ryu

hinking Blue I Layered_100x100cm_acrylic on canvas_2016

Albatross In The Abstract Space_61x91cm_acrylic on canvas_2016
출처 - 갤러리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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