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갤러리
2025년 9월 11일 ~ 2025년 9월 17일
김가을의 회화는 내면에 침전된 상흔을 새로운 유기적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정서적 고통을 직면하고, 그것을 회화적 언어로 재해석함으로써 치유와 재생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그 회화적 사유의 중심에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리좀(rhizome)’ 개념이 놓여 있다.
'리좀'은 중심이나 위계가 아닌 수평적 확산과 다중적 연결을 통해 번식하는 존재 구조다. 고정된 질서나 단일함을 벗어나 끊임없이 뻗어나가고, 연결되며 변화한다. 작가는 이러한 리좀적 사유를 유기적으로 자라나는 뿌리와 같은 잔가지 형상들로 그려낸다. 각각의 선과 색, 형태는 개별적 감각에서 비롯되지만, 화면 위에서 서로 얽히고 포개지며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된 유기적 구조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러한 형상을 지나며 묵묵히 내면의 가장자리를 스치듯 날아간다. 그가 머무는 곳은 언제나 빛이 닿지 않는, 주목받지 못한 감정의 층위이며 그 잔가지는 때로는 외면당하고, 때로는 스스로도 감지하기 어려울 만큼 희미하게 흔들린다. 작가는 그 미세한 진동을 포착하고, 또 한번 붓을 스친다.
작가에게 있어 치유란, 상처나 불완전함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봉합하는 것이 아닌, 그것들이 흘러나오고 자라나는 과정을 자연스럽고 담대하게 마주하는 과정 그 자체다. 그것은 고통을 생명의 증식체이자 또다른 생성의 흐름으로 전환하는 감정의 생장이며, 성숙. 새로운 삶의 형식을 창조해내는 작가만의 예술적 도야이다. - 김가을, 「회복의 선상」
참여작가: 김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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