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당미술관
2016년 2월 3일 ~ 2016년 3월 27일
기당미술관 소장품전 : 촉각적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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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적 회화”는 최근 다시 주목받고 현대추상 계열의 미니멀리즘과 모노크롬, 추상표현주의 경향의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의 공통점은 화면에 형상과 색이 최소화되거나 사라져 가장 단순한 조형미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무의식적인 선이 반복되거나 물감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질감은 시각적인 면보다 촉각적인 감각으로 다가온다. 모더니즘회화는 현실의 대상을 재현(再現)하는 회화의 전통을 거부하면서 비롯되었다. 사실 현대미술이 거부할 수 없는 변화의 길로 들어선 것은 사진의 영향이 크다. 사진의 발명은 직접적으로 회화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때문에 회화는 사진과의 차별을 시도하였으며 자연을 복제하는 “재현”에서 벗어나 외부세계를 향했던 눈을 작가자신 혹은 인간 내면의 세계를 돌렸다.
또 하나의 원인으로 20세기 초에 일어났던 폭력적인 역사적 사건들은 인간문명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극대화 하였다.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는 이성에 의해 형성된 근대문명을 폭력에 의한 인간성 상실의 시대로 규정하고 이는 극복해야하는 대상으로 보았다. 그래서 들뢰즈는 지각하는 것을 지양하고 인간의 감각 회복을 주장한다. 들뢰즈의 주장에 힘입어 미술은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들을 제거할 때 비로소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된다. 객관적 사실들이 배제된 그림은 무엇을 그렸는지 알아 볼 수 없는 추상적 이미지가 된다. 추상미술은 난해하다는 등식관계가 성립되는 이유이다. 이것은 여전히 시각 정보와 지각이라는 시지각적 계산법이 통용되는 인식체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아볼 수 없는 추상미술을 대할 때 비로소 객관적 정보들은 차단되고 직감을 통한 작품 속 근원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진다. 마치 명상을 통한 깨달음에 다가서는 것처럼. 말레비치의 작품 <검은사각형>처럼 회화의 조형요소들이 완전히 제거된 작품들은 더 이상 환원할 수 없는 가장 근원적이며 감각적인 “무념무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제야 비로소 회화는 망막에 도달되는 시각적 현상이 아닌 촉각적인 것이 된다.
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 또한 대상의 외형을 모방․재현해왔던 기존의 전통에서 벗어나 순수한 조형요소(선, 면, 색, 그리고 재료의 물성)에서 이상적 미의 세계를 실현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모더니즘미술이 맹목적 서구사조의 수용과 형식미술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현대미술에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원인은 우선 몇까지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모더니즘미술이 태생적으로 권위와 전통의 부정으로부터 출발하였다는 점에서 근대적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조형성에 있어서 평면성의 강조, 필획에 있어서 감정이입, 단색조의 회화 등은 문인화의 기운생동, 백자의 순수성 등 동양미술에서 기원을 찾아야 할 만큼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모더니즘미술의 형식이 전 세계로 확산된 이후, 점차 그 내용에 있어서는 각 지역의 고유한 전통이 혼융되었던 것처럼 한국 모더니즘미술도 차츰 형식에서 벗어나 한국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실험을 모색하였다. 한국 모더니즘미술의 특징은 수묵추상, 서체추상, 모노크롬 회화 등으로 분화되는 가운데 정신성, 촉각성, 행위성이 강조되었다.
회화에 있어서 “촉각성”은 겹침과 스밈, 튕김 등 작가의 행위에 의해 수반되는 회화의 바탕(캔버스)위에 질료(물감)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촉감으로 회화의 대상이 되는 형상과 색상이라는 이미지의 재현에서 벗어날 때 뚜렷해진다. “촉각성”은 지각을 통한 사유 이전에 작가의 행위를 몸의 감각 즉, 촉각으로 감지할 때 작품 속에 내재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출처 - 기당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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