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갤러리 부산
2016년 1월 4일 ~ 2016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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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부산에서는 2016년 병신년을 맞이하며 가정에 복을 가져다 줄 동물들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구성 된 길상展을 기획한다. ‘아름답고 착한 징조’ 라는 뜻으로 좋은 일이 있을 조짐을 나타내는 길상(吉祥).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동물이나 식물, 해와 달, 별 등에 길상의 의미를 두어 의복이나 장신구,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그림으로 도안화하여 상징적인 의미로 즐겨 사용하였다.
오늘날 이러한 우리 선조들의 풍습과 그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지만 우리의 생활과 기억 속에 여전히 존재하며, 그 중에서도 동물의 여러 가지 상징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술가들은 예로부터 동물을 통해 감정을 투영하여 자신을 대변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그들의 이미지와 상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하며 오늘날 까지도 꾸준히 작업의 소재로 동물을 등장시키고 있다.
1월4일부터 2월13일까지 가나아트부산에서 진행되는 ‘길상-아름답고 착한 징조展’을 통해 동물들이 상징하는 의미만큼이나 다채로운 작가정신과 자신만의 작업방식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길상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고자 한다. 어찌 보면 복을 부르는 돼지나, 악을 쫓는 호랑이 등의 주술적인 이미지는 어떻게 보면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에 지나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동물들을 친구처럼 더 가까이 곁에 두고자 하는 바램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지 않을까…
길상의 동물 중에서도 호랑이는 따듯한 해학과 풍자의 대표적 소재로 우리 민화에 자주 등장해왔다. 민화에 등장하는 우리네 호랑이들은 사납고 험상궂은 모습이 아니라 점잖게 입을 다물고 있거나 혹은 빙그레 웃음을 머금고 있고 때로는 바보처럼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어 다정스럽고 친숙한 느낌을 준다. 유독 우리나라 민화의 호랑이의 모습은 칼이나 창을 쥐고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중국의 수호신이나 불교의 험상궂은 사천왕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며, 세계 어느 민족의 그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나라별 특징은 각기 다른 민족성과 역사 그리고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에 따라 같은 동물이라 할지라도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갖게 되기도 하는데, 부엉이의 경우 외국에서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미네르바)의 새로 불리며 지혜를 상징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흉년을 상징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그 일례다.
길상전의 출품작 중 하나인 홍지연作 ‘사월용호도’ 는 조선시대 민화인 <용호도>를 모티브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화폭의 좌측에는 푸른 용이 우측에는 우람한 호랑이가 등장하는데, 이러한 좌청룡, 우백호의 화면구성은 잡귀의 침범이나 악을 물리치는 벽사용으로 그려졌던 궁중화의 한 장르로, 홍지연의 작품에 등장한 호랑이도 기존의 민화에서 그러하듯 용맹스럽긴 하나 험상궂거나 사나운 얼굴로 묘사되지는 않았다. 또한 여동헌作 ‘시집가는날’ 에서 등장하는 십이지신(十二支神), ‘Let’s Fly’ 에 등장하는 동물들과 어우러지는 호랑이의 모습은 두려움이나 경계의 대상이 아닌 우리의 이웃이나 친구처럼 친근한 모습으로 묘사되어 우리네 민화에서의 다정스러운 호랑이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옹기종기 귀여운 돼지들이 떼지어 사이 좋게 모여있다. 부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도예작가 박정우의 ‘유희적 본능- 돼지시리즈’ 이다. 돼지는 무엇이든 잘 먹고, 잘 자라며 먹는 욕심 외에는 별다른 욕심이 없으며 새끼를 낳으면 한꺼번에 여러 마리를 낳는 이유로 예로부터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신성시 되어왔다. ‘돼지꿈’을 꾸면 복이 들어온다는 길상적인 의미는 나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뇌리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세라믹으로 투박하게 구워낸 뒤 백유약을 바른 뽀얀 백돼지, 당장이라도 복이 굴러들어올 듯한 금빛 돼지와 흑돼지들이 한데 어우러져 관람객을 반긴다.
그 옆에 조그마한 액자 속에는 수탉과 병아리들이 노니는 모습을 담은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박수근의 작품들은 유화를 겹겹이 쌓아 마치 화강암과 같은 질감이 느껴지는 독자적인 화풍이 특징이지만, 이번 전시에서 보여지는 ‘닭과 병아리’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종이 위에 얇게 채색된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전시장 중앙에 들어서면 뒤엉킨 물감 실들이 밀도 있게 쌓아 올려져 동물의 형상을 만들어낸 윤종석 작가의 독특한 페인팅이 시선을 끈다. 작가는 지금껏 주사기에 아크릴물감을 넣어 점을 찍어 일상적인 옷이 여러 형태로 변형된 모습들을 세밀하게 묘사해왔다. 신작에서도 마찬가지로 같은 도구인 주사기를 사용하지만 이번에는 점이 아닌 선으로 마치 실타래가 풀린 듯 물감을 흩뿌려 작업하는 방식으로 여러 동물의 얼굴표정과 특징적인 몸짓을 따듯한 색감으로 그려내었다. 작품 앞으로 다가가 그 실체를 확인할수록 수행과도 같았을 작업의 험난한 과정들이 그려진다.
이렇듯 전시공간에 모인 동물의 가짓수만큼이나 다양한 작가들과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작업방식과 화풍을 공유할 수 있는 2016년 가나아트부산의 첫 번째 전시를 통해서 전시장을 찾는 많은 관람객들이 선조들이 항시 생활 속에서 길상의 의미를 찾고 바랬듯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보다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 좋은 기운들을 담아가기를 바란다.


박성수, 너를 담다, 2.72.7x91cm, oil on canvas, 2015

박형진, 내 개와 나, Acrylic on canvas, 72.7x91cm, 2015

박정우, Antic and Deers, Oil on canvas, 163x130cm, 2012

윤종석, That days, Acrylic on canvas, 97x97cm, 2015

여동헌, Let s Fly-12, Acrylic on canvas, 72.7x90.9cm, 2010

주후식, 바셋하운드, Terra-cotta 산청토, 백자토, 27x100x32cm, 2014

사석원, 경복궁향원정의십장생, Oil on canvas, 194x518cm, 2015
출처 - 가나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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