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9년 4월 2일 ~ 2019년 4월 14일
김남돈 사진전 : 대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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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일평생을 대관령에 기대 산 농부였다. 가파른 비탈에 꼿꼿이 서서, 때론 구릉처럼 낮게 엎드려 쉼 없이 농사일을 했다. 농사일을 안 하는 동안에는 나물을 뜯거나 약초를 캐러 다녔고, 겨울이면 토끼나 꿩을 잡으러 눈 덮인 산을 오르내렸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좀 더 자라서는 아버지를 도와 고랭지 밭에서 배추와 감자를 심었고, 약 치고 거름 주는 일을 거들었다.
장성한 후에 아버지 곁을 떠났지만, 대관령이 바라다 보이는 강릉이 아들의 새 주소지였다. 40여년을 ‘대관령’과 함께 살아온 것이다. 그런 그에게 대관령과 아버지는 서로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이미지다. 아버지를 떠올리면 눈 많고 안개 짙던 대관령의 자연이, 구릉과 비탈밭이 그 배경으로 함께 떠올랐고, 대관령의 자연을 떠올리면 그 풍경 어딘가에 아버지가 서 있거나 엎드려 있었다.
오로지 대관령만을 십 수 년 째 사진에 담아 온 김남돈이 처음 펼쳐 보이는 <대관령>. 그의 사진들 속에서, 대관령의 자연 풍경과 그 땅에 기대 사는 사람들의 노동의 풍경이 이토록이나 조화로이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이 그 때문이다. 흑백사진 속 흰색과 검은색 사이의 무채색들이 왠지 그립고 따스한 정서를 드러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여행자의 시선으로는 쉬이 포착하기 어려운 대관령 풍경의 한 정점이, 김남돈의 <대관령> 속에는 있는 것이다.
“사진을 시작한 이후 나의 발걸음은 언제나 대관령이었다. 추운 대관령에 올라 폭설과 짙은 안개를 마주하고 있으면,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나에게 대관령은 따뜻한 아버지의 대지와 같다. 나도 언젠가는 태어났고 살아온 이곳에 묻힐 것이다. 그 순간까지 아버지와 대관령을 사진으로 담을 것이다.”
사진가 김남돈이 작업노트에 쓴 다짐 글이다. 농부였던 아버지처럼 묵묵히, 앞으로도 사진으로 일구어갈 그의 ‘대관령’ 농사가 또한 궁금하다. 그 첫 번째 산물을 펼쳐 보이는 김남돈 사진전 <대관령>은, 오는 4월 2일부터 류가헌 전시2관에서 열린다.
출처: 사진위주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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