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두들
2015년 11월 27일 ~ 2015년 12월 4일
있거나, 혹은 없거나, acrylic on canvas, 73x92(c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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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감정 혹은 배출되지 못한 생각의 찌꺼기를 해소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무엇인가 끄적인다.
그것은 소통의 기능을 상실한 글이다.
소통의 보편적 수단인 텍스트는 누구에게도 읽힐 일이 없을 때 지극히 자의적으로 쓰였고,
나는 이것이 의미전달 수단이 아닌 일종의 조형기호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일기 속 글자들이 영원히 풀지 못하는 암호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숭고하게 느껴졌다.
이것은 나의 텍스트(언어)를 대하는 태도이자 그림을 그리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그림
머릿속에 떠다니는 의미들을 붙잡아줄 확실한 기표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리만큼 어렵게 느껴진다.
소통할 때 발생하는 틈을 메워 줄 것은 단지 짐작과 추측 뿐 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은 존재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고
나는 불확실한 것에 의존하는 대신 실재하는 나만의 상징을 그린다.
화면 속의 물고기들은 실제 물고기의 성질과는 상관없이 내 인식 속에서 존재의 의지로 대변되는 이미지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우주라는 물에서 방향성을 가지고 흘러가는 모양이라서
‘존재’라는 것은 오롯이 개인의 의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나의 믿음을 표현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불확실의 행성, acrylic on canvas 162x130(cm), 2015
출처 - 갤러리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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