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눈
2017년 4월 7일 ~ 2017년 4월 20일
김도영, <Immanence form 1> mixed media Installation 2016 / 혼합조각. 멱목(幎目, Fabric for Corpse) / variable s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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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들어 아주 가끔 썩은 비린내 같은 냄새가 방에서 날 때가 있다.
사람이 죽어 오래 방치되면 그런 냄새가 나는데
대부분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외로이 살다가 누구에게 도움도 요청하지 못한 체
쪽방에서 외로이 죽음을 맞이하고 며칠 후 방에서 냄새가 나서
방세를 받으러 온 쪽방관리자에게 발견된 죽음이다.
내가 그 비슷한 냄새를 맡은 것은 죽어가는 내 모습이 꿈에서 보이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방 한쪽에서 냄새가 나고 천장에 메어 늘어져
방 한가운데에 쓰러져 죽어가고 있는 나의 방에는 그저 내가 사랑했던
지나간 것들의 형체 없는 기억들로만 가득하고,
나는 티비에 나와 가끔씩 무언가를 외치고 불을 껐다켰다 를 반복 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일주일이상 방안에 나오지 않고 있던 나는 토할 듯 역한
죽음의 냄새가 온몸에 번져 외부와 단절된 체 쪽방관리인 아저씨가
돈을 받으러 오기를 기다린다. 연인도 , 친구도, 매일 보던 편의점 아저씨도
뒷산 등산로에서 마주쳤던 어떤 아저씨도, 내가 매일 오가는 거리의 수많은
모든 사람들도 나의 죽음에 무덤덤한 듯하다.
이 도시에서 저 길가의 나무처럼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가고 있을까.
도시가 싫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떤 사람들의 무관심함이 싫어진다.
가슴이 먹먹하다.
관리아저씨가 오기 전에 다른 누군가 먼저 이 냄새나는 방문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다. -작업노트 中-
2. 2008년 3월 9일 마지막 눈이 내리던 날.
도망치듯 겨우 빠져나온 그 터널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1년 전 파리에서 내게 보내진 편지를 그제 서야 받게 되었고
나는 두 번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할 시작만 있고 끝은 없는 터널에 갇혀버렸다.
“그만 끝내고 싶어” 그때 그 편지의 마지막 문구는 결국 9년 후
오늘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 끝에도 쓰여 지게 되었으나,
나는 그와 달리 아직도 끝내지 못하고 있으며 어떠한 의지도 없이
이 좁고 어두운 터널의 천장만 바라보며 죽고 다시 죽어 가기를 반복하며 누워 있다.
이 어둠에서 나가는 길은 다시 기억 속 시작으로 되돌아가는 길 뿐일까.
그렇다 해도 어둠은 금세 걷히지 않을 듯 싶다.
다시 되돌아가기 위한 진정한 방법을 모색 해보았지만
그러나 통증은 계속 되고 저 멀리 어둠속 흐릿한 소실점과 시선을 마주하며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도저도 아닌 슬픔과 두려움에 젖는 자기향유 뿐이다.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이런 나의 상태는 오래전부터 내재되어 있던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이 어둠 안에서 나를 보존 하는 대신 지금 그리고 이후에도
더 이상은 외부적인 모든 것으로 부터 존재하고 싶지 않다.
니체의 말처럼 가장 좋은 것은 존재 하지 않는 것 이니까. - 2016년 10월13일 -
출처 : 대안공간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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