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동사진미술관
2019년 6월 26일 ~ 2019년 7월 28일
멕시코 메리다 한인이민사 박물관
얼마 전 동네 빵집에 갔더니 빵집 주인 어머니께서 단팥빵 하나를 내밀면서 “오늘이 정부 생긴지 100년이랍니다. 기념으로 빵 하나 드시오.” 따뜻한 미소와 함께 늙은 할머니가 빵 하나를 건넸다. 빵집 주인인 딸이 옆에서 부연 설명을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일’이라고. 아직도 정부수립이 1948년 이승만 정권 탄생부터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동네 빵집할머니한테 그 정신을 한참이나 깨우쳐야하지 않을까.
‘뭉우리돌을 찾아서’ 한 젊은 청년에게서 이 책을 받아들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뭉우리돌’은 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우리말로,<백범일지>에 쓰였다.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된 김구는 일제 순사로부터 “지주가 전답에서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이 상례”라며 고문과 함께 자백을 강요받는다. 그 말을 외려 영광으로 여긴 김구가“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 다짐한데서 제목을 빌었다.> 류가헌 전시
이 전시는 류가헌과 서학동사진관 교류전으로서 일 년에 한 번 씩 치루는 기획전이다. ‘뭉우리돌’과 함께 찾아온 김동우 작가는 반짝이는 눈빛과 우물 속처럼 깊고 맑은 정신을 지닌 듯 했다. 그의 사진 역시 능숙한 기교나 멋을 부리지 않고, 진솔한 마음을 전달하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그는 중국,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아홉 나라 독립운동 흔적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그 후손들을 만나고 그 사연들을 다 기록했다. 비단 아홉 개의 나라 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곳이 유명 관광지도 아닌 구석구석을 훑고 찾아다니는 것은 개인의 힘으로 벅찬 일이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장인환. 전명운 의거지, 쿠바의 독립운동가 임천택, 호근덕, 이윤상의 후손, 중국 상하이 윤봉길 의거지, 상하이 김구 거주지 터, 미국 안창호의 후손, 멕시코 애니깽 농장, 김기창 가게 터, 이종오 묘소,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최재형 가옥 등등. 여기에 다 이름을 열거할 수도 없는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 그들이 적들과 혹은 생존과 목숨 걸고 싸웠던 계곡이며 절벽과 해변의 풍경들. 김동우는 각 처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만나 그 사연을 들으면서 어찌나 꺼이꺼이 울었던 지 나중에는 기가 다 소진해서 사진 찍으러 다니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흔히 다큐멘터리 작가들은 대상과의 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려고 한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이 사진작가는 그들의 삶의 진실 앞에서 존경과 죄책감과 부끄러움 안쓰러움 등을 주체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자기가 하던 직업을 그만두고 사진에 전념한 관계로 그 흔한 자가용차도 없이 무거운 사진 장비를 들고 와서는 다음 작업으로 국내 독립운동 사적지를 찾아 간다고 길을 떠났다. 이번 서학동사진관 전시도 작품운반비등이 필요한 가운데 고민하던 차에 고맙게도 ㈜ 스필(대표 장기헌)이 후원자로 나서 도움을 주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일본, 동남아, 그리고 국내 각지를 돌아다니며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찾아다닐 것이다. 내가 나서지 못하는 길을 대신해서 걸어가는 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그가 공들여 만든 귀중한 사진집 ‘뭉우리돌을 찾아서’를 한 권씩 추천하고 싶다. /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후원: (주)스필
출처: 서학동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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