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18년 10월 17일 ~ 2018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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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작업할 때 듣는 음악은 손 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만학도 브뤼셀 유학시절 현대음악 시간에 알게 된 이 작곡가는 그 당시부터 내 작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음악을 틀어주면 그때부터 수업시간은 나의 드로잉 작업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며 교실 창밖 바람에 흔들리는 진한 빛깔의 나뭇잎을 쳐다보며 빠져든다. 이런 것이 수업이라면 몇 년이고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비록 구두발표 시험 때는 너무 어려운 질문에 최하의 점수를 받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눈물도 나왔다. 모든 것이 정적으로 변하여서 지나간 시간들, 현재의 상념들이 시간상에 줄을 이었다. Arvo Part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때론 혼란할 만큼 격정적이고 자유로웠으며 정수리 위 저 어딘가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영혼의 울림도, 나의 종교적인 신앙심마저 깨우치려 하고 있었다. 어떻게 한 인간이 이러한 영혼의 선율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몇 번이고 반복해 들으면서 내 심연의 어떠한 것들이 위로와 반성과 때론 절망과, 때론 마음의 환희로 이겨내며 끄집어져 나왔다. 난 그것들을 걸러내지 않고 자유롭게 흙으로 주물럭거렸다.
여기, 시간이 흘러 서울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을 가진다. 그 사이 지리적, 환경적 변화를 느끼며 다소 아주 많이 방황했던 나의 중심을 잡아보며 작업한 결과물들. 나는 작업을 하면서 내면을 파헤치는 습관이 생겼다. 우연이 만들어낸 부분도 있다, 그것이 내 지경의 어느 선에서 적절한 조절을 거쳐 만들어지는가... 그러다보면 재미있는 형상이 된다, 그림이 된다. 또한, 어떤 장면( Scene)을 내어 놓기도 한다. 그 순간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때론 식물의 형상을 만들면서/ 그리면서
더 이상 푸릇한 생명력을 가지지 않고 쳐져버린 잎사귀들은 그 형태에 지나간 기억의 형상이 있다. 지나간 형상들은 처절할 정도로 아름답게 지쳐있다,
하지만 식물이 주는 삶에의 본능적 에너지와 유기적인 생명력도 있다. 쳐진 잎사귀를 거꾸로 들어서 보면 다시 위로 자라나고 있는 것같이 보이는 것처럼 죽음과 생명은 둘 다 강하고 아름다우며 공존한다. 죽음을 이긴 식물은 더욱 더 아름답다.
난 두, 세 음으로 일관되게 충만한 울림과 영혼의 자각을 느끼게 해주는 Arvo Part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처럼, 작업을 하는 동안 삶을 살아가는 동안, 내 마음의 울림이 중요함을 느낀다. - 2018년 8월 김명주 작가노트 中
출처 :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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