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1월 26일 ~ 2016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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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LA의 일상에 대한 풍자와 예찬
춥고 고달파 보이는 일군의 사람들이 한 방향을 향해 걷고 있는 벽화. 그 밑에 노숙용 천막을 걷고 나오는 반팔차림의 노숙인은 반대방향을 향한다. 진한 화장의 여인이 사람들의 발치에 누운 채 웃고 있는가 하면, 벨트 목걸이를 목에 건 금발의 여인과 근육질의 남자가 서로를 껴안은 채 마주보고 있다. 둘의 시선이 영화의 한 장면을 캡처한 것처럼 뜨겁다. 해변에서는 섹스돌처럼 풍만한 여자형상의 튜브를 든 사내 앞으로, 튜브와 같은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실제 여성이 지나간다. 맞은편 건물의 짙은 그늘 때문에 보도블록 위를 걷는 수녀들의 옷 빛은 불가해할 정도로 희다. 지하도에 서있는 반라의 남자는 터널 입구의 빛이 후광처럼 빛나지 않더라도 언뜻 예수를 연상케 한다.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이 사진들은 그러나 미국 Los Angeles의 거리 풍경이다. 연출한 사진이 아니라, 그저 거리에서의 관찰과 기다림을 통해 자연스럽게 포착한 이미지들이다. 영화와 연관성이 있다면 그 촬영 지역이 영화의 메카로 불리는 할리우드(Hollywood) 인근이라는 것 뿐이다.
“영화란 일종의 ‘꿈을 파는 산업’이라 생각하는데, LA라는 도시가 바로 그 산업의 거대한 현장이다. 실제로 수많은 영화촬영들이 LA 곳곳의 거리에서 이루어지기도 해서, 일상이 마치 영화 속 장면 같기도 하고 꿈속처럼 기이하거나 몽환적이기도 하다. 10년 넘게 LA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이방인이기도 한 나의 시선으로는 때로 이곳에서의 삶이 꿈인지 생시인지 혼돈될 때가 있다.”
그러한 공간의 실제에 이방인이자 관찰자로서 바라보는 이의 심상을 결합한 결과물인 이 사진들은 사진가 김상진의 작업이다. 00년에 미국으로 이주해 현재 LA중앙일보 사진부 차장으로 있는 김상진은, 이주 이전까지 ㈜디자인하우스의 ‘하우스포토’ 로 일했다. 스튜디오 촬영에서부터 현장취재 촬영에 이르기까지 디자인하우스에서 발행하는 여러 매체들의 시각 이미지를 담당했던 것인데, 지면에 실린 사진들이 사진기자 김상진의 이름을 일반에게 널리 알렸다면 지면에 미처 실리지 못한 사진들은 ‘사진가’로서 김상진을 주변에 각인시켰다. 취재차 촬영을 가서 마음을 끄는 피사체를 만나면 마감을 마쳤음에도 몇 번이고 다시 찾아가곤 하던 근성과, ‘동춘서커스’ B컷 사진들과 같이 매체가 다 품지 못해 남겨진 사진들의 강렬한 인상은 지금도 회자될 정도다.
윌리엄 클라인, 로버트 프랭크 등 그가 사진학도 시절 몹시도 닮고 싶어 했던 사진가들의 활동무대인 미국 땅으로 건너 간 이후에도 김상진은 사진기자로서의 삶 이외에 사진가로서의 삶을 지속했다. Hollywood Boulevard의 ‘stars on walk of fame’ 거리를 찍으면서 본격적으로 LA를 사진에 담기 시작했으며, 미국 전시를 앞두고 한국에서 먼저 선보이는 이번 전시작 ‘홀리우드(Holywood)’는 그 시리즈의 일부다. 제목 홀리우드(Holywood)는 아름다운가 하면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가 하면 슬프고, 또는 ‘영화(할리우드(Hollywood) 같은’ 일상의 풍경에 대한 풍자이자 동시에 아무 것도 아닌 일상의 ‘거룩함’에 대한 예찬을 동시에 품고 있는 조어이다.
김상진은 현재 ‘홀리우드(Holywood)’ 연작 이외에, LA한국이민자들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반추해보는 ‘The Another Korea’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김상진 사진전 <홀리우드(Holywood)>는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1월 26일부터 2주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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