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xx
2023년 4월 27일 ~ 2023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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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플레이어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두 명의 플레이어가 있다. 각자가 지향하는 목적은 다르지만, 이들은 작업의 방법론이 매개가 되어 각각 씨실과 날실처럼 전시를 직조하며 전시장을 하나의 개념적 점유 공간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아날로그적인 게임 형식으로 집단과 개인, 사회의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김수영 작가와 동시대 디지털 기술 안에서 사운드/노이즈를 실험하고 재정의하는 한재석 작가는 작업의 주요 키워드인 알고리즘algorithm을 현저히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며 전시장을 가변적이고 다층적 구조를 지닌 공간으로 구현한다. 두 작가는 알고리즘이 지닌 특성을 작업의 방법론으로 적용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시각적, 촉각적, 청각적 감각을 하나의 장으로 펼쳐 과정과 절차, 그리고 관념의 경계에 관해 실험한다. 《노이즈 게임》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예측 불가능한 결과가 누군가에게는 물리적 방식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물리적인 방식의 작품으로 수용되는 것에 주목한다. 물리적 속성이 강한 김수영의 작품은 시각적, 촉각적 경험을 만족시키며 익숙한 보드게임의 형식으로 등장하고, 한재석의 작품은 시각적인 동시에 청각적인 감각을 가시적visible- 비가시적invisible인 순환 구조 안에서 작동시킨다. 《노이즈 게임》은 두 명의 플레이어가 추출한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과 균열이 발생하는 지점을 동시대 예술 언어로 발화하며 물리적, 비물리적 요소로 점유된 공간을 관람자가 유동적이고 다층적으로 감각하기를 제안한다.
노이즈 게임
한재석은 공간의 물리적 속성을 이용해 노이즈를 수집하고 비물질적인 질료, 즉 사운드의 구조를 구축하고 시각화하는 실험을 한다. 전시 공간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탐구한 작품 <howling hive II>(2023)는 전시장에서 수집한 화이트 노이즈를 사운드와 설치로 변환한 작품으로, 이미 수집되어 편집(작곡)된 사운드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노이즈가 중첩되어 변주를 거듭하고 이는 그로테스크한 몸통을 매개로 공간을 점유한다. <noise cancelling>(2023) 시리즈에서는 AI로 추출한 이미지와 <howling hive II>(2023)의 사운드를 결합함으로써 대상이 지닌 속성을 확장 시키고 이미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는 지점을 주목한다. 또 다른 작품 <cosmic ray>(2022)는 사운드를 시각화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사운드의 데이터가 가시적으로 전환되어 시각적 노이즈를 발생시킨다. 전시 작품은 모두 노이즈를 매개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공간을 아우르며 부유하는 울림과 움직임은 전시장을 낯선 방식으로 감각하게 하고 다양한 레이어가 있는 공간을 창출한다. 결국,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인 형태로 치환하는 과정에서 소리는 물질을 점유하고 물질은 공간을 점유하고 공간은 소리를 점유하는 순환의 구조가 구축되고, 이는 속성properties이 아닌 대상object으로써 노이즈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김수영은 사회 안에서 개인과 집단의 메커니즘을 가변적 조건 안에서 시각 언어로 구현한다. 작품 <유형 연구>(2023) 시리즈는 사회 구조와 환경에서 발견한 메커니즘을 분석해 상징적 기호 이미지로 시각화하고, <2022.01.11.>(2022)과 <P to B(Place to Belong)>(2023)에서는 개인과 집단의 관계와 역할을 게임의 형식을 빌려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이 시리즈는 보드게임의 알고리즘을 차용해 개인-집단(사회), 사적 영역-공적 영역 안에서 젊은 세대가 느끼는 양가적 감정과 자신의 위치, 타인과의 관계에 관한 고민을 게임의 규칙으로 함축하고 있다. 2인의 참여가 가능한 이 게임은 작가가 정한 매뉴얼에 따라 플레이하는 것으로 관람자가 작품에 직접 개입하게 되는데, 이때 전시 관람의 주체가 창작자의 일부가 되어 역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기존 질서의 균형을 깨뜨리는 전복이 발생한다. 김수영은 이 과정에서 때로는 휘발되고 때로는 기록되는 궤적을 추적하고 분석해 새로운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또 다른 규칙과 움직임을 좇으며 작업을 확장한다.
무작위의 질서
노이즈와 게임은 공통적으로 무작위성을 갖는다. 노이즈는 랜덤함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로 존재하고 게임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이 무작위성은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질 때 일종의 통계가 생기며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시점이 도래하게 된다. 즉, 무작위 안에서 질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명확한 알고리즘에 의해 아웃풋 되는 결과가 모두 정답일 것 같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것은 우리의 삶처럼 불확실하고 가변적이다. 그 결과는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현재를 반영하고 있으나 이것 또한 개인의 경험에 따라 예측 가능한 지점을 포괄하기도 한다. 이러한 무작위성을 기저에 두고 마치 플레이하듯 작업의 알고리즘을 실험한 김수영, 한재석의 《노이즈 게임》은 전시라는 객관적 조건 안에서 보드게임으로, 사운드로 그 형식을 달리하며 각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드러낸다. 또한, 작업의 메커니즘을 다시 들여다보며 다음 스텝으로 확장할 여지를 모색하고 작가로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 본다.
글. 이상미 (space xx 큐레이터)
작가: 김수영, 한재석
기획: 이상미 (space xx 큐레이터)
출처: space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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