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16년 5월 11일 ~ 2016년 5월 16일
도시의 극, 2016, 각 70x83cm, 종이에 왁스 오일 파스텔
자취의 해석
건축을 디자인 하는 사람의 시각으로 바라본 김영주 작가의 작업은 연필이 지나간 선들과 그것을 다시 지우면서 생겨나는 흔적들의 연결이 지금 우리의 도시문화와 많이 닮아있다. 경제적 또는 사회적 필요라는 집단 최면에 의한 폭력적 파괴와 재생의 행위의 반복 속에 자리한 한국의 도시 건축문화는 그 폭압적 환경 안에서 스스로만의 문화를 구축 하고 있다. 김영주 작가의 작업 또한 종이 위에 그어진 무수한 선들과 그것을 지움으로 재구성 되가는 과정의 중첩 안에서 작품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점이 한국의 도시문화와 미학을 같이한다.
의도된 듯 아닌듯한 과정 속에서 파생된 일련의 흔적들은 긁혀진 역사의 흔적이라는 독자적 언어를 만들어 낸다. 이는 김영주의 작품세계의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기에 앞서 병치된 무대장치로서 시간의 흐름을 중첩적으로 반영하며 다음 과정의 일부로 흡수된다.
앞에 말한 과정들이 남겨진 자취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라면 다음 2막 에서 눈에 띄는 점 은 양감의 입체에 덧입혀진 형태적 접근이다. 그리기와 지움의 고통 속에서 들어내어진 표현들은 다시 수렴되어 선명한 틀 안에서 정렬되고, 수직적으로 자라난 거대한 덩어리들로 확장되어 서로 맞대며 저마다의 힘들을 자랑한다. 마치 우리의 도시환경에서 재형성을 위한 파괴적 행위들이 수직적 오벨리스크의 자기 나르시즘적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것처럼.
피상적 아름다움 아래를 들여다보면 눈에 띄는 것은 견고하게 짜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태의 본질이다. 틀에 예속된 이들이 자라남으로써 팽팽히 당기어져 더욱 선명하고 공고해지는 경계는 스쳐 지나 보이기에는 균형과 조화를 보여주지만 그 내면의 언어는 틀어지고 구부러진 틀 안에서 서로 다른 방향의 뒤엉킴의 고통 속에서 조화미를 노래하려는 듯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영주 작가의 작업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도출된 언어의 동선, 연결성이 표현된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과정은 우리의 자취로 대변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도출된 결과물들은 서로 뒤엉켜 또 다른 과정을 만들어내어 때로는 의도되어지지 않은 결정체들을 토해내며 우리의 삶과 맞대어 끊임없이 마찰되어온다. 김영주 작가의 작업은 그간 간과해온 지루함과 불확실성으로 내게 다가온 ‘과정’ 이라는 명제에 대해 새로운 가치적 입맛을 자극해 주는 이상한 경험을 나에게 선물 해 주고 있다.
이 글을 쓰는 나는 김영주 작가의 세계에서 보여진 ‘과정’들에서 느껴진 감정들을 나열하면서 정해진 학문들 간의 경계의 모호함과 서로 이해 되어지는 공통분모들이 영역이라고 불리어지는 단절감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이러한 느낌은 나로 하여금 더더욱 김영주 작가의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킨다.
ARCHITECTURAL STUDIO ARCH166 이승엽

어느 도시 고고학자의 비가시적, 잠재의식의 형상, 2014, 48x63cm, 종이에 왁스 오일 파스텔

인식불가의 지점, 2014, 70x135cm, 종이에 왁스 오일 파스텔
출처 -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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