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291
2017년 3월 1일 ~ 2017년 3월 12일
공간291에서는 오는 2월 1일(수)부터 김용선 개인전<모범약국 옆 두 번째 빨간 집> 을 갖는다. 작가는 본인이 자랐던 공간을 사진으로 담담히 이야기 한다. 작가에는 일상적인,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금기시 되던 아주 특별한 공간의 이야기를 일상으로 풀어낸다. 전시는 2017년3월 12일(일) 까지며 입장료는 무료다.
작가 노트
모범약국 옆 두 번째 빨간 집
#1
하룻밤에 백만 원을 번 여자는 퇴근하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술을 마시고 있다. 평소 가족이라 생각하는 강아지가 그 옆을 지키고 있다. 여자는 마신 술을 눈물로 빼낸다. 엉엉 울며 평소 가족이라 생각하는 강아지를 끌어안는다. 강아지는 능숙하게 안겨서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고 눈만 끔뻑끔뻑 거린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옆 테이블 남자가 혀를 찬다. 여자는 남자를 보고 오빠라 불렀고 남자는 여자에게 돈을 낸 적이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여자가 술에 취해 강아지를 붙잡고 술주정을 부리는 줄 알고 옆 테이블 남자처럼 혀를 찬다. 원하는 것은 다르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받은 만큼 일하고 낸 돈만큼 누린다.
#2
남동생이 근처로 파견근무를 와서 당분간 청량리나 다른 지방으로 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혹시나 동생이 놀러 왔다가 자기가 이런 곳에서 일하는 것을 알아차리면 하면 무슨 사달이 날 지 모른다고. 집에선 일반 회사에 다니는 줄 안다고도 했다. 누구는 일하다가 자기 아버지가 골목을 기웃거리는 것을 봤다고 했다. 깜짝 놀라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양손으로 얼굴만 가리고 있었다고 했다. 아버지가 이곳에 오는 것보다 자신이 여기서 일하는 것을 아는 게 더 두렵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모두가 큰일 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가족이 이곳을 찾는 걸 문제 삼지 않았다.
#3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사는 선임들과 휴가가 겹쳐 함께 술 한 잔 기울였다. 거나하게 취한 선임들은 살이 당긴다며 사창가로 향했다. 술 취한 차에 날 태우고 홍등가 골목을 빙빙 돌며 누가 마음에 드는지 골라보라며 농을 던졌다. 창밖에 있는 가게가 바로 우리 집이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혹여나 누나들이 날 알아볼까 봐 얼굴을 숨기기에 바빴다. 그 순간 목구멍으로 이물감이 차올랐다. 매일 드나들던 곳인데 와선 안 될 곳을 온 것처럼 느껴졌다. 매일 보던 누나들의 얼굴이 그렇게 낯설어 보이긴 그 날이 처음이었다.
우리 집 이야기를 하면 나는 이곳의 내부자가 된다. 딱 그만큼이다. 우리 집은 내부자와 외부인으로 갈라놓아야만 설명이 가능한 곳. 수없이 입에 오르내리면서 닳을 대로 닳아버린 미지의 세계. 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눈을 흘겨야만 확인할 수 있는 곳. 아니, 그러고 싶은 곳. 그렇게 두고 싶은 곳.
나는 이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비밀로 간직해야 한다. 나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비밀을 가슴 한편에 두고 혹여나 누가 알아차릴까 매번 빙판길을 걷는 듯했다. 내가 가진 비밀은 무엇인가. 내게 비밀을 말해 준 자는 아무도 없었다.
오프닝: 2017년 3월 1일 (수) 저녁 6시 30분
전시주최: 협동조합사진공방
출처 : 공간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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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2:00 - 18:00
수요일 12:00 - 18:00
목요일 12:00 - 18:00
금요일 12:00 - 18:00
토요일 12:00 - 18:00
일요일 12:00 - 18:00
휴관: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