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17년 11월 8일 ~ 2017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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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의 그림책
그림책이라는 장르는 그림과 글의 경중이 따로 없다. 내러티브 자체가 곧 형식이 되기도 한다. 단순히 책의 컨텐츠에 맞는 그림 스타일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니라 내러티브 자체가 책의 형식, 오브젝트, 물성으로서의 형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것에 관심이 많다. 그림책으로만 보여줄 수 있는 어떤 형식이 있다고 본다. ‘하이드와 나’가 그 구현을 위해 노력했던 작품이다. 책이라는 것은 2D라는 지면 위에 글과 그림을 새기지만 ‘하이드와 나’ 같은 경우는 세워 놓을 수도, 접을 수도, 또 펼칠 수 도 있는 책이라는 물성을 극대화시킨 3D 오브젝트로 완성되길 바랐다. 나의 테마를 그림책 그 자체의 물성으로 함축해내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었고 그게 그림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책의 물성의 아름다움을 더 고려하게 된데는 출판시장의 축소와 변화가 나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지난 수년간 사람들이 더 이상 책을 읽지 않고 사지도 않는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왔다. 현시점으로 볼 때, 책이라는 매체의 양적으로의 진화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앞으로의 책은 이전의 시대보다는 다양한 형식의 책을 즐기려는 독자들을 위해 진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중 한 줄기가 책의 내용과 더불어 물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복고적 경향이다. 과거의 책은 대중적인 매체가 아닌 귀한 존재로 오래 보존하기 위해 가죽으로 씌우는 등 고급 장정의 책이 많았다. 요즘은 과거와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오브젝트 그 자체로 아름다운 책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 독자층이 분명히 있고, 『하이드와 나』는 내용을 떠나서 이런 독자들을 위해 디자인부터 제책의 과정까지 세심하게 고려된 책이다. 앞으로도 어린이 책과 아티스트북 작업을 병행하며 내용과 형식이 아름답게 조화된 그림책을 계속 만들고 싶은 바램이 있다.
김지민 Jimin Kim
한국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 영국으로 유학, 킹스턴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석사과정을 공부했습니다. 졸업 작품으로 만든 책, 하이드와 나 (Hyde & Seek)가 한솔수북에서 출간되었고, 현재 두번째 책, The Seven Hours Itch를 핸드바인딩 아티스트 북으로 출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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