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포토스페이스
2017년 4월 24일 ~ 2017년 6월 27일
ⓒ김진희, She, 말을 했지만, Embroidery on Digital Pigment Print, 122x96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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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맞이 할 때까지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처럼 우리는 혼자서 삶을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의 관계를 통해 삶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이같이 관계는 개인의 삶을 유지하고 변화시키지만 그 과정 속에 일어나는 갈등과 충돌의 상처 또한 피할 수 없게 한다. 상처는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돌발적으로 발생하며 고통을 수반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동안 누구도 피해갈 수는 없다. 김진희는 불현듯 찾아온 상처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치유하는 과정을 《Ob-La-Di, Ob-La-Da》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She>(2014), <April>(2014-2017), <Labor of Love>(2016-2017) 시리즈를 통해 표상화한다.
<She>는 타인이 가진 상처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긴 시간 동안 이루어졌음에도 결코 서로에게 같은 크기로 공감 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친 작가의 경험을 대변한다. 이것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역설의 시간임과 동시에 스스로의 상처를 이겨내야 하는 개개인을 마주하는 순간이 된다. 김진희는 이때 마주하게 된 대상에 대한 존중을 어떠한 목적도 가지지 않는 포트레이트로 연출한다. 그리고 상대가 건넨 편지와 대화 속에서 문장을 발췌하고, 번역기를 거쳐 그 맥락에서 퇴색된 단어를 사진 위에 자수를 놓음으로써 온전히 전달될 수 없는 내면을 다시 한번 더 환기시킨다.
<April>은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진도의 풍경을 통해 개인의 영역이 아닌 사회적 영역으로 상처의 범위를 확장한다. 사고가 일어난 직후 진행되었던 <April>에서 김진희는 풍경 안에 있는 상처의 표상들 위에 밝고 아름다운 도형과 패턴들로 자수를 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수 아래에 있는 장소는 집단의 기억을 반복시키는 상처의 매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로 인해 어떠한 노력에도 상처의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 시기 진도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 과정은 기억이 상처를 계속해서 상기시키도록 부여한 일종의 장치이기도 하다. 김진희는 바늘로 뚫고 실로 덮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자수가 완성되는 일련의 작업 과정으로 상처 역시 기억과 마주하고, 반복함으로써 치유되고 극복 할 수 있다는 신념을 내려놓지 않는다.
<Labor of Love>에서 작가는 그동안 해외에서 수집한 빈티지 엽서들을 촬영하고 엽서에 남겨진 글귀를 재배치함으로써 불특정 다수를 향한 안부를 전한다. 전작과는 달리 단일사물을 촬영한 이 작업에서 빈티지 엽서는 수신자와 발신자라는 관계 설정을 통해 보다 긴밀한 사적 물건이 된다. 익명의 가게에서 판매된 엽서는 주인의 손에서 제3자의 손으로 옮겨감과 동시에 본래 담겨있던 기억과 추억이 탈맥락화 되어버린다. 하지만 엽서를 주고받았던 두 사람의 관계가 만들어낸 진심의 흔적이 여전히 그 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김진희는 자신의 노동을 더한 바느질을 통해 표현한다.
사진은 분명 실제를 기록하고 증명하지만 객관화 될 수 없는 인간의 삶과 상처, 감정을 담아낼 수 없는 영역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한계 앞에서 김진희는 바느질이라는 수공적인 개입을 시도함으로써 사진 매체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행위는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생겨난 상처가 삶의 일부가 되고, 상처가 남긴 상흔이 지속적 삶을 만들어 내는 인생의 과정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제는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는 밴드, 비틀즈의 곡 ‘Ob-La-Di, Ob-La-Da’는 본래 나이지리아 부족의 언어로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의미처럼 김진희는 자신의 행위와 작업의 완성을 통해 삶이란 것은 상처와 치유의 반복 안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BMW포토스페이스에서 개최하는 김진희 작가의 개인전 <Ob-La-Di, Ob-La-Da>는 4월 24일부터 6월 27일까지 진행된다.
출처 : BMW포토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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