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2016년 3월 21일 ~ 2016년 4월 16일
월리가 찾아라 start 방배역_종이에 드로잉_29x21cm(부분 컷), 2016

나는 짧지만 다채롭고 강렬한 거리 위 불특정다수와의 만남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으면서도 규칙적인 기차의 움직임과 상반되게 사람들의 자유로운 활동이 이루어지는 지하철을 작업 장소로 삼았다.
특히 여러 지하철 중 유일하게 순환하는 2호선은 시작점으로부터 출발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게 하나의 거대한 부루마블(보드게임)지도 같았다. 이 부루마블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목적지만을 바라보며 가게 된다. 열리고 닫히고, 내리고 들어오고, 익숙하고 평범한 풍경과 함께
이 익숙함에 특별함을 더하고자 2호선 부루마블 게임자가 되어 순환선 43개 정거장을 모든 목적지 삼아 내리기로 했다. <여기에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고 한 정거장씩 이동하며 조금 긴 시간, 약간의 운동과 노동의 중간 지점을 동반한 무모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순환선 정거장에 모두 발을 내딛으므로, 지나치기만 해서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곳에 방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순환선 일주가 시작되었고(외선 순환, 내선 순환 정반대로 한 번씩. 한 바퀴당 45.5km) 나는 이 여정을 통해 월리가 되어보기로 했다.
원색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흔치 않은 아이템인 녹색 옷을 입고 녹색 지하철을 탄 월리가 되어 다양한 녹색을 찾고 기록하는 것이다.
빨간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고 군중 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찾기를 기다리며 숨어 있는 월리가 아닌, 나와 공통된 색상을 지닌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녹색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은 능동적인 월리. '월리를 찾아라'가 아닌 '월리가 찾아라'가 된 것이다.
어떤 역에서는 다음 열차까지의 간격인 4~5분 동안 11가지의 아이템을 발견하기도 했고(잭팟!) 그러나 어느 역에서는 열차 3대를 보내면서 겨우 1명을 발견하기도 했다. (발견할 때까지 다음 역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현재의 역에 계속 머무르며 찾는 방식)
작업 초반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리고 이리 저리 승강장을 누비며 돌아다니다 보니 지치기도 했다. 그러나 나중엔 집으로부터 나왔지만 이 길을 따라 다시 집을 향해 전진하는 게 미션 클리어 하는 느낌이 들며 실제로 노는 것처럼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2호선 부루마블'은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일상적 장소를 조금 특별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익숙한 도시를 낯설게 바라보는 나그네가 될 수 있었다.

2호선 부루마블(노선도)_디지털 작업, 29x42cm, 2016

이동에 관한 기록, 종이에 드로잉, 26x19cm, 2013
출처 -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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