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5년 11월 10일 ~ 2015년 11월 16일
1 / 2
작은 동굴 속에 살고 있음에 대하여
예술을 한다는 것, 작업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떤 이에게는 자기자신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세상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것일지 모른다.이 질문은 작업을 하는 이들마다 다양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런데 김춘이 작가는 아마도 작업을 자아를 성찰하는 일로부터 시작한 것 같다. 왜냐하면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선보이는 대부분의 작업들에서는 걸어가고 있는 한 인간의 뒷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 작가는 작업에서 자신을 대신한 한 인간의 형상을 그려내고 이를 통하여 스스로 자아에 대해 뒤돌아 보고 자기 확인을 해 나가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작업 속에서 김춘이 작가가 그려낸 인간의 형상이 걸어가고 있는 뒷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나온 시간과 공간을 암시하기 위한 상징적 구조이며 지나온 인생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기 위한 조형적 어법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의 작업을 자세히 보면 그림 속에 발자국과 같은 명시적인 이미지가 드러나 있지는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자세한 설명을 피한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이지 않은 작은 머리에 커다란 몸집 그리고 두툼한 발을 볼 때 성큼성큼 묵묵하게 거인처럼 걸어가고 있는 뒷모습에서는 무언가 목표를 향해 부단히 걷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그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나타나 있지 않지만 그의 삶을 이어오게 된 근거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작업 과정에서 거친 터치를 사용하여 형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은 어쩌면 바람처럼 형상을 흔들어 놓는 공기의 흐름을 통하여 세상과 섞이거나 구별되는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정체성 마저 알 수 없는 자아의 위치와 이에 개입하는 보이지 않는 힘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이러한 세계 속의 자아의 형상에 대해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로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작가는 세상에 잘못 던져진 괴물의 정체성에 연민과 미스터리의 감정을 갖게 된다고도 하였다. 그런데 작가에게 있어서 이 알 수 없는 존재가 숨어들어갈 수 있었던 곳은 작은 동굴이었다. 엄청남 힘과 포텐셜을 갖고 있음에도 괴물은 작은 거인이 되어 동굴 속에 숨어 머물러 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꿈 속 같은 초현실적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는 캔바스 속 회화세계는 그 작은 거인이 평생 살아왔고 지금 머물러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작은 동굴이라는 것은 뒤집어서 보게 되면 그곳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모순과 이상이 교차하고 비현실과 같은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 이 세계는 현대인들을 반인반수의 괴물로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동굴 속 어두움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 모두가 처해 있는 상황일 것이다. 다만 그것을 인식하고 흔들림 속에서도 자기를 확인해 나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무 의식 없이 현실의 세계 속에 속에서 동굴의 어둠에 함몰되어 어떠한 형상도 확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떠한 의식도 의지도 없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작가는 이 동굴과 같은 세계에서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고 자기부정의 몸짓하게 되는 가운데에서도 스스로 자아의 형상을 찾아가고자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묵묵히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이 작은 동굴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발견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 같다. /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2:00 - 18:00
화요일 12:00 - 18:00
수요일 12:00 - 18:00
목요일 12:00 - 18:00
금요일 12:00 - 18:00
토요일 12:00 - 18:00
일요일 12:00 - 18:00
휴관: 없음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