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눈
2018년 8월 23일 ~ 2018년 9월 5일
나기, <How Motoko dreams of Sound>, 캔버스에 유화, 100x80.3cm, 2018 ⓒ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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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①
‘나는 여전히 재활 치료 중. 인간관계를 알고 싶다.‘
인간관계 속에서 사람은 자아를 실현한다. 태초에 다른 사람이 없다면 난 태어나지도 않았으며, 또한 내가 여전히 예술활동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은 든다. 사람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사람은 서로를 보호한다. 사람은 미워하기도 하지만 사람은 사랑을 한다. 그리고 공유하고 서로에게 배운다. 이로서 인간관계는 장단점이 있다는 것은 나는 머리로 분명히 알고 있다.
나는 인간관계를 지식으로 알고 있었을 뿐, 시술받기 이전에 언어 분별력이 0~14%를 밑도는 나는 늘 사람들 주변을 겉돌았고 그들과 피상적인 관계만 맺었다. 타인과 대화하는 것도 즐기지 않아서, 나는 선택적 함구증, 그렇게 일부러 말을 하지 않았다.
전시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나는 의학적 사이보그 수술 이후 6개월 째이고, 나의 언어 분별력은 45%~55%정도로 좋아졌다.
나는 사이보그 애니의 주인공처럼, 바이올렛 에버가든이 ‘사랑’을 알고 싶어하고, 쿠사나기 소령이 ‘나’의 실체를 알고 싶어했다면, 나는 ‘인간관계’를 알고자 작업주제로 삼았다. 본디 ‘사랑’과 ‘우정’같은 것을 지각한다는 것은 지식으로 추론해서 아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감각을 통해 직접적으로 아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사랑과 우정을 포함하는 범주이니, 듣기란 감각이 없었던 나는 누구와 관계의 연결을 느끼지 않았다.
인공와우의 매카니즘 때문에 비록 사람들의 소리는 기계적으로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그들을 더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고, 감각적으로 더 알 수 있지모르며 그들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더욱 다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사이보그 수술을 통해서 감각적으로 연결된 인간관계로의 회귀을 기대해본다. 그러한 관계를 동경해왔다.
추후 재활치료의 5년동안, 내가 수술했던 의미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_나기(작업실에서)
②
‘나는 여전히 재활치료 중. 인간관계의 회복을 꿈꾸며.’
인간관계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서로 맺어지는 연관, 내면적이자 감정적인 인간 대 인간의 관계를 말한다. 재활치료는 개인의 신체 기능이 적정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을 목표로 두고 있지만, 나는 또 하나의 목표에 인간관계의 회복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내 재활치료는 계속 듣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보그 수술(인공와우)을 받았던 의미가 없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는 계속 들어야만 하지만, 사람들과 피상적인 관계만 맺어왔던 나에게 이것은 꽤나 시련이었다. 재활치료 때문에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되돌아보았다. 이것이 내가 미시적으로 느껴지는 인간관계를 탐구하기로 결정한 시발점이다.
나는 인간관계를 굉장하다고 여겨본 적은 없다. 그저 여타 사이보그 애니 속의 주인공들이 ‘사랑’이란 감정이나, ‘나’의 실체를 알고 싶어하듯이 나는 ‘인간관계’를 몰라서 알고 싶을 뿐이다. 그것은 감각과 이치를 넘어서 아는 것이라 지식으로 추론하기가 어려웠다.
인간관계란 의문에 대하여 내 스스로가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것을, 이번전시 <재활치료 중>에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를 치루지만 나는 아직도 인간관계를 모르며 탐사하는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인간관계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현재 내가 깨달은 것은, 나도 나름대로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었고, 최선을 다했으며, 사람들과 좋은 인간 관계를 맺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정작 나는 그보다 훨씬 더 제일 중요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 내가 나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내 스스로를 사이보그라고 칭하는 것은, 자부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와의 멋진 관계를 위한 첫걸음이다. 글_나기(작업실에서)
출처 : 대안공간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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