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컬렉션
2024년 10월 25일 ~ 2024년 12월 21일
나는 너를 보고 있는 하늘의 눈이다
이성휘
하이트컬렉션은 2024년 젊은작가전으로 《나는 너를 보고 있는 하늘의 눈이다》를 개최한다.1 참여작가 강민서, 김규리, 김동우, 배한솔, 송지유, 전지홍, 최희수, 홍수진은 모두 1990년대 초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들이며, 전시는 여덟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서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들이 세계를 어떻게 사유하고, 욕망하고, 또 어떻게 세계로부터 침잠하는지 그 일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작가들이 속하는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는 젠지(Gen.Z), 주머(zoomer), i세대 등으로도 불리는데, 이들은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전혀 모르는 최초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서, 유년기부터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자유롭게 접하며, 온/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넘나들면서 정보와의 무한한 연결 가능성을 경험하며 성장했다.2 밈, 유튜브, 틱톡 영상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손쉽게 다룰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과거 어느 세대보다 많은 발언권을 가진 듯하나, 현실세계에서는 자신들의 힘이 위축되었다고 느낀다. 또 윗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여러 가지 당면 문제들, 이를테면 기후위기, 전쟁과 폭력, 인종차별, 젠더 불평등, 정치체제의 실패, 부동산 소유나 부의 축적 가능성이 희박해진 현실 같은 문제들에 비관적이다.3 그러나 세계에 대한 상당한 비애감 속에서도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들은 세계와 자신들의 관계를 정립하는 방법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모색해 나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이 세계에 대한 주도권을 탈환하는 과정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이번 전시는 여덟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서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들이 세계를 향해 투사하는 비판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시선과 그 출발점이 되는 이들만의 내밀한 사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여덟 명의 작가들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해석하는 방식 등에서 서로 중첩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강민서와 김동우는 각각 현실과 허구, 가상과 실재가 모호하게 혼재된, 그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서사의 발전 가능성과 생명이나 인간 존재의 형태를 탐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강민서가 신화적 존재를 그의 공상이나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서사를 갖는 이미지로 재창조한다면, 김동우는 가상-현실의 관계에 천착하면서 이 경계에서 인간의 존재론적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에 몰두한다. 김규리와 전지홍의 작업은 시공간에 대한 개인의 경험과 기억을 다층적이면서도 비선형적인 서사로 구성한다. 이들에게 세계의 의미는 과거와 현재가 공간상에서 혼재하면서 구성되는 것이다. 배한솔과 홍수진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진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만연한 동시대 현실에 탑재되어 있는 불확실성과 정보 왜곡, 믿음과 신념의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진실과 허구에 대한 믿음이나 사회적 구조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다양한 리소스를 활용한 영상 작업을 통해서 시도한다. 송지유와 최희수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을 이미지로 포착해내려는 시도를 한다. 이들의 호기심은 개인적 차원에서 시작되고 발전되지만, 젠더, 정치, 사회, 역사의 여러 문제들과 겹쳐지는 것들이기도 하다.
......
한편, 이 전시의 작품들에는 ‘눈’ 이미지나 ‘눈’이 상징하는 힘을 의미하는 모티프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강민서나 김동우는 직접적으로 눈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으며, 김규리, 전지홍의 작업에는 각각 주체의 시선에 대한 고민과 해법이 담겨 있다. 송지유, 최희수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갖고 세계에 대한 내밀한 감각을 시각화한다. 이들은 세계를 향한 우리의 감각과 경험이 시각적인 것을 초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배한솔과 홍수진의 영상은 전지적 시점의 권력과 시스템이 세계를 어떻게 왜곡하고 기만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어떤 측면에서 이번 전시는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가 직면한 세계에 대한 불안과 혼란, 그리고 그 속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거나, 아니면 세계로부터 침잠해버리는 태도를 반영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은 디지털 세계에서 무한한 연결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를 통해 획득한 권한과 발언권이 직접적으로 세계를 움직일 수 있게 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도와 좌절이 필연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가 당면한 문제들과 비애감은 윗세대로부터 출발하였고, 우리 모두 동시대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쪽의 과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 우리는 작금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보이지 않게 흐르는 자본이 우리의 삶과 예술을 어떤 지경으로 변화시키는지, 또 이미지와 데이터가 순환하고 확산되는 과정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하며,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미디어에 잠식되지 않는 미학적 실천과 상상력은 무엇인지 시지프스처럼 거듭 실패하고 노력해야 한다.
참여작가: 강민서, 김규리, 김동우, 배한솔, 송지유, 전지홍, 최희수, 홍수진
주최: 하이트문화재단
출처: 하이트컬렉션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2:00 - 18:00
수요일 12:00 - 18:00
목요일 12:00 - 18:00
금요일 12:00 - 18:00
토요일 12:00 - 18: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