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11월 22일 ~ 2016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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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풍경 속의 어떤 ‘긴장’
마당에는 장독대가 ‘있었’고, 그 옆으로 나무들이 ‘있었’다. 비스듬한 슬레이트 지붕. 그 지붕의 골을 타고 빗물이 처마에 주렴을 ‘드리웠을’ 것이다.
모두가 과거형으로만 형용되는 집. 버려진 빈집들. 안방 벽에는 아직도 주인의 몸피를 가늠할 수 있는 옷이 걸려 있고, 금방 다시 꺼내 쓰일 듯 한 칫솔도 꽂혀 있지만 그 사물들 역시 버려진 빈 집들의 ‘버려지고 비어있음’ 을 강조할 뿐이다. 자리와 흔적은 남아있는데, 사람은 없다. 주인 없는 빈 집들이 하나하나 늘면서 마을까지 빈 마을이 되었다.
사진가 김두익은 이렇게 수년 째 버려진 채로인 빈 집과 마을을 오래 홀로 거닐었다. 언뜻 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은 풍경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볼수록 모든 빈 집들의 풍경은 고유했다. 그리고, 빈 집의 흔적과 사람들의 자취를 통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과 그들의 시간을 마주할 수 있었다.
부재하는 삶의 흔적들을 사진으로 엮었다. 한 컷의 필름을 둘로 나누어 연속적인 풍경을 담기도 했고, 전혀 다른 장면을 잇대기도 했다. 그의 사진으로, 지금은 낯설지만 한 때 누군가에게 따뜻하고 정겨웠을 시간은 연장되어 흘렀다.
최광호는 김두익의 사진에서 ‘긴장’을 읽었다. 타인들 속에 혼자 놓였을 때 느끼는 긴장. 수많은 삶들 사이에 외따로 서있는 그 감정을 그도 느낀 적이 있었다. 일본에서 처음 카메라를 잡았을 때 그를 죄어 오던 긴장. 그 때의 낯섦을 기억하며 최광호는 김두익의 ‘낯선 시간’에 자신의 ‘낯선 시간’을 더했다.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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