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11월 15일 ~ 2016년 11월 20일
속도를 줄여야만 보이는 것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 시인의 ‘그 꽃’이란 시다.
사진가 송의준에게는 붉은 꽃들 가운데 외따롭게 핀 노란 꽃, 제 키보다 큰 그림자를 드리운 나무, 보잘 것 없이 떨어져 뒹구는 낙엽 등이 ‘그 꽃’들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느라 급급하던 때에는 보이지 않던 꽃, 그가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사진기를 들고 멈추어 서자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한 꽃들... ‘뷰파인더’라는 새로운 눈이 남들보다 빠르게 더 멀리 가고자 달리느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사진을 통해 삶의 속도를 서서히 늦추고, 무심히 빠르게 지나쳤던 일상의 풍경들을 사진으로 느리게 살피기를 지속했다. 짧은 순간에 포착한 사진들이었지만 거기에는 긴 시간이 담겼다. 이내 쓸모 있음과 없음으로 판가름하여 지워버렸던 것들이 저마다 고유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사진가 최광호의 말처럼 송의준은 사진으로 자신 안에 숨어 있던 ‘감각’을 일깨웠다. 예민하고 섬세하게 반응하지 않았던 것들에도 눈길을 주고,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 동시에, 사진을 통해 비로소 가쁜 숨을 내쉬며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스스로는 부족하다 말하지만, 아직 첫 걸음이고 서툴기에 그의 사진은 꾸밈없이 솔직하고 순수하다.
송의준의 <감속>은 최광호를 중심으로 이어가는 ‘나는 사진하며 이렇게 산다’의 릴레이 전시 중 하나로 11월 15일부터 20일까지 갤러리 류가헌에서 전시된다.
출처 - 사진위주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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