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스페이스 아이디어회관
2024년 8월 20일 ~ 2024년 8월 31일
당신은 무한히 검은 세상에서 설렘만을 느낄 수 있는가?
위동은
현시대 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은 노동, 교육, 의료 부분에서 효율적으로 사용되면서도 특히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딥페이크 기술은 인간의 인식 체계를 뒤흔들어 사기, 명예훼손, 음란물 제조 및 유포 등을 통해 인간을 침해하고 있다.1) 빠른 속도로 발전이 이뤄질수록 AI 기술은 더욱 악용되어 우리를 무방비 상태에 노출시키고 의심할 겨를 없이 공격한다. 2017년,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1942-2018)은 인류 문명사를 종결지을 수 있는 AI의 위험성을 반드시 인지하고 AI 시스템이 인류의 의지를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2) 위협적으로 광대해지는 기술력의 시대 속에서 박지원과 박예원은 《당신은 무한히 검은 세상에서 설렘만을 느낄 수 있는가?》를 통해 인간이 생존을 위해 주체적으로 발휘해야 하는 통제성과 규제력을 제시하고 그것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박지원은 회화와 사진 연작을 통해 통제를 부정적인 것으로만 인식하는 보편적인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긍정적인 개념으로 제시한다. 첫 번째, 《통제된 풍경》(2023-2024)은 사람과 그가 위치시킨 표지판, 장애물 등으로 사물과 기계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공항을 보여준다. 작가는 공항 내에서 인간에 의한 통제가 이뤄지는 장면을 밝게 묘사하며 이용객이 안전과 설렘이란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체계가 필수적으로 작용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와 반대로 질서 시스템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상태를 의미하는 검은 배경은 끝을 알 수 없어 심연에 빠질 듯한 공포감을 유발한다. 이어 일상의 거리를 담은 사진 연작 《암점의 여집합》(2019-)에서 박지원은 작품 중앙에 거대한 암점을 위치시켜 관람객이 관람 시 대개 초점을 두는 중앙의 공간에 어떠한 풍경이 펼쳐지는지 볼 수 없게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평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주변부를 바라보게 하고 시선이 차단된 곳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유도하여 새로운 경험으로 그들을 인도한다.
박예원은 위성 지도 ‘구글 어스(Google Earth)’로 자연 속 획정된 인간의 영역과 사람이 운행한 기계의 흔적을 발견해 캔버스에 담는다. 여기서 인류의 공간은 정원을 포함한 주거 공간, 건물 그리고 도로를 의미한다. 〈구획〉(2024)이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품 내 본연의 상태에서 사람의 구역은 확실한 구획으로 나누어져 인간의 질서를 더욱 뚜렷하게 부각한다. 명확한 영역 구분을 위하여 작가는 실제 지도에 있는 나무의 위치를 재배치했으며 토양의 질감 또한 이질적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트랙터, 트럭 등 탈것의 바큇자국을 포착해 전면적 혹은 부분적으로 새기면서 인간의 자취를 포착한다. “건물과 도로의 건설 그리고 표면 위의 발자국 등 인류가 자연에서 생활하기 위해 행한 최소한의 개입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밝힌 박예원은 조화로운 색감으로 반대의 성격을 공존시켜 인공적인 질서에 대한 무언의 긍정을 표한다.
결과적으로 박지원과 박예원은 공통적으로 기술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 혼재하는 세상에서 인류가 생존을 위해 행하는 통제는 불가피하다고 밝힌다. 더 깊이 살펴보자면 이들은 여전히 인간을 위협적인 세계에서 스스로 규칙을 생성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동적인 존재로 본 것이다. 두 작가의 작품에서 포착한 이러한 인류의 주체성은 실제로 최근 AI 기술의 위험성에 맞서 발휘되면서 그것의 시작점을 알렸다. 2024년 3월 13일, 유럽연합(EU)은 고위험 AI로부터 인간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포괄적 성격의 세계 첫 AI 규제법을 승인했고 이는 향후 다른 국가의 AI 규제 기준을 제시할 것을 예고했다.3) 어떠한 통제도 없는 무한한 과학 기술 발전의 시대, 즉 경계도 인식할 수 없는 검은 세상에서 당신은 여전히 설렘만을 느끼고 있는가?
1) 김민호, 소병수, 「딥페이크의 합리적 규제 방안」, 『토지공법연구』 106 (2024): 228-33.
2) 송원형, 「스티븐 호킹 “AI 때문에 인류 멸종할 수도” 또 ‘AI경고’」, 『조선일보』, 2017년 12월 14일,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4/2017121401129.html (2024년 7월 26일 검색). ; 오원석, 「스티븐 호킹 “AI, 인류 문명 역사 최악의 사건 될 수도」, 『중앙일보』, 2017년 11월 7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088914 (2024년 7월 26일 검색).
3) 박소영, 「미 “AI, 인류 멸종수준 위협될 수도”···EU, AI규제법 첫 통과」, 『중앙일보』, 2024년 3월 14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5003 (2024년 7월 23일 검색). ; 신기섭, 「세계 첫 인공지능 규제법 다음달 발효...‘생체정보 인식’ 전면 금지」, 『한겨례』 , 2024년 5월 23일,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1141557.html (2024년 7월 30일 검색). ; 세계법제정보센터, 「유럽의회, 「AI법」 가결」, 2024년 5월 9일, https://world.moleg.go.kr/web/dta/lgslTrendReadPage.do?CTS_SEQ=52117&AST_SEQ=96&ETC=1 (2024년 7월 25일)
기획‧글‧디자인: 위동은
작가: 박지원, 박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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