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9년 11월 23일 ~ 2020년 7월 5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를 11월 23일부터 2020년 7월 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과 과천에서 개최한다.
제니 홀저(Jenny Holzer, 1950-)는 40여 년간 텍스트(text)를 매개로 사회와 개인, 정치적 주제를 다뤄 온 세계적인 개념미술가이다. 2017년부터 약 3년간 진행된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는 서울관 내 서울박스와 로비, 과천관 야외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신작으로 제니 홀저 작품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제니 홀저는 격언, 속담 혹은 잠언과 같은 형식으로 역사 및 정치적 담론, 사회 문제를 주제로 자신이 쓴 경구들(Truisms)을 뉴욕 거리에 게시하면서 텍스트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작가는 티셔츠, 모자, 명판 등과 같은 일상 사물에서부터 석조물, 전자기기, 건축물, 그리고 자연 풍경 등에 언어를 투사하는 초대형 프로젝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여 공공장소에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홀저는 1990년 제44회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을 대표하는 첫 여성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같은 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후 구겐하임 미술관(뉴욕, 빌바오), 휘트니 미술관, 루브르 아부다비, 뉴욕 7 월드 트레이드 센터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및 공공장소에서 작업을 선보였다.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에서는 포스터, LED 사인, 돌 조각 등 작가의 가장 잘 알려진 매체들로 구성된 작품 3점을 미술관 실내·외 공간에서 함께 선보인다. 언어를 매체로 탐구하기 시작한 홀저의 초기 작품 <경구들(Truisms)>(1977-79)과 <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s)>(1977-82) 포스터는 서울관 로비 벽면에 1000장이 넘는 포스터 설치로 구현되었다. 이 작품은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어조로 작성된 제니 홀저의 <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s)>(1979-1982) 시리즈 25개 중 각기 다른 색상으로 구현한 12가지 포스터와, <경구들(Truisms)>(1977~1979) 시리즈에서 발췌한 문장 240개를 인쇄한 포스터로 이루어졌다. 구조적이고 함축적인 작가의 언어를 적절하게 해석하고 담아내기 위해 한유주(소설가, 번역가)를 비롯한 전문 번역가들이 번역에 공동 참여했고, 안상수(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PaTI, 날개)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들의 협업을 통해 홀저의 <경구들> 포스터가 최초로 한글로 선보인다.
이 포스터 외에도 과천관의 석조 다리 위에는 작가가 선정한 11개의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을 영구적으로 새긴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미술관과 자연경관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이 작품은 관람객들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일상 속 사유의 시간을 마주하게 한다.
서울박스에는 이번 프로젝트와 동명의 신작이자 최초로 국문과 영문 텍스트를 함께 선보이는 기념비적인 로봇 LED 사인 <당신을 위하여(FOR YOU)>(2019)가 설치되었다. 길이 6.4m의 직사각형 기둥의 네 면을 둘러싼 LED 화면 위로 작가가 선정한 문학 작품들의 텍스트가 흘러간다. 김혜순, 한강, 에밀리 정민 윤(Emily Jungmin Yoon),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 호진 아지즈(Hawzhin Azeez) 등 현대 문학가 5명의 작품이 함께 선보이며 이를 통해 여성 화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한다. 약 16m 높이 천장에 매달린 사각기둥은 서울박스 공간에 맞춰 구현된 로봇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속도로 위아래로 움직인다. <당신을 위하여(FOR YOU)>에 제시된 내러티브들은 역사적 비극, 재앙 혹은 사회적 참상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이들의 생각을 추적하며 미술관을 공감과 대립, 소통과 회복의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에서는 <당신을 위하여>,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2점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발전을 위해 2011년 발족한 경영인 모임으로 매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뉴미디어 작품 수집을 지원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는 2012년 문경원&전준호의 <News from Nowhere>, 2018년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의 <Liquidity Inc>, 에이샤-리사 아틸라(Eija-Liisa Ahtila)의 <Horizontal-Vaakasuora> 등을 미술관에 기증한 바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영화 제작자 클라우디아 뮬러(Claudia Müller)의 다큐멘터리 두 편이 서울관 필름앤비디오(MFV)에서 상영된다. 홀저의 작가 여정을 추적한 <어바웃 제니 홀저(About Jenny Holzer)>(2011), 그리고 작품 세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었던 다른 여성 작가들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Women Artists: Jenny Holzer)>(2017)를 함께 상영한다. 영화 상영 외에도 학예사, 미술비평가, 문학비평가 등 전문가와 함께 하는 대화 행사가 전시 기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왕성한 활동 중인 제니 홀저가 최초로 한국어를 활용한 신작을 선보이는 기념비적인 전시”라며, “미술관 공간에 맞추어 특별히 커미션 제작된 작품들은 국내․외 관객들에게 현대 미술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작품소개

<경구들>(1977–79)로부터, 2019, 종이에 오프셋 인쇄 포스터, 88.3 x 58.1 cm, each
<선동적 에세이>(1979–82)로부터, 2019, 유색 종이에 오프셋 인쇄 포스터, 43.2 x 43.2 cm, each
Exhibition view: MMCA Commissioned Project FOR YOU: Jenny Holzer,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2019
© 2019 Jenny Holzer, member Artists Rights Society (ARS), NY/ Society of artist copyright of Korea (SACK), Seoul
<경구들(TRUISMS)>(1977–79)
제니 홀저의 <경구들(Truisms)>(1977-79) 시리즈는 240여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현존하는 경구(aphorism), 격언(maxim), 상투적인 문구(clichés)의 형식을 차용한다. 이 시리즈는 1977년 홀저가 참여했던 휘트니 미술관 독립연구프로그램(Independent Study Program)에서 론 클락(Ron Clark)이 제공한 추천 도서 목록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각각의 문장은 복잡하고 어려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아이디어를 간결하고 직접적인 발언으로 정제하여 표현하고, 그 어떤 입장도 고수하지 않은 채 사회적 믿음, 관습, 그리고 진실을 탐구한다. 알파벳 순으로 나열된 <경구들(Truisms)>의 문구들은 뉴욕 맨하탄 거리에 익명의 포스터 형식으로 처음 배포되었으며 이후 티셔츠, 모자, 전광판, 돌 조각, 바닥 및 벤치 등에 새겨졌다.
<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S)>(1979–82)
<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s)>(1979-82)는 각각 100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에세이 컬렉션이다. 색지에 인쇄되어 맨하탄 도심에 부착되었던 이 글들은 홀저가 정치, 유토피아, 예술, 종교에 관한 글과 선언문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각 글의 어조는 선언문의 형식을 차용해 단호하며 특정한 입장을 지지한다. 홀저는 글을 읽는 독자가 개인의 성격으로부터 분리된 이데올로기만을 가늠할 수 있도록 그녀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익명으로 글들을 제시한다. 이 글들을 통해 우리는 사회 변화의 필요성, 대중조작의 가능성, 그리고 혁명을 위한 조건들을 고민하게 된다.
<경구들(Truisms)>과 <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s)>은 관람객이 미술관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용 공간인 1층 로비의 거대한 벽면에 설치되며, 작가의 <경구들> 시리즈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국문으로 번역되었으며 최초로 한글로 구현된 포스터를 선보인다.

<당신을 위하여>, 2019, 로봇 LED 사인, 640.1 x 12.7 x 12.7 cm
텍스트: 김혜순, 한강, 에밀리 정민 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호진 아지즈의 글 발췌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의 커미션으로 제작
Exhibition view: MMCA Commissioned Project FOR YOU: Jenny Holzer,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2019
© 2019 Jenny Holzer, member Artists Rights Society (ARS), NY/ Society of artist copyright of Korea(SACK), Seoul
FOR YOU, 2019
Text: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 2016) 중 “질식” © 2016 by Munhaksilhumsil. Used with permission of the author
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제니 홀저는 주로 본인이 직접 작성한 13개의 텍스트 시리즈를 통해 작품을 선보였으며 1990년대부터는 역사적이고 기록화 된 자료를 차용하여 작업했다. 2001년부터는 헨리 콜(Henri Cole), 비스와바 심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 엘프리데 옐리네크(Elfriede Jelinek), 안나 스위르(Anna Świrszczyńska)와 같은 문학가들의 시와 산문을 차용하여 작품을 제작하였다. 또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련된 기밀 해제 정부 문서, FBI 이메일, 전쟁에 참가한 병사들 혹은 역사적 비극에 희생된 피해자들의 증언 등을 작품의 텍스트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전 세계의 고통 받고 있는 개개인의 목소리, 증언을 수집하기 위해 국제인권감시단(Human Rights Watch),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the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등을 포함한 비영리 단체들과 협력하기도 했다. 홀저는 지속적으로 특권층의 권력남용, 사회적 불평등, 소외된 이들의 슬픔 그리고 소수의 용기 있는 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기념비적 로봇 LED 사인 신작 <당신을 위하여(FOR YOU)>에서는 김혜순, 한강, 에밀리 정민 윤(Emily Jungmin Yoon),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 호진 아지즈(Hawzhin Azeez)등 다섯 명의 현대 여성 문학가의 글을 함께 선보인다. 작가의 글을 통해 차용된 ‘여성’ 화자들의 목소리는 전쟁의 폭력, 정치적 억압, 혹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으로 인해 인권을 유린당한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역사와 사회적 비극을 직접 겪거나 목도한 이들, 혹은 그 기억과 기록을 추적하는 화자의 서술을 통해 미술관을 공감과 치유, 소통과 회복을 촉구하는 공공의 장으로 변화시킨다.
책 출처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 중 “질식”에서 발췌 © 2016 문학실험실. 작가 사용 허가. 영문판 최돈미 번역 © 2018 최돈미.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중 "거울 저편의 겨울 11" 발췌 © 2013 문학과지성사. 영문판 데보라 스미스와 소피 바우만 번역(미출간) © 2018 데보라 스미스, 소피 바우만.
에밀리 정민 윤, 『A Cruelty Special to Our Species(우리 종에 대한 잔혹함)』에서 발췌 © 2018 에밀리 정민 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The Unwomanly Face of War)』에서 발췌, 영문판 리차드 피비어와 라리사 볼로혼스키 번역 © 2017 펭귄 랜덤 하우스.
호진 아지즈, 웹사이트 블로그 포스팅 일부 발췌 © 2016-18 호진 아지즈.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2019, 석조 난간 조각, 텍스트 : <경구들>, 1977-79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의 커미션으로 제작
Detail of Selections from Truisms, 2019
Engraved stone railing
Text: Truisms, 1977–79
© 2019 Jenny Holzer, member Artists Rights Society (ARS), NY/ Society of artist copyright of Korea (SACK), Seoul
MMCA Commissioned Project FOR YOU: Jenny Holzer,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2019
홀저는 1986년부터 대리석, 화강암과 같은 자연석으로 제작된 석재 벤치와 석관에 글자를 조각하는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도시의 공원이나 공동묘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구조물과 비슷한 석재에 새겨진 그녀의 작품은 일종의 근엄성과 영구성을 내재하며 논의의 공간을 제공한다. 실제 사용되는 사물 혹은 환경적 요소로 그의 작품이 존재하는 것은 관객에게 글을 읽고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와 더불어 예술의 일상화를 실천하는 작업 방식이다. 형형색색의 포스터, 빛과 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LED 사인이나 초대형 라이트 프로젝션과는 달리 석재에 새겨진 홀저의 작품은 부유하는 언어를 영구적인 조각의 형태로 변형시킴으로써 작가의 텍스트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홀저가 언급한 바와 같이, “돌에 새겨진 글자는 만질 수 있고, 차갑고 단단한 촉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으며, 인쇄 매체로 구현된 텍스트와는 전혀 다른 감각을 전달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홀저는 과천의 야외 조각 공원에 위치한 석조 다리 위 난간에 그녀가 선정한 11개의 경구들을 국문과 영문으로 새긴 영구 설치작품 을 선보인다. 미술관을 감싸고 있는 평화롭고 고요한 자연 경관 속에 자리하고 있는 이 다리는 관람객들을 우연히 홀저의 경구와 마주하게 하여 문장의 의미를 되새기는 새로운 사유의 시간으로 안내할 것이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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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0:00 - 18:00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21: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21:00
일요일 10:00 - 18:00
관람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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