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스페이스살구
2016년 12월 9일 ~ 2016년 12월 31일
Yes. Five mirrors 네. 다섯개의 거울
Mirror 1
마음이 태어난다. 마음은 병이 들어 늙어가고 가끔씩 거센 파도를 무릅쓰다가 죽기도 한다.
평생 돌에 미친 수석 할아버지도 결국 계곡물에 휩쓸려가셨고, 캘리포니아 멘도시노 일대 해안에서
전복을 따던 아시아계 사람들 중에도 몇명은 매년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어디에건 잡을 수 없는 것들
을 놓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
"저기 내 돌이 있다! 저기 내 전복도.."
그들의 눈이 반짝인다.
Mirror 2
살구에서 1달간 레지던시를 하기로 했다.
나무 한 그루를 데려와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쩐지 성실해질 것 같다.
수상함으로 시작된 현재진행형 분노의 시국, 갑자기 찾아온 추위와 이별, 분열되기 좋은 11월
요즘 사람들 입에선 수상한 무언가 뚝뚝 떨어지고, 전시장에 떨어진 광합성을 마친 비파나무
잎사귀에 나는 분노의 호치께스 심을 박아대고 있다.
Mirror3
미네랄, 아니말, 베제탈의 형태를 왔다갔다하며 그리겠다고 애쓰던 파리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에 와서 생계형 장사를 했고, 헌집을 고쳐 지었다. 그리고 요즘 식물을 키운다.
건강염려증으 그만두었던 연필그림도 천천히 다시 그리고 있다.
일년에 한장
네다섯개의 마음이 어른거리는 하나
Mirror 4
점점 가늘어지는데 두꺼워지는/가는심 굵은심
손톱으로 깎다가 가위로 깎다가 칼로 깎다가 연필깎이로 깎는다.
피레네 산맥 어디쯤에 있다는 니오 동굴 속에는
호모 사피엔스의 벽화가 700미터 좁고 긴 길에 그려져 있다고 한다.
연필깎이와 같은 동굴 속에서 구석기인에게 연필깎이를 드리는 상상을 한다.
Mirror 5
모난 달
갇힌 달
지친 달
노란 참외
벌레 먹히는 중
멍든 바람 참외와
바람든
갈비뼈
그 속에 숨어 산
빨간 게 한마리
간장 붓고
삭힌다
삭힌다
삭힌다.
Opening : 12.9. 6pm
출처 : 드로잉스페이스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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