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앤타이거
2025년 11월 27일 ~ 2025년 12월 7일
비교 대상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위계가 있다. 뮤지엄과 독립(혹은 대안, 혹은 자생, 혹은 신생, 혹은 ···) 공간이라는 두 비교 대상은 그리 긴 시간도 아니지만 아주 짧은 시간도 아닌 동안 끊임없이 비교를 당하며 서로를 건드리고 진동하며 변화를 맞아 왔다. 아래 두 각주의 길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술 행위가 이루어지는 두 공간은 (비)영리적 성격과, 공간 구성원의 성격이 상당 부분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의를 지닌다. 뮤지엄의 성격은 비교적 간명하게 설명될 수 있고, 이를 엮는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의 존재로 인해 공간으로써 이들의 역할도 특정지어진다. 그에 반해, 독립 공간은 정립되지 않은 역사와 규정될 수 없는 명칭의 다양성으로 하여금 ‘불가능성’을 담지한 채 시작하게 된다.
두 집단은 상이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간주되지만, 실제로 그러한가? 즉, 뮤지엄의 권위와 관성은 정말로 견고한 것인가?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정의처럼, 그들은 정말 사회에 봉사하고 윤리적이고 전문적으로 열려 있는가? 혹은, 독립공간의 자율성과 실험 정신은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가? 혹은, 지켜지기를 원하는가? 실상 지금 이들은 서로의 영역을 선망하고 훔침으로써 뒤섞이고 있지는 않나. 이러한 도난은 그 안에 위치한 사람들, 두 공간을 오가는 사람들―미술 노동자뿐 아니라 관람객에 이르는―의 인식에 의해 발생되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이 곳 역시 도난과 사기의 현장이다. 뮤지엄의 형식을 훔치고 그들의 공간(성)을 훔쳐냄으로써 다시금 독립공간의 불가능성을 내보이는 것이다. 불가능하다는 말은 한계를 깨닫는 다소 겸허한 말일 수도 있겠으나, 이 곳에서는 외려 뻔뻔한 변명으로 작동한다. 뮤지엄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 보이지 않도록 강요된 것들은 여기서 비가시적일 수가 없다. 고급 자재이지만 매끄럽지 않은 마무리감이 눈에 뜨이고, 서빙되는 음식은 노동하는 몸을 그대로 드러내며, 훈장처럼 보이는 오브제에는 실상 권위가 없다. 여기 놓인 김희주와 황은주의 작품은 필연적으로 양면적이며, 도달할 수도, 도달하지도 않을 방식으로써 뮤지엄의 형식과 공간(성)을 유희하는 비웃음(sarcasm)이 깔려 있다. 권위를 갖는 것들은 그처럼 언제든 우스운 것이 되는 법이다. 우리는 여기서 빠르게 비웃고, 이내 사라질 것이다. 유지란 불가능하니까.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기꺼워하므로.
글: 한문희
참여작가: 김희주(@tlrkstlrkstlrks), 황은주(@h.e.ju_1arts)
글: 이해빈(@torus410), 한문희
디자인: 원소영(@soyoung_krw)
기획: 한문희(@minimanimunimo)
협력 기획: 이채원(@mychennyamour), 김희주
주최・주관: 래빗앤타이거 갤러리(@rabbitandtiger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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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4:00 - 19:00
수요일 14:00 - 19:00
목요일 14:00 - 19:00
금요일 14:00 - 19:00
토요일 14:00 - 19:00
일요일 14:00 - 19:00
휴관: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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