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25년 8월 28일 ~ 2025년 9월 10일
○○은 장애가 있는 동생 ○○과 함께 살아오며 직면한 차별, 낙인, 돌봄의 문제들을 회화, 영상, 설치 등의 다양한 매체로 표현해왔다. 어머니의 투병생활을 계기로 동생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면서 시작한 <가장 보통의 존재> 연작에서는 ‘보통’의 의미를 다시 묻고 사회 속에서 약자로 존재하는 가족들의 초상을 담아냈다. <엄마의 신전> 연작에서는 동생의 치유를 기원하며 신앙에 의존해 온 어머니를 중심으로 기도와 믿음에 매달려 온 여성들에 주목했다. 가부장적 사회 속 절박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이 자신을 탓하거나 원초적 존재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까닭을 살피고, 질기게 이어온 지지와 연대의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은 최근 돌봄의 현장에서 충돌하는 양가적인 감정들을 다룬다. 번거롭고 울컥거리지만 충만하면서도 결핍된 분열적이고 복잡한 마음들, ‘장애’를 늘 삶의 일부로 두고 살아왔지만 비장애 자매인 그가 경험하는 미묘한 순간들을 꺼내보는 중이다.
○○에게 작업을 지속하는 일은 마음 속에 떨어진 불덩이를 긴급히 끄는 일에 가까웠다. 그래서 들이닥치듯 펼쳐지는 삶의 문제들을 실시간으로 화면에 옮기기도, 과거의 기억에서 끄집어내 덕지덕지 덧붙이기도 했다. 동생에서 어머니로, 어머니에서 자신에게로 숨가쁘게 시선을 옮겨 오면서 놓치고 소홀했던 마음들이 파편처럼 남았다.
《( )와 ( )》에서는 동생 ○○을 중심으로 전개해왔던 작업을 갈무리한다. 각기 다른 시공간과 이야기 속에 있었던 동생의 모습을 불러 모아 새롭게 엮고 펼친다. 작업을 해오는 과정에서 선명하지 않아 탈락하고 누락된 이미지들도 함께 소개한다. 가볍고 사소해서 흘려버린 이야기, 다르게 바라보고 싶은 장면들, 어울리지 않는 단어나 문장도 유연하게 잇고 꿰는 접속사처럼,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그런 그림들. 듬성듬성 난 빈칸과 공백을 함께 메워보았으면 한다. 괄호는 무엇으로든 채워질 수 있다.
문지영 작가는 개인의 문제, 혹은 불행으로 위장된 사회 문제들의 책임을 떠안으며 살아가는 존재들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연대와 붙듦이 서로를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참여작가: 문지영
출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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