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016년 9월 1일 ~ 2016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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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을 9월 1일(목)부터 11월 20일(일)까지 개최한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NERIRI KIRURU HARARA)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국내외 24개국 61명/팀이 참여하며, 뉴미디어와 다양한 실험으로 확장된 30점의 신작과 예년에 비해 참여비율이 높아진 젊은 작가, 여성작가와 제3세계 작가의 작품을 포함한 76점(조각,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지역별 참여작가의 비율은 유럽이 9개국(13작가)으로 가장 높으며, 아시아 5개국(28작가), 남미 3개국(5작가), 북미 2개국(8작가), 아프리카 2개국(4작가), 중동 2개국(2작가), 오세아니아 1개국(1작가)의 순이다. 다양한 세대와 문화권의 작가들을 초대하여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조망하는 의미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참여작가 명단에는 국제 현대미술계의 유명 작가들부터 신진 작가까지 이름을 올렸다. 먼저, 장애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고, 보다 능동적 보조를 가능케 하는 디자인 작업을 주로 선보인 사라 헨드렌(Sara Hendren)과 국제적인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엘리스 셰퍼드(Alice Sheppard)는 이번 전시에서 〈끼어든 경사로〉라는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한다. 혼합매체 아티스트로 잘 알려져 있는 우고 론디로네(Ugo Rondinone)는 작품을 언어적 관습에 따라 이해하기보다는 느끼면서 감각 너머의 것들과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주로 시와 연관된 언어를 작업에 사용한다. 〈개 같은 날들은 끝났다〉의 여섯 빛깔 무지개 텍스트 간판 작품들도 대중을 위한 일종의 시와 같은 것이며, 개 같은 날은 무더운 여름날을 뜻하기도 하며, 고난의 날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네델란드 듀오 작가 빅 반 데르 폴(Bik Van der Pol)은 전시 속의 전시 프로그램으로 방대한 미술관 소장품을 여러 다른 각도에서 재조명해 전시하고, 새로운 의미를 다시 입히는 작업인 <삼생가약 (Married by Powers 2016)>을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약 4,000여 점에 달하는 소장품 중 빅 반 데르 폴과 <미디어시티서울> 2016 전시팀에 의해 139점의 소장품이 1차 선별되었다. 선별 작업은 작품이 ‘한국현대미술과 사회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 <미디어시티서울> 2016이 던지는 주요한 몇 가지 질문들과 관련이 있는지, 서울이라는 도시의 지정학적·역사적·사회적 보기를 가능하게 하는지’ 등 기본적인 질문 하에 이루어졌다. 이후 한국의 서로 다른 문화 영역에서 활동하는 6명의 객원 큐레이터(마정연 미디어연구자, 정소연 SF 소설가, 윤경희 불문학자, 박현정 작가, 장준환 영화감독, 김연용 작가)를 초청하여, 각자 다시 선별하고 직조한 작품들로 6번의 개별 릴레이 전시를 구성하였다. 수장고의 환경을 전시장으로 꺼내오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미디어시티서울> 2016의 다른 전시 작품들과도 조응할 수 있도록 설치되었다. 6명의 객원 큐레이터들의 참여 의도와 이야기가 담긴 인터뷰 영상과 빅 반 데르 폴이 고른 세 개의 작품은 이 공간을 매개하는 일종의 파라미터로 전시 기간 내내 전시된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 자체가 재난의 현장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며, 또 다른 이들에게는 우리가 물려받은 선물들이 펼쳐진 곳으로도 느껴질 것이다.

미디어시티서울 2016 빅 반 데르 폴 프로덕션 현장, 서울시립미술관 수장고, 서울, 2016. 김익현, 홍철기 사진
남아프리카 공화국 작가 케망 와 레훌레레(Kemang Wa Lehulere)의 〈우주의 또 다른 막간 궤도〉는 작가가 8일간 분필로 그려 완성한 칠판 벽화이다. 작가가 분필을 사용하며 끝없이 수정되는 역사를 표현하고, 미래는 과거나 현재에 존재하기도 하며 또는 그 반대이기도 한 시점을 표현한다. 신시아 마르셀의 〈같은 세계의 반복〉에서도 칠판과 분필이 오브제로 등장하며, 교실에서 흔히 사용되는 칠판을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쓰고 지우고 덧쓰는 과정이 담겨있는 하나의 세계로 바라보며 배움에 대해 보다 확장된 관점을 제시한다.

케망 와 레훌레레,〈우주의 또 다른 막간 궤도〉, 2016, 칠판에 분필, 590 x 1,070 cm, 작가 및 스티븐슨 갤러리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커미션
독일 출신으로 미술, 디자인, 패션, 생물학을 넘나들며 다학제적인 작업을 하는 소냐 보이멜(Sonja Bäumel)은 〈코바늘로 뜬 세포막〉에서 작가는 박테리아가 우리 몸 전체를 뒤덮는 옷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그 일부를 손뜨개 작업으로 만든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우리는 박테리아와 한 몸에 공생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신체에 대한 조화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소리, 거품, 방사선, 무지개, 이끼, 미생물 등을 소재로 삼아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인 소이치로 미하라(Soichiro Mihara)는 이끼구슬들을 전시기간 내내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을 이동하며 풀어놓으며, 현대 사회 체제의 경계 바깥, 그 너머의 지점을 탐색하고, 삶과 에너지의 연결 고리를 모색한다.

소냐 보이멜, 〈코바늘로 뜬 세포막〉, 2008/2009, 손뜨개 털, 발(각 62 x 11 x 1 cm), 복부와 다리 (67 x 44 x 1 cm), 팔(각 74 x 14 x 1 cm), 머리 (32 x 27 x 1 cm), 상반신(38 x 26 x 1 cm), 작가 제공

소이치로 미하라, 〈공백 프로젝트 #3 우주〉, 2016, 이끼, 흙, 전기, 가변 크기, 심비오티카와 교토아트센터 작가 스튜디오 프로그램,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제작 지원
팔레스타인과 미국에서 활동하며 사운드, 이미지, 텍스트, 설치, 퍼포먼스에 걸쳐 두루 공동 작업을 해오고 있는 바젤 압바스 & 루안 아부라암(Basel Abbas & Ruanne Abou-Rahme)의 〈하지만 내 마스크는 강력하다〉는 에이드리언 리치의 「난파선으로 잠수하기」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작업으로, 아랍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폭력을 직시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특정 장소로서의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통해 전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즉 본능적이고 감각적으로 접근해 볼 것을 권한다.
국내작가는 김실비, 김희천, 이미래 등 젊은 작가층이 두드러지며 총 20명/팀이 참여한다.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영상, 설치, 평면, 퍼포먼스 중심의 작업을 펼치고 있는 김실비는 〈육십진법에 따른 연애편지〉, 〈작고 따듯한 죽음〉,〈 계시의 나날과 자매〉를 선보인다. 이 영상 설치작은 종교의 탈을 쓴 자본주의적 패권에 대한 가짜 예찬이다. 이를 통해 죽음, 끝, 소멸을 은폐하기보다는 직시했을 때, 인간을 맹신과 파괴로 내모는 일련의 현상들을 달리 바라보고 생명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를 탐구한다.
김희천의 〈썰매〉는 2015년에 발표한 3부작에 이어 동시대의 서울과 서울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사는 다른 세계를 탐구하는 비디오 작업이다. 작업 속에 담긴 세가지 이야기는 서로 얽힌 채 현재의 한국을 드러내며 그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 VR(가상현실)과 Face Swap(얼굴 바꾸기) 어플리케이션의 인터페이스는 한국을 읽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된다.

김희천, 〈썰매〉, 2016, 싱글 채널 비디오, HD, 17분 27초,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커미션
마지막으로 이미래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커미션 작품 〈무너지는 것들–나의 가장 과격한 꿈 속에서〉는 원자재, 기계 장치, 조각 재료의 파편과 영상물 등 서로 다른 요소가 한데 묶여 있다. 설치, 키네틱, 사운드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3차원 작업물로 표현하는 이미래는 이번 작품을 통해 논리적 서사가 물질적 세계로 붕괴될 때의 즐거움과 해방감에 관심을 두고, 그 과정 및 결과를 조형 언어로 포착하고자 한다.

이미래, 〈무너지는 것들–나의 가장 과격한 꿈 속에서〉, 2016, 실리콘, 석고, 모터 및 혼합매체, 가변 크기,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커미션
이번 <미디어시티서울>은 참여작가의 세대와 문화권을 보다 폭넓게 아울러 각자의 위치에서 투사한 미래가 어떠한 형태로 가시화하는지 주목하고자 한다. 드론, VR, 구글어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3D 프린팅, 게임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의 테크놀로지들의 도움을 받아 미디어아트와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이고 상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예술가들이 제시하는 상상의 미래에서 영감을 받기를 기대한다.
기획노트
2016년, 한치 앞 시계視界도 분간하기 어려워진 이곳에서 요청하는 미래란, 재난의 파고가 한층 높아진 이후 더 절박해진 공간감각과 관련이 있다. 전면화된 불안정성과 유동성, 우발성은 역사에 대한 안목과 사상의 시야를 급속히 근시화하고, 윤리와 심성의 지평마저 협애화한다. 전쟁과 테러, 재해, 역병, 빈곤 등 원치 않는 재난을 통과해야할 때, 우리는 한편으로는 공포와 불안에 엄습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변덕과 혐오에 사로잡히게 마련이다. 때문에라도, 파국으로 치닫는 ‘대홍수’가 세계 거주민들을 오갈곳 없는 지대로 긴박하게 내모는 순간에, 급진적인 단절과, 그래서 비로소 가능해지는 역설적 계시, 그 드러남을 우리는 간절히 고대한다. 이미 몇번 종말론을 치루었던 예술은 스스로 과거를 해체하며 장애의 시간들을 견디게 할 뿐 아니라, 간혹 시야를 쪼개고 지평을 찢어, 사이사이, 미래의 형성formation이 드러나게끔 한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일본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20억광년의 고독」에서 화성인의 활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팽창하는 공간, 초시간의 고독과 마주하여 우주 생명체를 호명하던 이 상상력은 양차대전 후 ‘여진餘震’이 열어젖힌 외계 속으로 연대의 신호를 쏘아올렸다. <미디어시티서울> 2016은 더 이상 어떤 외부도 상정할 수 없게 된 인류세의 도래를 틈 타, ‘구성적 미래’에 관한 탐사를 시작한다. 예술가들은 익숙한 모어母語를 통해 외계어를 상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제 스스로 창안한 언어를 이계異界로 전파하고자 한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에서 이들은, 테크놀로지로 복각한 고대인의 노래를 우리 귀에 들려주고, 도무지 알수 없는 글을 남겼던 사상가의 일기를 상상의 눈으로 독해하며, 미지 언어를 신체만으로 통역한다. 기성 언어를 해체, 재조립하여 작동하는 여러 허구적 층위를 매개하면서 이들 작가들은, 우리가 어떤 해명의 층위에서 소통하며 궁극적으로 알아채게 되는 지점들이 어디인지를 직접 시연해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주어진 가시 세계를 넘어서 다차원의 시공간을 열어젖힐 수 있는, 다양한 이행 형식들이 형성될 수 있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에는 현재 포스트인터넷 환경에서 이미 상용화된, 드론, VR, 구글어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3D 프린팅, 게임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의 테크놀로지들이 동원된다. 여기서, 미디어 테크놀로지는 단순한 기술도구나 재료일 뿐 아니라, 감각을 변형시키는 활동이자 변화하는 환경을 해석하는 적극적인 관계맺기로 이해되며, 작가들은 새로운 정치 경제학적 구조 속에서 이를 항시적인 사회 문화적 실천으로 짜맞춤해간다. 제각기 창안한 언어를 공유재화 하려는 작가적 충동의 결과,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가능태의 리얼리즘realism of the possible’을 살아있는 작품들로 제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덕수궁길 61
전쟁과 테러, 이주와 실향, 재해와 가난이라는 전지구적 난제를 탑재한 채, 막 해방 70주년을 넘긴 거대도시 서울은, 멈춰버린 근대화의 시간관이 남긴 부작용으로, 급작스럽게 퇴행의 징후들을 노출한다. 적대적인 목소리들이 서로를 튕겨내는 도심광장과 사이버스페이스 그리고 자유화와 통제가 배틀을 벌이고 있는 소셜미디어 등이 공공의 장소가 되었고, 트라우마는 모국어가, 힐링과 위로는 히트상품이 되었으며, 유머는 잔혹극이, 혐오와 증오는 대세감정이 되었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산적한 동시대의 도시문제와 국가위기를 섣불리 진단하고 비판할 수도, 그렇다고 두려움과 불안을 일순간 스펙터클과 아름다움으로 위무할 수도 없다는 것 정도는 안다. 비판보다는 나직하고 위로보다는 깊게, 이를 테면, 물 속으로 더 가라 앉기를, 그리하여 급진적 단절 이후, 불현듯 솟아나는 정체불명 에너지와 돌연변이를 고대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서소문본관에서, 이미 와 있으나 아직은 아닌, 혹은 계속해서 완성을 미루거나 미뤄지는, 진행형 작업들을 배양하고 촉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미술관 도시를 기획하고 있는 서울의 시립미술관 수장고에서 꺼낸 진행형 소장품 목록은, 국내외작가들이 발굴, 재조립하는 미완의 기호들과 허구적 언어로 이어진다. 그렇게 앞뒤에서 당겨져 현재로 모인 시간들은 미처 알지 못하던 세상, 익숙하지 않은 세계 또는 애써 외면했던 영토들과 우리를 면대면하게끔 이끈다. 그리고 이러한 미지와의 조우는 때로 가라앉은 섬들로, 사라져가는 아카이브로, 혹은 동식물의 세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이면들로 관객들을 전이시킨다. 그 전이의 접점은 여러 ‘포스트’들의 연쇄반응을 통해 변곡점처럼 작용하여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각기 다른 지점들로 관객들이 불시착하게 한다.
<미디어시티서울>2016에서 서소문본관은 남서울생활미술관과 북서울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지는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가 상호교차되는 지점이며, 2015년 프리비엔날레와 출판프로젝트 『그런가요』, 여름캠프 <더 빌리지>와 <불확실한 학교>의 결과물들이 집적되는 파일이기도 하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
주소: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2076
남서울생활미술관은 서울 도심재개발사업으로 인해, 대한제국 당시 벨기에영사관 건물을 중구 회현동에서 지금의 사당역 근방 남현동 자리로 이전한 이후, 공예와 디자인 전문 미술관으로 조성되었다. 원래 자리에서 엉뚱한 장소로 이전된 때문인지, 경기권과 강남이 연결되는 서울의 대표적 진출입 지역인 사당역 주변 상권 속에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신고전주의양식의 건물 안으로 들어설 때, 우리는 갑자기 낯선 시간을 체험하게 된다. 유럽 전통 건축물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 그와 얽힌 근대사적 흔적에 대한 불명확한 향수, 그리고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교통요지의 분주함과 고단함으로부터 벗어나는 해방감이 뒤섞여, 이는 마치 알 수 없는 시간과 장소에 타임슬립을 하게 된 경험과 유사하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8월 한여름 한달여 동안 이곳에 임시학습공동체, <더 빌리지>를 꾸린다. 남서울생활미술관 1층과 앞마당에 자리잡은 <더 빌리지>에는 지식과 기예를 아우르는 배움의 과정에 식사와 담화, 휴식 시간이 더해지며, 비엔날레 기간에는 프리비엔날레부터 여름캠프까지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전시와 후속강좌가 진행된다.
남서울생활미술관 2층에는 복도 양방향으로 나열된 방마다 여성작가들의 미디어아트 작업들이 들어선다. 이들 미디어 공간은 고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이어지기도 하며, 높게 솟은 창문으로 외부와 통하고, 때로는 무리를 이루면서, 개별작품을 담아내는 군도처럼 형성된다. 여기 모인 작업들은 도시, 자연, 사이버공간, 추상영역 등을 SF적 환경으로 변모시키며, 사람의 몸이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변화와 디지털 기술발전을 통해 어떻게 변화했고 변화하는지를 수행한다. 한편, 이곳에 초대된 유일한 남성이자 <미디어시티서울> 2016 최고령 참여작가인 한묵은, 아폴로11호 달착륙 이후 반세기에 걸쳐, 모든 공간을 2차원 회화 표면으로 종착시키는 궤적을 남긴 바, 뉴미디어의 새로움이라는 가치에 반문한다.
<더 빌리지> 여름캠프로 시작된 남서울생활미술관의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일상적으로 ‘여혐’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해방구이자 매일 배움을 마다하지 않는 학습공동체이며 임시적 리얼 유토피아일 수 있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
주소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 1238
서울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북서울미술관은 커뮤니티 중심 미술관으로 특화되어, 지역 청소년과 대학생, 가족단위 관객들이 친숙하게 여기는 전시장이자 놀이터로, 학습장으로 자리잡았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 천진난만, 순진무구의 동심 신화, 교육과 계몽의 확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신체의 연장이자 마음의 보완이라는 측면에서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인간을 다각도로 결합한다. 이에 보철 디자인, 메타몰포시스 애니메이션, 인간과 기계가 연합해 만들어내는 로우테크 에너지, 삼차원 에세이들이 그 결합의 각도들을 SF적인 오리엔테이션에 따라 맞춰본다.
8월 북서울미술관 커뮤니티 갤러리에서는 청년 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이 예술, 기술, 그리고 장애의 관계를 모색하는 <불확실한 학교>가 운영된다. <불확실한 학교>는 워크숍과 세미나를 통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예술 창작활동을 독려하는 동시에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학습해온 배타적인 가치관이나 차별의 정서를 탈학습한다. ‘불확실한 학교’를 기획한 최태윤 작가는 탈학습을 “확실성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로는 표현될 수 없는 잠재력”을 탐구해가는 과정 중 하나로 이해한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SF가 과학소설과 추론소설 모두를 가리킨다고 이해한다. 과학기술과 미디어 발전에 대한 엄밀한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미래사회에 대한 성찰과 실험정신을 부풀려 지금의 세상과 인간의 장래를 투사해본다는 점에서,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추론소설의 전제를 따른다. 한편, 철학적 논리와 과학적 체계를 갖추어 미래의 구체적인 장면들과 현재에 대한 비판적 장치들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과학소설의 원리를 존중한다. 추론소설의 추상적 층위를 꺼리지도 과학소설의 대중문화적 함의를 배제하지도 않으면서, 미술이 그려내는 허구란 과연 무엇인가를 묻고 답하는 것이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특별시 마포구 하늘공원로 108-1,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난지한강공원 내의 침출수처리장을 개조하여 개관한 국제레지던시로,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사이에 위치해있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에 참가한 국내외작가들 일부는 이 레지던스에 머물면서 비엔날레 신작들을 생산한다. 아르헨티나의 에두아르도 나바로는 9월과 10월 중 3회에 걸쳐 난지천 공원내 작은 숲에서 <말들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라는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이 작업은 인간의 언어를 철저히 해체하여 직관적 사고를 수련하고 다른 생명체의 시간을 체험하게 한다.
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현대 사회 시스템 너머를 탐구하게 된 소이치로 미하라는 움직이는 이끼구슬들을 전시기간 내내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을 이동하며 풀어놓는다. 아무렇지 않은 삶과 생령 에너지의 결합을 연상시키는 이끼구슬의 움직임은 그 작동원리를 궁금하게 만드는데,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 이들이 놓일 경우, 또다른 상상의 계기들을 만들어 낸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도심 자연을 만끽하는 한강공원으로 재생된 주변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이끼구슬의 내부를 떠올려 보듯, 푸른 잔디 아래 지하세계, 나아가 땅 밑 도시의 원리를 상상하게 한다.
참여작가
바젤 압바스 & 루안 아부라암 Basel Abbas and Ruanne Abou-Rahme, 샹탈 아커만 Chantal Akerman, 무니라 알 솔 Mounira Al Solh, 안민욱 Minwook An, 코라크릿 아룬나론차이 Korakrit Arunanondchai, 박제성 Je Baak, 소냐 보이멜 Sonja Bäumel, 빅 반 데르 폴 Bik Van der Pol, 디네오 스샤 보파페 Dineo Seshee Bopape, 차재민 Jeamin Cha, 최태윤 Taeyoon Choi, 벤자 크라이스트 Venzha Christ,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Community Space Litmus, 조나타스 지 안드라지 Jonathas de Andrade, 아흐마드 호세인 Ahmad Ghossein, 김익현 Gim Ik Hyun, 주앙 마리아 구즈망 + 페드루 파이바 João Maria Gusmão + Pedro Paiva, 함양아 Yang Ah Ham, 한묵 Han Mook, 사라 헨드렌 Sara Hendren, 노리미치 히라가와 Norimichi Hirakawa, 홍승혜 Hong Seung-Hye, 마르게리트 위모 Marguerite Humeau, 피에르 위그 Pierre Huyghe, 장석준 Suk Joon Jang, 주황 Joo Hwang, 강이룬 & 고아침 & 소원영 E Roon Kang & Achim Koh & Wonyoung So, 니나 카차두리안 Nina Katchadourian, 크리스틴 선 킴 Christine Sun Kim, 김희천 Kim Heecheon, 김지영 Kim Jiyeong, 김주현 Joohyun Kim, 김옥선 Oksun Kim, 김실비 Sylbee Kim, 구수현 Koo Soohyun, 올리버 라릭 Oliver Laric, 이미래 Mire Lee, 케망 와 레훌레레 Kemang Wa Lehulere, 로렌스 렉 Lawrence Lek, 두웨인 링클레이터 Duane Linklater, 티아고 마타 마샤두 Tiago Mata Machado, 니콜라스 망간 Nicholas Mangan, 신시아 마르셀 Cinthia Marcelle, 우슬라 메이어 Ursula Mayer, 소이치로 미하라 Soichiro Mihara, 자넬레 무홀리 Zanele Muholi, 문화살롱공 Munhwasallong-Gong, 나스티비셔스 Nastivicious, 에두아르도 나바로 Eduardo Navarro, 이반 나바로 Iván Navarro, 나타샤 니직 Natacha Nisic, 파트타임 스위트 Part-time Suite, 로빈스차일즈 + A.L. 스타이너 Robbinschilds + A.L. Steiner, 우고 론디노네 Ugo Rondinone, 벤 러셀 Ben Russell, 캐롤리 슈니먼 Carolee Schneemann, 말하는 미술 Talking Misul (Talking Art), 아키히코 타니구치 Akihiko Taniguchi, 저우 타오 Zhou Tao, 황새둥지 White Stork Nest, 제인 & 루이스 윌슨, Jane and Louise Wilson
예술감독/큐레이터
백지숙
자문위원
타렉 아부 엘 페투, 주은지, 크리스티나 리쿠페로
『그런가요』 편집위원
치무렝가, 장문정, 길예경, 미겔 로페즈, 게이코 세이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강유미(출판), 이성민(프로그램&프로덕션), 이지원(전시)
코디네이터
김정현, 박은혜, 장단, 허미석
PR매니저
이유진
테크니션
김경호
레지스트라
임지현
사진영상
김익현홍철기
트레일러
차재민
인턴
강다영, 김인오, 변수진, 송주호, 이예은, 이정민, 임지연, 정화연, 탁영건, 함은영
그래픽디자인
매스프랙티스(강이룬, 어민선)
전시디자인
힐긋(선보성, 이창석)
주최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미디어시티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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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00 - 20:00
수요일 10:00 - 20:00
목요일 10:00 - 20:00
금요일 10:00 - 20: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10:00 - 18:00
공휴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1월 1일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밤 10시까지 연장 개관 /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