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원
2015년 6월 10일 ~ 2015년 7월 12일
민중미술2015 : 잠수함 속의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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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함께 가라앉아 있다.
<잠수함 속의 토끼 - 민중미술 2015>를 여는 너름새
신 용 철(민주공원 큐레이터)
토끼들 함께 가라앉아 있다.
‘민중미술 2014’의 이름은 ‘잠수함 속의 토끼’였다. ‘민중미술 2015’의 이름을 바꾸지 못한 것은 우리가 아직 함께 가라앉아 있기 때문이다. 한 해가 지났건만 아이들은 여전히 바닥에 잠겨 있다. 토끼들도 함께 잠겨 있다. 우리는 무산소의 진공 상태에서 한 해를 버티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제 마당 바닥에 빠진 사람들을 건져내야할 사람들은 드론의 눈으로 바닥 위를 서서히 떠다니며 우주의 도움만을 바라며 한 해를 보냈다. 그들이 바닥 위로 흘린 눈물엔 짠 기운이 없으며, 그들이 내뱉는 말들은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어 우주로 흩어져 버렸다.
우리는 가라앉은 채 한 길도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가라앉은 바닥이 우리의 바탕이다. 바탕을 맨눈으로 쳐다보아야 한다. 들여다보아서는 안 된다. 굽어다보아서도 안 된다. 마주서서 똑바로 쳐다보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그려낸 잔혹의 바탕과 틀을 만나야 한다. 우리는 아직 함께 가라앉아 있다.
온몸을 굴려서 건져낸 세상의 낯설고 날선 박물지
‘민중미술가열전 2 - 박불똥’ (민주공원)
- 일시: 6월 10일(수)~7월 12일(일) 오전10시~오후6시, 월요일 휴관
- 장소: 민주공원 기획전시실
- 내용: 민중미술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민중미술가열전’ 두 번째 기획으로 마련된 박불똥 작가 특별전

박불똥 스스로가 민중미술가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는 민중미술가이다. 하지만 전시장 미술에 슬그머니 발을 얹은 미술가, 현장미술의 마당으로 나간 미술가들과는 사뭇 어긋나 있는 마당에 그 홀로 섬처럼 자리잡고 있다. 섣불리 민중의 전형을 만들어내지도 않았으며 우리다운 예술 양식을 쓰지도 않았으며 사회를 낙관으로 전망하지도 않았다. 다만 줄기차게 우리 현실의 꼴들을 여기저기에서 뜯어내고 오리고 붙여서 낯선 예술의 틀로 만들어내었다. 그가 만들어낸 포토꼴라쥬 작품들은 현실에서 나온 이미지들로 만들어져 있지만, 현실을 낯설게 만들며 현실의 바탕을 알아차리게 한다. 이미지 속에서 역사는 연속성을 갖지 않으며 사회는 통합되어 있지 않고 자아는 분열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다른 민중미술가들의 작품세계에 견주었을 때, 무정부와 실존의 몸가짐을 갖춘 박불똥의 작품세계는 낯설다. 이 낯선 자리가 박불똥이 살고 있는 자리이다.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는 이는 한 곳에 머무를 수 없다.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눈길도 하나일 수 없다. 그는 현실의 이미지들을 잘라 붙여 만든 포토꼴라쥬에서 디지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꼴로 작업의 틀을 바꾸거나, 작가 스스로의 이미지를 다룬 자화상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박불똥이 온몸을 굴려서 만난 모든 존재와 관계의 고리들이 날선 인식의 전쟁터가 된다. 인식의 전쟁터에서 얻은 상흔들이 오롯이 그의 낯설고 날선 박물지를 이룬다. 그는 결코 전선에서 퇴역한 바닷가의 노병이 될 수 없다. 그는 “늙기 전에 죽을 것이다”.(영국 밴드 The Who_My Generation 에서 “I hope I die before I get old")
마음을 먹고 몸을 갖추어 부르다.
우정의 외면 (부산가톨릭센터)
일시: 6월 10일(수)~7월 12일(일) 오전10시~오후6시, 월요일 휴관
- 장소: 부산가톨릭센터 대청갤러리
- 내용: 민중미술의 새로운 담론과 흐름을 표현하는 작품 10여 점 전시
- 참여작가: 박경효, 송진희, 스카웨이커스, 은주
- 아티스트 토크 : 2015년 6월 26일(목) 오후 4시 ~ 오후 5시 30분

민중미술의 밭을 일군 이들에게 배운 바 없다. 그들이 일군 밭을 스스로 박차고 일어나 전시장의 미술시장으로 공공미술의 시장으로 가는 동안, 우리들은 제 스스로 눈앞에 닥친 현실을 맨몸으로 만나야 했다. 앞선 이들이 제 발걸음에 취해 자본의 아가리 속으로 하나둘 빠져들어가는 동안, 애써 쌓아놓은 인간다운 가치의 바탕이 곳곳에서 무너지고 갈가리 찢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무너진 바탕 그 한가운데에서 우리의 둥지를 틀었다.
갈라지고 무너져 내리는 바닥에 발을 딛고 뙤약볕에 머리를 둔 우리는 이제 우정을 말하려 한다. 우리의 눈을 홀리던 눈길의 거짓을 잠시 닫고 손길을 열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다. 마음의 손을 뻗어 서로를 어루만지면 몸은 몸을 불러 일으킨다. 너와 나의 몸과 몸 사이에 우리의 말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 말들은 새로울 것이며 새로운 말들은 새로운 몸들을 불러낼 것이며 몸과 몸길 사이에서 우리의 혁명을 부를 것이다. 우리는 늙으나 젊은 그림책작가 박경효, 알 수 없는 섬 송진희, 데이비드 보위와 맞춤 추는 외계인 은주, 혁명을 노래하는 스카펑크 스카웨이커스들이다.
눈길을 타고 입길에 올라 그대들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민중미술소장작품전 (BNK부산은행 갤러리)
- 일시: 6월 10일(수)~6월 23일(화) 오전10시~오후6시, 월요일 휴관
- 장소: BNK부산은행갤러리
- 내용: 민중미술 컬렉션을 바탕으로 한국근현대사 속의 민중생활사 재구성
- 참여작가: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소장, 민주공원 보관 민중미술 컬렉션 30여 점



민주공원에는 민중미술 작품 600여 점이 살고 있다. 나는 그들과 함께 눈을 뜨고 때때로 따로 또 같이 놀다가 하루하루 아쉬운 이별을 한다. 그들을 때때로 만나면 저마다 갖가지 이바구들을 들려주는데, 어떤 이바구는 너무 많이 들어 귀에 못대가리가 앉을 정도인가 하면, 또 어떤 이바구는 이미 많이 들려줬던 뻔한 이바구인데도 가끔 귀가 솔깃할 만치 그럴싸할 때도 있다. 수장고에 살고 있는 그들이 나를 만나 한꺼번에 제 이바구를 들려줄라치면 귀가 따갑다. 심지어는 그들이 쏟아내는 갖가지 이바구들이 커다란 울림이 되어 나를 허공으로 번쩍 들어올렸다가 땅바닥으로 에라이 메다꽂곤 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바구 줄기를 거슬러가보면 ‘현실동인 제1선언’(1969), ‘현실과 발언 창립선언문’(1980) 같은 어마어마한 이바구누리가 도사리고 있다, 그들은 내게 지겹도록 줄기차게 묻는다. 그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날엔 여지없이 바닥에 내려꽂히는 것이다.
80년대 민중미술이 현실을 그리면서도 현실의 결과 켜를 가늠하여 이를 예술의 꼴로 바꾸고, 비틀어 꼴값을 차리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현실의 거죽만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시대의 마당에 발을 디디고 발로 그린 그림은 그리 이쁘지는 않아도 이바구를 품은 그림목숨이 될 수 있었다. 깊이가 있고 품이 넓을 수 있었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세월이 지난 케케묵은 이야기지만 들어도 들어도 재미난 이야기였다. 오늘 수장고에서 숨죽이고 있던 그림목숨들이 수장고 바깥으로 나가 사람들의 눈길을 타고 입길에 올라 그대들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세상은 바뀌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대들은 살아있는가?
로컬리티의 영상학 : 풍경의 재건 (모퉁이극장)
- 일시: 6월 19일(금), 6월 26일(금) 오후 7시30분
- 장소: 모퉁이극장
- 내용: 부산의 로컬리티를 영상으로 천착하는 영상 작품 상영 및 감독 참여 GV
- 참여작가: 김지곤, 오민욱
http://blog.naver.com/cornertheate

[출처] [작품소개] 오민욱의 <재>|작성자 모퉁이극장

[출처] [6.26] 김지곤의 <할매-시멘트정원>|작성자 모퉁이극장
우리가 훑고 있는 바닥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산복도로 르네상스’가 휩쓸고 간 자리이거나, 도시의 풍경 뒤에 도사리고 있는 역사, 사물, 사람들의 흔적들이다. 자본의 손갈퀴는 거침이 없다. 자본의 눈길은 드론의 눈이 되어 사물들의 자취를 지우고 사람들의 눈빛을 지운다. 모듬살이의 이야기를 그들로부터 빼앗아 그들 입맛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 바가지 씌운다.
도시는 도시 안의 내부 식민지가 되었다. 식민의 땅에서 우리의 영상작업은 시작되었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찾아주고 싶었다. 사람들의 눈빛을 다사롭게 마주보고 싶었다. 사물들 스스로가 마련한 너름새의 흔적들을 되살리고 싶었다. 우리는 폐허의 땅을 훑고 기면서 풍경을 다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그 풍경 언저리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탁주와 할매를 사랑하는 딴따라감독 김지곤, 미쉘 푸코와 맞짱뜨는 거리의 감독 오민욱이다.
민중미술! 고립을 자초하느냐? 그렇다!
나는 ‘고립을 자초한다’는 따위의 말글을 내뱉지 않는다. 그런 내게 ‘왜 고립을 자초하느냐’고 캐물었다. 그렇게 물은 이 스스로가 고립을 자초해오지 않았는지 되묻고 싶다. ‘민중미술’이란 말을 누가 처음 내뱉었는지 따지는 것은 썩 재밌지 않다. 어찌 되었든 민중미술은 현실의 꼴과 틀을 민중의 마음으로 만나고 예술의 몸으로 만들어낸 미학이자 행동이다. 민중미술의 지붕 아래에서 따로 또 같이 목소리를 내던 이들 스스로가 민중미술의 집을 떠났을 뿐이다. 떠난 이들이 먹고 살기 위해 헐뜯고 깎아내린 말들이 비바람이 되어 제 집들을 낡고 추레한 것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우리는 사람이 살지 않아 낡고 추레한 것처럼 여겨진 민중미술의 집을 오늘 다시 불러본다. 떠난 사람을 다시 불러내어 옛노래를 다시 들으려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부르던 노래를 오늘의 귀로 다시 듣고, 그들 스스로 내팽개쳤거나 잊었던 아름답고 구성진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려 한다. 그 목소리들을 옛집에서 듣는 것이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한 번도 가보지 않고 들어보지 않았던 이 집들과 노랫가락 사이사이에서 빛나는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다.
옛집을 새단장할지 허물고 새로 지을지 가늠할 수 없고 가늠하고 싶지 않으며 아직은 가늠해서는 안 된다. 집을 떠났던 이들, 집 언저리에서 집들을 가꾸고 있는 이들과 오랜만에 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나의 자리이다. 마당은 열려 있고 자리는 어디에나 있다.
https://www.facebook.com/minjungmisul
1회 / 2015년 6월 20일(토) 오후 2시 ~ 오후 4시
민주공원 -> 부산가톨릭센터 -> BNK부산은행갤러리(걸어서 이동)
2회 / 2015년 6월 27일(토) 오후 2시 ~ 오후 4시
민주공원 -> 부산가톨릭센터 (걸어서 이동)
내용 : 큐레이터의 해성로 진행하는 전시 기행 프로그램
참가비 : 없음

출처 - 민중미술2015 : 잠수함 속의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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