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아트프로젝트 성북
2019년 6월 5일 ~ 2019년 7월 20일
공간을 확장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참여하게 하는 작가 박기원의 개인전 <연속 [連續 Continuity]>이 6월 5일부터 7월 20일까지 313아트프로젝트 성북 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전시명은 <연속>으로, 이는 ‘공간의 연속성’을 함축한다. 작가는 다층의 구조와 긴 동선으로 연결된 갤러리 공간을 하나의 맥락으로 포괄한다. 다양한 재료의 장소특정적 작업과 작가의 독창적 공간 지각을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 설치 작업은 공통적으로 여백과 공간 요소, 그리고 관객을 부각시키며 자연스러운 연속을 이루고 각기 다른 공간을 하나로 연결시켜 줄 것이다.
박기원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공간을 확장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그의 작업으로 공간의 ‘면’은 일반적인 건축적 기능에서 탈피한다. 작가는 빛과 색 등 비물질적 재료를 통해 최소한의 개입으로 공간의 본질을 드러낸다. 그로 인해 전시 공간과 작품 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관람객은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개입하며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전시의 기본 개념인 ‘장소, 관객, 작업의 조화로운 균형 관계’가 형성된다.
전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작업은 갤러리 외부에 설치된 ‘사라진 입구’이다. 2~4m 높이의 연한 녹색빛 FRP판 벽으로 이루어져, 바깥에서 본관 입구로 향하는 통로를 감싼 설치 작업이다. 작업은 전시장의 입구를 가리며, 잠시 후 마주할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감, 혹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사색적 적막감을 주는 통로를 지나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닥 전체를 덮는 검은색 스폰지로 된 수많은 작은 피라미드, 그리고 천장에 설치된 ‘X모빌’을 보게 된다. 기하학적 형체가 규칙적으로 나열된 ‘피라미드 바닥’은 작가가 관객과 장소, 그리고 작업이 신체적 접촉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시도한 작업이다. 뾰족한 모서리와 틈 없이 완전무결한 형태는 감각을 긴장시키지만, 걸음을 내딛는 순간 스폰지에 발이 부드럽게 빠져 들어가며 상반되는 촉각적 효과로 다가온다. 작가는 관객이 이곳을 천천히 걷고 앉아보기도 하며 공간, 그리고 작업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전시장 중앙의 허공에 던져진 듯 보이는 ‘X모빌’은 노란색과 검정색 사선무늬로 된 테이프가 의미도 형체도 알 수 없이 얽혀진 덩어리이다. 작가는 먼저 갤러리 바닥에 일정한 패턴으로 테이프를 부착한 후, 그대로 떼어내어 어떠한 규칙도 없이 구기고 말아서 둥근 모빌 형태를 완성하였다. 그는 모빌이 단순 명료한 구조와 선명한 색의 결합으로 공간에 간결하면서도 자유로운 에너지를 부여하며, “다양한 설치 작업의 연속적 상황을 이어주는 뜻밖의 조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모빌을 지나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회화 작업 ‘넓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박기원의 대표적인 회화 시리즈 ‘넓이’는 장소와 여백, 원형성에 대한 관심을 평면의 캔버스에 구현한 작업이다. 작가는 다양한 시각으로 관찰한 공간 속의 특정한 상황을 평면에 표현하기 위해 캔버스를 여러 면으로 구획하고,각 면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무수한 선을 겹쳐 채워 나간다. 선과 선은 이어지며 작가의 호흡에 실린 시간을 엮어내고, 겹과 겹 사이에는 찰나가 응축되며 새로운 차원의 공간이 떠오른다. 작품 속 시간성을 함축한 공간은 전시장의 물리적 공간과 만나 공명하며, 공간의 깊은 영역으로 이어지는 진동을 만들어낸다.
2층에는 한지에 작업한 ‘넓이’, 그리고 LED조명과 붉은색 비닐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 ‘레드룸’이 전시된다. 설치 작업은 비닐의 미세한 일렁임과 형태 없는 빛의 움직임을 통해 공간에 변화하고 성장하는 생명력을 부여한다. 공간은 여전히 투명하고 자연스러운 상태에 있지만, 관객은 빛과 어둠, 공기의 흐름 등 익숙해져 있었던 공간 요소를 좀 더 민감하게 경험하게 된다. 또, 설치 작업의 붉은 빛은 바깥 공간으로도 퍼져 나가 푸른색의 ‘넓이’ 회화와 맞닿으며 상반되는 듯 연결지어지는 색조의 흐름을 형성한다.
전시에서 공간을 따라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설치와 회화는 서로 물질과 형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가 여백을 강조한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다. 작업은 관객으로 하여금 낯선 관찰자 시각에서 벗어나 공간과 천천히,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희미해졌던 주변 공간 요소를 새롭게 감각하고, 장소의 원형성을 인지해볼 수 있도록 이끈다. “무언가 잠시 신기루를 좇는 여정으로 관람자를 유도”하고자 하였다는 작가는 관객이 전시에서 단순한 감상을 넘어 사색과 대화, 휴식 등 다양한 경험이 공존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출처: 313아트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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