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18년 1월 17일 ~ 2018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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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밤이 주는 사색과 치유 (갤러리 도스 김미향)
자연의 섭리 안에는 복잡하면서도 정돈된 질서가 숨어 있으며 이는 예술의 창조 활동에 무한한 소재를 제공해왔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경험한 자연 현상을 토대로 자연에 내재된 조형적 형태를 탐구함으로써 생명이 담고 있는 우주적인 에너지를 현대 섬유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특히 작가에게 반복이라는 수공의 과정은 신체적 반복을 수반하며 일종의 자기 수양의 계기가 되어왔다. 한지끈을 묶어 형태를 쌓아 만들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온전한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무수한 겹으로 이루어진 섬세하며 무한한 변위의 과정을 보여준다. 작품은 자연의 방대함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감정과 사유에서 촉발된 결과물이며 반복과 중첩의 원리를 통해 공간 속에서 총체적으로 표현된다. 이처럼 박성림은 바쁜 현실을 살아가면서 자칫 잊기 쉬운 우리의 본질을 일깨우고 자연이 가진 순수한 아름다움을 새로운 조형미로 형상화하고자 한다.
현대예술의 한 분야에 속해 있는 섬유예술은 재료와 기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며 복합적인 예술 형태를 추구해왔다. 섬유가 가진 부드럽고 유연한 재질이 주는 촉각과 조형미가 만들어내는 시각의 호응은 섬유예술이 가진 큰 특성 중 하나이다. 또한 섬유를 다루는데 있어서 재료의 성질과 공간은 상호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가느다란 선재가 가진 섬유의 특성을 살려 점, 선, 면의 삼차원 구조로 연결한 작가의 작품을 보면 평면과 공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긴밀하게 엮인 유기적인 형상은 인간이 가지는 내면 의식을 대변하여 나타나기도 하며 자연이 가진 에너지를 끌어 모으는 수단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처럼 섬유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 가능성은 박성림에게 다양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며 사색의 깊이를 즐겼던 작가의 일상적인 경험은 연결, 결합, 증식을 통해 공간 안에서 재해석되어 표현된다. 특히 식물성 섬유인 한지끈의 가볍고 유연한 특징은 서로 간의 유기적인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 재료 자체가 자유로운 형태로 변형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 만큼 무한한 자연의 형상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매듭 묶기를 통한 섬유 간의 결합은 작은 단위가 모여 만들어내는 큰 힘을 보여주고 있으며 설치공간에 따라 자유롭게 재배치함으로써 더욱 다양한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연결된 끈들이 서로 당기는 힘에 의해 벌어지고 다시 모이면서 드러나는 유기적인 형태는 사유와 사색을 통해 자연을 내면화한 결과의 표현이며 작가가 인식하는 의식세계를 간접적으로 담고 있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단위의 수없는 반복은 하나의 온전한 확장된 구조를 형성한다. 질서와 무질서가 뒤섞이고 치밀함과 성김, 막힘과 뚫림, 투명과 불투명, 빽빽함과 느슨함 등의 대립적인 특성들이 때로는 즉흥적이지만 섬세한 변이의 과정을 거치며 서로 혼합된다. 이러한 반복의 행위에는 의지와 우연의 요소가 결합되어 있으며 그에 따라 형상들도 균일함 속에 무한한 변화를 보여준다. 이처럼 중첩으로 인한 공간의 깊이감과 추상적인 조형미는 작가가 자연으로부터 얻은 사색을 극대화시킨다. 이번 신작은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육면체의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재료가 가진 유연성을 바탕으로 공간을 확장해나가는 것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상호 연결되는 그물망과 같은 구조는 인위적인 정형성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기울어지는 섬유의 고유한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예술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재해석하고 표현하는 조형적 수단이며 기존의 모습보다 승화된 조형미를 보여준다. 작가는 자연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통해 삶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며 섬유라는 재료적인 특성을 이용해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그 과정에서 매듭 묶기는 우주에 흩어져 있는 에너지를 연결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공간을 아우르는 핵심적인 표현 방식이다. 무질서하고 우연처럼 보였던 많은 자연현상 속에 패턴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한지끈의 반복과 중첩은 규칙적인 불규칙성을 조형적으로 연구하고 표현하는데 기본적인 조형원리로 작용한다. 작가에게 자연을 통한 사유 그리고 수작업을 통한 노동의 과정은 인간이 가지는 내면 의식을 일깨우는 삶의 중요한 과정으로 여겨진다. 자연과 인간의 유기적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연을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진실하고 순수한 서정성을 되찾음으로써 명상을 통한 치유의 장으로 관람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출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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