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19년 11월 27일 ~ 2019년 12월 2일
인간은 출생부터 죽음까지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스레 신체 변화를 겪게 되고 희로애락을 느끼며 삶의 경험을 축적한다.
가족의 죽음과 아픔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할아버지의 치매 투병과 임종까지 지켜보며 극복하지 못할 것 같았던 공허한 시간들도 결국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어머니의 치매 판정 후 어머니와 나의 기억들을 되돌아보았다. 내가 기억하는 그것을 어머니도 기억할까. 많은 추억을 공유하며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어머니가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시간은 계속 흐른다. 기분도 그렇고 걱정은 많다. 그러나 지나간다. 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작가노트
박소현
2016년 고요한 봄날 새벽, 할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믿을 수 없었다. 세상은 아무런 미동 없이 그저 아침을 밝힐 준비만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와 나누었던 내 30년 추억을 작품으로 기록하고 싶었다. 제사는 지내고 있다. 그러나 진심으로 할아버지를 기억하고 싶었다. 할아버지를 생각할 때면 그가 습관적으로 내뱉었던 말들이 떠올랐다. 잊어버리기 전에 글로 적기 시작했다. 워낙 말수가 적었던 분이셔서 많이 적지는 못했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몇 년 전부터 치매를 앓으셨다. 그 과정은 신기하기도 하면서 혹독했다. 말을 잃어버림과 동시에 할아버지의 축적된 기억들이 갑자기 증발해버렸다. 할아버지가 떠나신 후 공허함이 몰아쳤다. 마음속 자리 잡고 있던 단단한 기둥이 송두리째 뽑아져 나갔다. 텅 빈 마음을 채우려 알 수 없는 형체의 드로잉을 시작했다. 아직 조금 더 해야 할 듯하다. 할아버지의 89년 인생 중 비록 내가 기억하는 것들이 극히 일부일지라도 담담히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기록하려 했다.
이우수
내가 기억하는 그것을 엄마도 기억할까. 그 기억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 것일까. 온몸 구석구석 남아있는 기억들이 어느 날 다 사라지면 생사가 갈라지는 것일까.
소실되면 안 되는 기억들과 소실되어져야 되는 기억들이 뒤엉켜 숨을 흔든다.
유년시절 엄마와 기억을 모티브로 재구성하여 현재의 엄마와 나의 숨, 숨의 죽음에 관하여 표현하고자 했다. 숨의 끝자락이 행복이길 바라며, 그 길 위에 소실되면 안 되는 기억들이 온몸에 되살아나길 바란다.
출처: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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