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19년 1월 16일 ~ 2019년 1월 22일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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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으로 기억될 순간의 감정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문빈
우리는 마음이나 감정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고 움직이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정작 그것을 논리적으로 정의하거나 설명할 수는 없다. 예술은 그런 비논리적인 감정의 영역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대표적 매체이며 수많은 예술의 갈래 속에서도 추상화는 인간의 감정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해당한다. 작가는 보이는 것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에서 벗어나 내재된 순간의 기분이나 감정 등 비가시적 개념들을 점, 선, 면, 색채를 결합해 그려낸다. 구상적 이미지와는 다르게 화면 안에 어떠한 형체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없도록 그려지기에 원초적인 나를 표출하기에 적합하다. 박지현은 말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과 찰나에 느낀 감정을 추상화로 기록함으로써 순간에 영원성을 부여하려 한다.
세상에 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듯 같은 작품 또한 존재할 수 없다. 작품들은 모두 저마다의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니게 되며 설사 같은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한들 그들은 각기 다른 의의가 있는 하나의 개체로서 존재하게 된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에 인격을 덧입히고 오롯이 하나뿐인 그들의 존재를 소중히 여긴다. 이러한 작품에 대한 애정은 예술에 대한 작가의 순수한 열정을 확인시켜준다. 작가의 작품들이 유난히 순수해 보이는 까닭 중 하나는 작업이 어떠한 의도나 심오한 목적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그저 작업하는 내내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며 순간의 감정에 몰두하고 작업이 진행되는 시간을 즐긴다. 그 시간이 투영되어 나온 결과물은 당연히 보는 사람에게도 기분 좋은 몰입을 유도한다.
박지현이 보여주는 회화적 스펙트럼은 매우 넓고 풍부하다. 다양한 재료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어느 곳에도 국한되어있지 않은 작업을 선보인다. 자유로운 선과 면의 형태, 밝고 경쾌한 색감은 작가 고유의 특징이며 이는 어린아이의 그림 마냥 자유로움을 분출한다.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동적인 몸의 움직임과 붓놀림은 작품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작가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로지 현재의 순간에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에만 의존하여 작품을 완성하기 때문에 작업의 결과는 그리는 본인조차도 알 수 없다. 이런 예측할 수 없는 결과물은 더욱 다양한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결정적 이유가 되며 우리에게 다채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그림의 탄탄한 완결성에 의미를 두지 않는 작가의 태도는 예술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보여준다.
드러내고 싶지만 드러내기 싫은 혹은 감추고 싶지만 감추기 싫은 모순적인 감정을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말하고 자신의 비밀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결코 자신의 전부를 다 드러내지는 않는다. 어쩌면 내가 아닌 타인에게 진심으로 솔직하기란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박지현은 오로지 그림 앞에서만 솔직해진다. 자신의 일부와도 같은 그림과 비밀을 나누고 감정을 담아내는 등 작업을 하며 작품이라는 존재와 소통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행위를 끝없이 반복하고 또 반복할 것이다. 우리는 작가의 무한한 에술행위를 통해 어디에서도 드러내지 못했던 속박된 감정에 자유로움을 얻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느꼈던 순간의 감정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될 것이고 그것들은 유한한 시공간을 벗어나 가치 있는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출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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